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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하루키

예측할 수 없는 앞날의 일

chocohuh 2022. 10. 12. 08:21

당연한 얘기지만, 앞날은 예측할 수 없다. 절대로 예측할 수 없다. 내가 어렸을 때 일인데, 하루는 라디오를 듣고 있자니 아나운서가 "저는 엘비스 프레슬리와 록음악이 너무너무 싫습니다. 그런 건 빨리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습니다."라는 투서를 읽어 주었다.

 

당시는 1950년대 후반으로 엘비스의 전성기였다. 아나운서가 거기에 "그렇군요. 이런 시끄러운 록음악은 그렇게 오래가지는 못할 것 같군요"라고 동의했다. 나는 아직 어렸기 때문에 '그런가? 이런 록음악은 곧 사라져 버리는 걸까?' 하고 아무 의심 없이 믿었다. 그러나 엘비스는 살아남았고, 롤링 스톤즈는 훨씬 더 시끄러운 음악을 연주해 몇 천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리고 이것도 그 무렵의 일인데, 어느 잡지에 "장래에 전자두뇌는 일반적으로 보급될 것인가?" 하는 질문이 게재된 적이 있다. 대답은 노(No)였다. 이유는 "인간의 두뇌에 필적할 만한 전자두뇌를 만들려면 빌딩 정도만한 크기가 될 테고(옛날 얘기), 그런 것이 일반에게 보급될 리가 없으니까"였다.

 

나는 그때도 순진했기 때문에 머릿속에 빌딩 정도만한 크기의 전자두뇌를 떠올리고, 이래서야 불가능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서류 가방에 사무용 컴퓨터가 들어가는 시대다.

 

그것과 엇비슷한 일들은 여태까지 수없이 있었다. 나는 꽤나 집요한 성격이라 그런 일들을 하나하나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웬만한 일들은 믿지 않는다.

 

제일 위험한 건 전문가의 말, 그 다음으로 위험한 것은 그럴듯한 구호다. 이 두 가지는 일단 믿지 않는 게 좋다. 나도 그런 것에 굉장히 속으면서 살아왔다.

 

소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소설이란 무엇인가 따위를 생각하기 전에 먼저 좋은 소설을 써야 한다. 그것이 전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