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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미스터 브레인워시(Mr Brainwash) 아티스트

chocohuh 2016. 7. 8. 09:41

대한민국 인사동에 새롭게 문을 연 아라 모던 아트 뮤지엄(Ara Modern Art Museum)에서 흥미로운 전시가 열렸다. 아라 아트 센터(Ara Art Center) 지하에 현대미술 전용 뮤지엄을 오픈하면서 개관 기념 전시로 스트리트 아트의 거장 미스터 브레인워시 본명 티에리 구에타(Thierry Guetta)의 아시아 최초 단독 전시회가 진행되고 있다. 지하 2층부터 지하 4층까지 연결되어 있는 15m 높이의 대형 벽면과 높은 천정으로 이루어진 공간 전체를 캔버스화 하여 스트리트 아트를 미술관 안으로 들여옴으로써 정형화된 틀을 깨고, 아트를 즐기면서 경험하고, 공감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내었다.

 

 

미스터 브레인워시는 1966년 프랑스에서 태어난 후, 미국으로 건너가 LA거리에서 구제 옷 장사를 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사촌의 영향을 받아 스트리트 아트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작가 뱅크시(Banksy)와의 만남을 통해 정식 미술 교육이 아닌, 거리에서 생생함이 깃든 미술 세계를 펼쳐나가며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스트리트 아트의 거장 뱅크시가 감독한 다큐멘터리 영화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Exit through the Gift Shop)의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지난 10여 년간 세계 각지에서 선보였던 대표 작품뿐만 아니라, 이전 전시에서 공개되지 않은 미공개 작품들과 국내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작품들까지 총 300여점의 작품들이 공개되었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나 캐릭터들을 다양하게 접목하여 작품을 구성한 것 같았는데, 음악을 주제로 하여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부터 밥 말리(Bob Marley)까지 역사적인 인물들을 묘사하거나, 클래식한 회화 작품에 미키 마우스(Mickey Mouse), 스누피(Snoopy) 등의 캐릭터나 키스 헤링(Keith Haring), 잭슨 폴락(Jackson Pollock), 앤디 워홀(Andy Warhol) 등 팝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믹스하기도 했다. 그리고 국내 전시를 위해 특별히 제작한 작품들에는 김연아, 박지성, 양현석, 빅뱅 등의 국내 유명 인사들을 콜라주 형식으로 믹스하고, 전 세계 사람들이 모두 공감할 만한 스타워즈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등 키치적인 발상으로 재미를 더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초상화를 멋진 모습으로 그리고자 하지만, 미스터 브레인워시는 심각하지 않고, 타인을 기분 좋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모습으로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고 싶다고 하면서 작가 자신을 상징하는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를 전시장 입구에 세워두었다. 또한 맞은편에는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Love is the Answer 라는 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하우스라는 작품으로 전시가 시작된다. 마치 패션 디자이너 마틴 마르지엘라(Martin Margiela)의 작업실과 작품을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집이라는 공간을 구성하는 가구, 전자 기기, 소품 등을 모두 화이트라는 하나의 컬러로 덮어버렸다. 작가는 이를 통해 서로 다른 모양을 하고 있지만 하나의 색으로 통일시켰을 때에 비로소 본질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무채색인 화이트는 우리에게 생각할 여지를 남겨줌으로써 창의성을 자극한다고 말한다. 정말 하나의 컬러로 통일시켜두니 제품 하나하나의 형태가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편리함이나 심미성을 위해 너무 많은 기능이나 컬러로 오히려 피로해진 현대 사회와 너무 많은 가식이나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인간관계로 서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는 지금의 우리 모습을 다시한번 돌아보게 하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된다.

 

 

과거에서 건너온 것 같은 미술가가 아이패드를 보고 있는 작품도 있다.

 

 

작가가 좋아하는 붓이라는 도구와 말이라는 오브제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는데, 붓은 예술이 시작되는 도구이고, 그 자체가 예술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인슈타인(Einstein), 비틀즈(Beatles), 오바마(Obama) 등 수많은 유명 인사들을 작품 속에 등장시키면서 콜라주(Collage), 그래피티(Graffiti), 혹은 어릴 적 하던 점잇기 놀이 등을 총망라하여 익숙함에서 오는 편안하고 즐거운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작품 속에서도 Life is Beautiful, Love is the Answer, Never Never Never Give Up, Follow Your Dream 처럼 희망적인 메시지를 외치고 있다.

 

 

 

 

 

다음은 음악을 주제로 한 공간이 펼쳐진다.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밥 말리(Bob Marley), 데이빗 보위 (David Bowie), 다프트 펑크(Daft Punk)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들면서 다양한 뮤지션들의 모습을 부서진 LP판을 이용하여 콜라주 형태로 완성하였다. 정면에는 큰 사이즈의 붐 박스(Buhm Box) 모형이 설치되어 있다. 작품의 설명을 따르자면, 작가는 음악이 예술이고 예술이 곧 음악이라고 말하면서 음악과 관련된 무언가를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보고 자란 붐 박스를 설치물로 재현함으로써, 저마다의 추억과 행복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작가 자신이 좋아하는 말을 모형화한 작품이다. 말은 힘, 야생을 상징하기도 하지만 순수함을 의미하기도 해서 아름다운 파워를 보여준다고 한다. 작가는 사람들이 잃어버린 내면의 강한 무언가를 끄집어내기 위함이라고 설명하면서, 세계 투어를 할 때 꼭 이 작품을 전시한다고 한다.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과 파블로 피카소(Pablo Ruiz Picasso)가 서있는 복도를 지나면 그의 작업실을 재현해 놓은 공간이 등장한다. 작가가 자신의 작업실을 재현하기 위해 공을 들인 공간으로써, 실제로 3주간 한국에서 자신의 팀들과 작업을 하는 동안 이 곳에서 기획하고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는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서는 그의 삶 속에 들어가야 하는데, 작업실 공간을 공유하면서 친밀감을 느끼고 싶었다고 한다. 부담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공간 구성으로 관객 스스로가 작가가 된 듯한 편안함마저 느껴졌다. 또한 이 공간에는 한국 전시를 위해서 김연아, 박지성, 양현석, 빅뱅, 싸이 등의 국내 유명 인사들의 사진들도 작품 속에 포함되어 있었다.

 

 

 

 

 

지하 4층으로 내려가면 각종 명화들 속에 미키 마우스, 스누피 그리고 그래피티 아티스트 키스 헤링(Keith Haring) 작품에 등장하는 심플한 사람 캐릭터, 제프 쿤스(Jeff Koons)의 풍선개 등이 등장하면서 깨알 같은 즐거움을 준다. 작품을 보면서 여기에는 어떤 캐릭터가 숨어있을까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스타워즈(Star Wars)의 캐릭터를 활용한 작품들도 등장한다. 스타워즈에 나오는 명대사인 May the Force be with You를 패러디하여 May the Art be with You라는 문구와 함께 다스 베이더(Darth Vader)가 광선 검 대신 모든 아트와 창작의 시작인 붓을 들고 서 있다. 또한 클래식한 작품 속에 R2-D2, 워커 로봇들이 등장하는가 하면, 홀 중앙에는 거대한 나무로 만든 스타워즈 워커 로봇이 수레를 끌고 있는 모형이 설치되어 있다. 이 작품은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이며, 한국의 관람객들과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다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타워즈를 생각해내고 본 작품을 기획했다고 한다.

 

 

 

 

아래로 내려가면서 작품을 감상하다가 제일 아래층에 도달했을 때 올려다보면, 이렇게 벽면을 타고 페인트가 쏟아지는 것 같은 모티브로 갤러리의 전체 공간을 캔버스화 하고 있다. 그리고 흘러내리는 벽면에 조그맣게 스타워즈의 스승인 요다(Yoda)도 같이 페인트를 붓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람이 끝나고 나왔을 때, 정말 영화 제목처럼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가 나온다.

 

전시 공간이 획일화된 형태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중간에 숨어 있는 공간을 보지 못하고 지나칠 수도 있을 것 같다. 암막 커튼 뒤로 꾸며진 영상실은 어두컴컴한 공간에 형광 페인트로 그래피티 작업을 해두었다고 하니,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스트리트 아트라 하면 그야말로 거리에서 자유롭게 표현되어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정형화된 뮤지엄 안으로 가져올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가졌다. 그런데 뮤지엄 자체의 공간도 독특했으며, 이 공간 전체를 경계가 없는 형태로 활용하여 작품들을 표현해 낸 새로운 시각에 놀랍기도 했다. 본 전시를 통해서 비주류로 여겨졌던 스트리트 아트가 오히려 관람객들에게는 재미와 공감을 더하면서 사람들의 삶 속에 깊숙이 파고 들 수 있다면 이것이야 말로 진정 요즘 시대의 아트가 아닐까 생각한다. 아트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거품을 빼고 실용적이고 실질적인 것들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어필 하듯이, 예술이나 창작의 영역도 멀리 떨어져서 보는 것이 아니라, 쉽게 체험하고 다가갈 수 있는 편안한 영역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http://www.aramuseum.org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