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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하루키

미국의 마라톤 사정

chocohuh 2023. 8. 22. 09:05

혼자 매일 꾸준히 달리다 보면, 언젠가는 마라톤 경기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누구나 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국은 조깅이 붐을 이루는 나라기 때문에 꽤 많은 시합이 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파이브 마일러(8킬로미터 정도)''텐 케이(10킬로미터 정도)'. 그렇게 때문에 다리에 자신이 있어 열정적으로 조깅하는 사람 정도라면, "우리는 이걸로는 만족할 수가 없다"라고 말하게 된다.

 

26마일, 42킬로미터의 풀 마라톤이야 말로 그들이 원하는 일단의 도달점이다. 그에 앞서 트라이 애슬론(역주: 철인3종 경기)이라든가 울트라 마라톤 같은 것도 있는데, 제정신이 박힌 사람으로서는 이 정도가 한계일 것이다.

 

에스콰이어지에 이러한 달리기 중독자를 위한 마라톤 안내 기사가 실려 있다. 그것에 따르면, 풀 마라톤에 출전하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연습량은 1주일에 80킬로미터를, 2개월 간 계속해서 뛰는 것이라고 한다. 하루에 12킬로미터 가량을 달리는 셈이 된다. 그것을 감당해 내지 못하면, 마라톤에 나갈 자격이 없다는 애기다.

 

미국에서는 1년 동안 약 400회의 풀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경기에 참가하는 인원이 많고 국토가 넓어서 그렇지만, 참으로 부럽기 짝이 없다. 그 가운데에서 빅 스리를 꼽자면 보스턴, 뉴욕, 호놀룰루 대회다. 가장 권위가 있는 것은 누가 뭐래도 전통이 있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인데, 여기에 정식으로 출전하려면 자격 심사를 받아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40세 이하의 선수라면 2시간 50, 40-49세라면 3시간 10분의 마라톤 타임이 요구된다. 그 이하의 사람은 스타트 라인 훨씬 뒤쪽에서 출발해야 한다. 뒤쪽에서 출발을 하면, 스타트 라인까지 5분 정도가 걸린다.

 

보스턴 마라톤 대회의 비결은 처음에 지나치게 빨리 달리지 않는 것이다. 너무 빨리 달리면, 29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비탄의 언덕'에서 완전히 지쳐 버리게 된다.

 

그리고 가장 인기가 있는 것은 뉴욕 마라톤 대회다(1981년에는 4만 명이 참가 신청을 했고, 16,000명이 접수되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참가하고 싶은 사람은, 신청하기 전날 밤부터 맨해튼 우체국 앞에서 줄을 서야 한다. 아니면, 1,000달러의 회비를 내고, '뉴욕 로드 러너즈 클럽'의 회원이 되어야 한다. 마라톤에 출전하기도 전에 지쳐 버릴 것 같은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