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스니커 미들'이라는 말이 자주 쓰이고 있다. 요컨대, '단괴세대(역주: 1948년을 전후해서 태어난 사람이 많아서 연령별 인구 구성상 두드러지게 팽배한 세대>'가 나이를 먹은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숨 막히게 답답한 세대인데(나도 그 일원이지만), 그들이 모두 중년이 되어 버렸으니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생각만으로도 마음이 무겁다. 아랫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정말 큰일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으로 동정한다.
그런데, 사람은 모두 나이를 먹는다. 그런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나이를 먹으면 '정말로'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은 나이를 먹어 보기 전에는 좀처럼 알 수가 없다. 머리가 벗겨지는 것은 어떠한 느낌일까, 성욕은 어느 정도 남을까, 노안은 어느 정도나 불편할까, 그런 일들 말이다. 노쇠는 생리적인 현상인데, 동시에 '그런 일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싶지 않다'라는 의식이 미묘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제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다. 20세의 건강한 청년이 '어차피 나이를 먹게 되면 배가 나오고 머리도 벗겨지고 간이 나빠져서 죽을 테니까' 하는 식으로 생각하고 있으면, 할 수 있는 일도 할 수 없게 되고 말 것이다.
그러나 《에스콰이어》지 5월호는 '남성의 노화'라는 문제에 정면으로, 그리고 정정당당하게 도전하고 있다. 제목은 <한 사람의 남자가 어떻게 나이를 먹어 가는가?>이다. 이 제목부터가 생경하고, 읽어 보면 한없이 우울해진다. 남성 잡지에서 잘도 이런 우울한 특집을 낼 수 있었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넘버》, 《브루터스》, 《플레이보이》 같으면, 이런 특집은 낼 수 없을 것이다.
내용은 너무나도 자세하다. 상당히 본격적인 데이터와 일러스트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여기서 일일이 소개할 수는 없지만, 아무튼 리얼하다. 가령 새벽에 서는 횟수 같은 것도 실려 있다. 한 달에 20세가 6회, 30세가 7회, 50세가 5회, 70세가 2회 선다고 한다. 사정 횟수는 20세가 1년에 140회(그 가운데 마스터베이션이 49회)고, 30세가 121회(10회)고, 40세가 52회(2회)고, 70세가 22회(8회)라고 한다. 이것은 미국인의 통계니까, 다소 차이가 나더라도 별로 고민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비교적 편안히 나이를 먹을 수 있을까? 《에스콰이어》지는 체념하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체념하고 자기 나이를 기분 좋게 받아들여 나가는 것이다. 아무리 버텨 보아도, 노쇠는 자기 몫을 확실히 빼앗아 가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어두운 사실이 싫은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높은 수입을 얻고, 매일 조깅을 하면 좋다고 한다. 한때의 위안 정도일지도 모르지만, 그렇지 않은 것보다는 나을 것 같다.
'무라카미하루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술을 혼자 마시는 습관 (0) | 2021.01.05 |
---|---|
오페라의 밤 (0) | 2020.12.28 |
젊었을 때 번번이 실패했던 연애 (0) | 2020.12.15 |
쌍둥이 걸 프렌드에 거는 내 꿈 (0) | 2020.12.11 |
13일의 금요일 (0) | 2020.1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