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보는 얼굴의 하녀였다. 아마 새로 들어왔을 것이다. 수수한 무늬의 기모노에서 희미하게 향냄새가 나고 있었다. "선생께서는 서재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하고 그녀는 말했다. "서재?"하고 나는 무의식중에 되물었다.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선생이 나를 서재에 들여보내 주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아니, 나는 선생의 얼굴을 본 적도 없다. 나는 언제나 현관 참에 붙어 있는 팔각형의 거실로 가, 그곳에서 벙어리 미소녀로부터 그 달의 원고를 받는다. 그녀는 선생의 먼 친척인데, 이곳에 거두어져 비서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선생은 절대로 사람들 앞에는 나서지 않는다. 출판계에서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나는 적잖이 놀라기는 했지만, 선생이 서재로 오란다고 해서 거기에 대해 그다지 이의를 달 이유는 없었다.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