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교적 싫증을 잘 내는 성격이라서 1년 이상 연재를 계속하는 일은 거의 없지만, 이 에세이는 1년 예정이었는데 1년 9개월이나 지속되었다. 그것은 바로 안자이 미즈마루 씨의 삽화 덕택이다. 이번에는 옆에 어떤 그림이 붙을까 하고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글이 써지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주에는 무얼 쓸까? 쓸 게 없는 데 난처하군.' 하는 경우는 없고, 매주 '자아, 그러면 이번에는...' 하는 기분으로 쓱쓱 써 나갔다. 고마운 일이다.
그리고 이 <일간 아르바이트 뉴스>라는 잡지가 주로 젊은이들에게 읽히고 있다는 것도 나에게 있어서는 상당히 격려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이미 허리 근처까지 찰랑찰랑한 중년의 물에 몸을 담그고 있는 사람이어서(미즈마루 씨는 가슴 근처까지), 특별히 새삼스럽게 젊은 사람들에게 아첨을 할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젊은 사람을 향해서 글을 쓴다는 것은 너무나 즐거운 일이다.
물론 젊으니까 좋다거나 젊으면 좋다고 하는 얘기도 아니다. 젊은 세대에게는 젊은 세대 특유의 오만함이나 무신경함이 있어서 이따금 짜증스러워지기도 한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의 오만함이나 무신경은 그것만으로 독립해서 기능하고 있고, 권력에 직접 연결이 되어 있지 않은 만큼 젊은이들을 상대하고 있으면 안심이 되는 것이다. 우리 세대쯤 되면 이미 여러 분야에서 사회적 권력을 꽉 거머쥐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으니까 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뒷말을 들을지도 모르니 말은 하지 않겠지만. 그러나 하여간 그런 연유로 젊은이를 상대로 1년 9개월 동안 이 연재를 잡담 식으로 계속 써온 느낌이다. 젊은 세대에 대한 메시지나 제안이나 불만 같은 것은 특별히 없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나이를 먹어주기 바란다.
나도 그런 식으로 어떻게 어떻게 해서 남들과 같은 정도의 중년이 되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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