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째서 홀리오 이글레시아스가 그렇게까지 인기를 끌고 있느냐, 하는 것은 한 번쯤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문제이다. 물론 잘 생긴 탓도 있다. 전형적인 라틴계 제비족의 얼굴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바보스러울 정도의 대규모적인 선전 탓도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홀리오의 성공 비결은 그가 사상적으로 100퍼센트 텅 비어 있다는 게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물론 홀리오 외에도 사상적으로 텅 비어 있을 걸로 추측되는 대형 가수는 얼마든지 있다. 프랭크 시나트라나 미조라 히바리도 그다지 고매한 메시지를 갖고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노래에는 극히 자연스럽게 의도하지 않은 무엇인가가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거기에 비하면 홀리오의 경우는 머리도 텅 비고, 노래도 텅 비어 있는, 그 나이의 가수로서는 놀라운 경지에 도달해 있어서, 그러한 명쾌함이 중년 여성에게 '너무 좋아!' 하는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게 아닐까?
이런 경향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나로서는 잘 모르겠다. 암만 그래봤자 음악일 뿐이니까 좋고 나쁜 것도 없을 것이다. "콜트레인을 모르다니 한심하군." 하고 떠들어대는 인간이 우글거리고 있던 시대와 비교하면, 구질구질한 설명이 없는 것만큼, 그건 그것대로 좋은 것일지도 모른다.
모두 제각기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개인적인 감상을 말한다면, 홀리오 이글레시아스라는 인간은 참으로 불쾌하다. 내 지금까지의 경험에 의하면, 그런 유의 미끈한 얼굴 생김새의 사내 중에 제대로 된 인간이 없다. 지갑을 주워도 경찰서에 신고하지 않을 타입이다. 그런 인간은 5년쯤 도쓰카 요트 스쿨에 집어넣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요령이 좋으니까 틀림없이 도중에 코치 같은 것으로 승진해서 타인을 두들겨 패는 쪽으로 변신하게 될 게 틀림없다. 그런 인간인 것이다.
내가 이런 식으로 말하면 홀리오 증후군의 여성들은 "그럼요, 무라카미 씨야 그렇게 생각하겠죠." 하고 악의에 찬 말을 한다. 그런 말을 들으면 왠지 내가 유달리 미남을 싫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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