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은 10여 년간 이어져오며 이젠 확고히 자리 잡은 듯 보이지만 미슐랭(Michelin)이나 자갓(Zagat)에 익숙한 분들이라면 생소할지도 모른다. 런던에서 열렸던 기존 행사와 달리 이번 행사는 뉴욕에서 열렸다. 이 행사에서 보여준 최고의 레스토랑들의 플레이팅도 예술이지만, 그 플레이팅이 놓이는 공간이 궁금해졌다. 과연 이 레스토랑들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누가 디자인하는 것일까? TOP 10에 포함된 레스토랑과 그 공간을 디자인한 회사를 소개하려 한다.
1. Osteria Francescana, Modena, Italy
이탈리아 모데나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카티아 바콜리니(Catia Baccolini)와 조명 디자이너 다비데 그로피(Davide Groppi)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완성되었다. 레스토랑 곳곳에 놓이고 걸린 소품은 공간의 분위기를 잡아주고, 다이닝 테이블을 비추는 조명은 플레이팅을 또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킨다.
2. El Celler de Can Roca, Girona, Spain
가업을 이어받은 3형제가 운영하는 이곳은 10년 가까이 미슐랭 3스타를 유지하고, 자신들의 추억이 쌓인 곳에서 플레이팅에 추억을 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곳 디자인 역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이사벨 로페즈 빌랄타(Isabel Lopez Vilalta)와 산드라 트루엘라(Sandra Trruella)가 그 주인공이다. 이 레스토랑은 럭셔리한 무드와 방대한 와인리스트 그리고 그것을 구성하는 와인셀러로도 유명하지만, 공간 레이아웃의 특징을 살펴봐야 한다. 개방된 공간이지만 홀처럼 4면이 트여져 테이블들에 둘러싸인, 안정적이지 않은 공간을 만들지 않고, 삼각형의 중정을 마주하는 풍경 사이에 위치하여 개별 테이블마다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공간 디자이너들에게는 이사벨 로페즈 빌랄타의 작품은 호텔 공간 리서치 중에, 그리고 산드라 트루엘라의 작품은 F&B 공간 리서치 중에 많이 접했을 것이다.
http://www.isabellopezvilalta.com
http://tarruellatrenchs.com/en
3. Eleven Madison Park, New York, USA
뉴욕에 머물면서 조금이라도 미식에 관심을 두고 있는 분들에겐 익숙하실 이곳. 줄리엣 세자르(Juliette Cezzar)가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벤텔 앤 벤텔(Bentel & Bentel)에서 공간 디자인을 하였다. 클래식한 스킴에 모던한 패턴, 연회장과 룸을 오가는 다양한 스케일감이 무려 2000년에 디자인 된 오래된 공간임에도 쉽게 질리지 않는 즐거움을 전해준다.
http://www.elevenmadisonpark.com
http://www.bentelandbentel.com
4. Central, Lima, Peru
이곳을 위해서 여행가는 분들도 많고, 검색포털사이트에서도 이 레스토랑이름만으로도 굉장히 많은 정보들이 나오니 확인해 볼 만하다. 이 공간은 남미의 주택 건축으로 유명한 하이메 오르티즈 드 제발로스(Jaime Ortiz de Zevallos)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는데, 특유의 뒤틀린 축으로 교차하고 레이어드된 매스가 만들어내는 공간에서 개방감과 안락함을 선사한다.
http://jaimeortizdezevallosarquitecto.com
http://www.dwell.com/food/article/limas-el-mercado-restaurant
5. Noma, Copenhagen, Denmark
이 레스토랑을 이야기로 영화화 된 다큐멘터리가 대한민국에서 상영되었고, 각종 천재라는 수식어 및 시사경제지의 표지를 장식한 쉐프가 이끄는 곳이기 때문이다. 레스토랑에 대한 소개를 접어두고 이 레스토랑 공간은 스페이스 코펜하겐(Space Copenhagen)에서 진행하였다. 어두운 무드가 대부분인 북유럽 공간에 실내에서 발현할 수 있는 쉐잎과 디테일, 텍스쳐를 살려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면, 과거 이탈리아 건축가들이 주로 그랬던 것처럼 그들이 디자인한 가구는 스텔라 워크(Stellar Works)에서 제품화되어 완성도를 높였다. 스페이스 코펜하겐은 28위의 제라늄(Geranium)의 인테리어 디자인도 맡았으며 노마의 연구실은 3XN이라는 덴마크의 건축회사에서 담당하였다.
http://spacecph.dk/project/noma
6. Mirazur, Menton, France
남부 프랑스 지역의 이 레스토랑은 아르헨티나 국적의 쉐프와 이탈리아의 건축가가 디자인한 공간이 해안지역이라는 공통점에 의해서 서로의 색을 강조하기보다, 합목적성이 잘 어우러진, 서로 힘을 뺀 고수들의 결과물이라고 말하고 싶다. Less is more 이라는 문장이 다양하게 재해석되기도 하는 다양성의 시대에, 비토리오 그라시(Vittorio Grassi)와 그의 파트너가 완성한 이 공간에서만큼은 가장 잘 어울리는 문장이기도 하다.
7. Mugaritz, San Sebastian, Spain
프랑스 국경 근교의 산 세바스챤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은 소박하고 따뜻한 공간에 아뜰리에 라자(Atelier Laia)의 아티스틱 터치(Artistic Touch)로 디테일을 살린 공간을 사용한다. 복도의 포컬 포인트, 테이블 위 오브제, 사이니지 패키지, 화장실 등 시선이 머무는 자리마다 놓인 작품들이 시원하게 뚫린 공간과 친근한 창으로 다채로운 스케일의 공간을 채워준다.
8. Narisawa, Tokyo, Japan
아시아 레스토랑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거둔 나리사와(Narisawa)는 카시나(Cassina)의 가구들로 채워지며 혁신적인 요리를 선보이는 파인 다이닝을 표방하고 있다. 2013년 일본의 굿 디자인(Good Design)으로 선발된 결과를 얻었다.
9. Steirereck, Vienna, Austria
피피에이지 아키텍츠(PPAG Architect)가 만들어낸 이 공간은 디자이너들에게 더 유명한 공간으로 비엔나 레스토랑의 일반적이지 않은 공간형태를 띄고 있다. 공간 레이아웃이 한눈에 들어오지 않으며 각 코너마다 안락함을 줄 수 있는 요소와 펼쳐진 공간에서의 개방감과 다채로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며, 내부 공간과 더불어 외피까지도 무겁지 않은 반사를 통해 주변과 어우러짐을 만들어내고 있다.
http://www.ppag.at/projects/steirereck
10. Asador Etxebarri, Axpe, Spain
스페인 빌바오 지역에 위치한 이 레스토랑은 가스나 전기를 사용하지 않은 가장 원시적인 방법으로 본연의 맛을 이끌어내는 컨셉에 맞춰 인위적이지 않은 공간을 선보인다.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의 수상은 지역색을 살린 지역의 맛을 지역의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이 만들어낸 공간에서 선보인다는 점이 공통의 관심사다. 과연 대한민국에서 푸드 앤 베버리지(F&B) 공간을 만들어낸다면, 어떤 아이덴티티와 어떤 지향점을 가져야할지, 그래서 어떻게 성장해 나갈 것인지를 고민해보는 시간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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