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 이발소와 목욕탕이 좋아진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아직 '좋아하는' 경지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적어도 고통스럽지는 않게 되었다. 옛날에는 그렇지 않았다. 이발소나 목욕탕이라는 말만 들어도 얼굴이 창백해질 정도로 싫었다. 이발소의 딱딱한 의자에 한 시간 가까이 앉아서 머리를 마음대로 만지작거리도록 내버려 두는 것도 싫었고, 목욕탕에 할 일 없이 몸을 담그고 있는 것도 화가 났다. 천성적으로 성격이 급한 탓도 있지만, 역시 에너지가 넘쳐흘러서 긴 시간 꼼짝도 못하는 상황이 견딜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고등학생이 되어 여자 친구를 사귀게 되고부터는 어느 정도 몸을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단 생각이 들어, 꾹 참고 부지런히 목욕탕에 들어가거나 이발소를 찾아다니거나 하게 되었다. 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