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처량한 행위는 무엇인가? 그것은 10월 초순 가을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밤에 문예 잡지의 편집자와 둘이 진구 구장에 가서 감을 먹고, 이야기를 하면서 야쿠르트 대 주니치의 일정 때우기 게임을 구경하는 일이다. 나는 꼭 한 번 그렇게 해본 적이 있는데 아마 그것만큼 처량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 날씨에 일부러 야구장을 찾아오는 사람치고 변변한 인간을 본 적이 없다. 내 근처에 앉아 있던 아저씨는 시합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주니치의 외야수를 놀려대며 즐기고 있었다. "야, 임마, 너. 이봐, 센터 XX(이름) 멍청한 놈. 잠깐 이쪽 좀 보라니까, 이봐, 야!" 이런 식이다. 이런 걸 몇 시간씩이나 하고 있으니까, 듣고 있는 쪽도 나쁘지만은 당하는 쪽은 더 기분 나쁠 것 같다. 더군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