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은 스파게티의 해였다. 1971년에, 나는 살아가기 위해 스파게티를 계속 삶았고, 스파게티를 삶기 위해 계속 살아갔다. 알루미늄 냄비에서 피어오르는 증기야말로 나의 자랑이고, 소스 팬 속에서 부글거리는 토마토소스야말로 나의 희망이었다. 나는 주방 용품 전문점에 들러 독일 셰퍼드를 목욕시키는 데라도 사용될 법한 거대한 알루미늄 냄비를 손에 넣고, 쿠킹 타이머를 사고, 외국인용 슈퍼마켓을 돌며 기묘한 이름의 조미료들을 사고, 양서(洋書)를 파는 책방에서 스파게티를 전문으로 다룬 책을 발견하고, 한 박스 단위로 토마토를 샀다. 나는 모든 종류의 파스타를 사들여 온갖 종류의 소스를 만들었다. 마늘이나 양파, 올리브 오링 따위의 냄새를 미세한 입자가 되어 공중으로 날아가서, 혼연 일체가 되어 내가 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