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오래전 얘기인데, 2월 14일 저녁나절에 무말랭이를 조렸다. 세이유(西友) 앞을 걷다가 농가의 아주머니가 길바닥에서 비닐 주머니에 담긴 무말랭이를 팔고 있기에, 갑자기 먹고 싶어 져 사고 말았다. 한 주머니에 오십 엔이었다. 그리고 동네에 있는 두부 가게에서 살짝 튀긴 두툼한 두부와 맨두부도 샀다. 이 두부 가게집 딸은 털이 좀 많긴 하지만, 비교적 친절하고 귀염성이 있다. 집으로 돌아와 무말랭이를 한 시간 정도 물에 불렸다가, 참기름으로 볶고, 거기에다 여덟 조각으로 썬 튀긴 두부를 넣고, 다시와 간장과 미림으로 양념을 한 후, 중간 불에다 부글부글 조린다. 그 사이에 카세트테이프를 틀어 놓고 B·B 킹의 노래를 들으며, 홍당무와 무채 초무침과 무우청과 유부를 넣은 된장국을 만든다. 그러고 나서 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