며칠 전에 낡은 와이셔츠를 세 장 가량 처분했기 때문에, 그 대신 입을 것을 하라주쿠의 '폴 스튜어드'로 사러 갔다. 나는 특별히 옷에 신경을 쓰는 편이 아니어서 언제나 비슷한 것만 입는 편인데, 와이셔츠를 사는 것만은 비교적 좋아한다. 남성복 전문점의 선반에 진열되어 있는 와이셔츠를 보고 있기만 해도 왠지 마음이 편안해진다. 바지라든가 블레이저 코트라든가 스웨터에 대해서는 특별히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어디까지나 와이셔츠뿐이다. 어째서 그런 것인지는 잘 모르지만, 어쨌든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이유로 와이셔츠를 좋아한다. 새로 사 온 와이셔츠 포장을 풀 때 희미하게 풍기는 옥스퍼드 면 냄새를 좋아하고, 빨아서 빳빳하게 마른 와이셔츠를 다림질해 나갈 때의 그 감촉도 좋아한다. 고교시절과 대학시절에는 V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