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베에서 자랐기 때문에 쇠고기와 바다를 무척 좋아한다.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기라도 하면 아주 행복하다. 동경에는 바다가 없고(있기는 하지만 있는 축에 끼지도 못한다), 쇠고기도 비싸다. 유감천만이다. 이따금 바다가 그리워지면 쇼난(湘南)이나 요코하마(橫濱)로 가는데, 뭔가 좀 마음에 딱 차지 않는다. '일부러 바다를 보러 왔습니다.'하는 느낌이 앞서기 때문이다. 바다 쪽에도 '여, 이것 참 잘 오셨습니다.'하는 느낌이 든다. 바다란 역시 가까이에 살면서 밤낮으로 그 냄새를 맡으며 지내지 않으면, 그 정수를 알 수 없는 게 아닐까? 쇼난이나 요코하마의 바다는 지나치게 소피스티케이트화 되어 그런 '생활 감각으로서의 바다'가 타향에서 온 방문객한테는 전해지지 않는 부족함이 있다. 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