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여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을 때, 나는 부엌에 서서 스파게티를 삶고 있는 중이었다. 스파게티는 삶아지기 직전이었고, 나는 FM라디오에 맞춰 로시니의 의 서곡을 휘파람으로 불고 있었다. 스파게티를 삶기에는 아마 최적의 음악이었다. 전화벨이 울렸을 때, 나는 그대로 못 들은 척하고 스파게티를 계속 삶으려고 까지 생각했다. 스파게티는 거의 삶아졌고 클라우디오 아바도는 런던 교향악단을 그 음악적 피크로 끌어올리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가스 불을 약하게 하고 젓가락을 오른손에 낀 채 거실로 가서 수화기를 들었다. 새 업무로 친구에게서 전화가 걸려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기 때문이다. "십 분간 시간을 갖고 싶어요."하고 당돌하게 여자가 말했다. "실례지만."나는 놀라서 재차 물었다. "뭐라고 말씀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