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를 대표하는 캐릭터 브랜드 무민은 어린이만을 위한 캐릭터가 아니다. 성인이 된 핀란드 사람들은 여전히 매년 다른 그림으로 출시되는 무민 시리즈의 티컵(Tea Cup)을 모으고, 프리마켓에서도 무민이 그려진 제품은 꽤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그릇 뿐만 아니라 침대보, 핸드폰 케이스, 가방에서부터 아이들의 과자, 자일리톨 제품까지 핀란드에서 무민을 빼놓으면 이야기가 되지 않을 만큼 무민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브랜드이자 캐릭터 이상의 존재로 여겨진다.
1914년에 스웨덴계 핀란드 예술가 집안에서 태어난 작가 토베 얀손(Tove Jansson)은 1945년 무민과 무민마마가 무민파파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를 담은 첫 그림책 무민가족과 대홍수(The Moomins and Great Floor)를 출판하였다. 1946년에는 무민 뿐만 아니라 스노크메이든(Snorkmaiden)과 스누프킨(Snufkin) 같은 캐릭터들이 모두 소개되는 무민 골짜기에 나타난 혜성(Comet in Moominland), 즐거운 무민가족(Finn Family Moomintroll) 시리즈를 출간하면서 어린이 문학 노벨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Hans Christian Andersen Awards)과 핀란드 최고 훈장까지 수상하면서 핀란드뿐만 아니라 북유럽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였다.
무민트롤(Moomintroll), 무민마마(Moominmamma), 무민파파(Moominpappa), 스노크메이든(Snorkmaiden), 스노크(Snork), 스누프킨(Snufkin)
이때까지만 해도 무민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에 불과했지만 1947년 핀라드 신문에 무민동화를 각색한 만화가 실리고 1954년 전 세계 40개국 이천만의 독자를 가진 세계 최대 규모의 영국 일간지 러닝 이브닝 뉴스(Learning Evening News)에 연재되기 시작하면서 무민은 더 이상 아이들만을 위한 캐릭터가 아닌 남녀노소 누구나 사랑하게 되는 캐릭터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 이후에는 지면을 넘어 1959년 무민 애니메이션, 인형극으로 발전했고, 지역 또한 핀란드를 넘어 일본과 유럽 전역 그리고 한국에서도 KBS 2TV 애니월드와 재능TV 채널에서 무민 애니메이션이 방영되기도 하였다. 이 뿐만 아니라 핀란드 현지를 방문하는 관람객도 다녀가 갈 수 있는 토베 얀손의 원화 2,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무민박물관 무민밸리(Moominvalley)와 연간 약 30만 명의 핀란드 내국인과 다국적 관광객이 방문하는 무민 테마파크 무민월드(Moominworld)가 운영되고 있고 무민 공식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
무민가족과 대홍수(The Moomins and Great Floor), 무민 골짜기에 나타난 혜성(Comet in Moominland)
테마파크 무민월드(Moominworld)
1959년 무민 인형극
1969년에 선보인 무민 TV 시리즈
1979년 무민 영화
보엘 웨스튼(Boel Westin)이 출간한 토베 얀손의 전기 Life, Art, Workds 2014년에 영어로도 번역되었다.
러닝 이브닝 뉴스(Learning Evening News)에도 연재된 무민 만화
하마나 강아지와 같은 동물을 캐릭터화 한 듯 보이는 무민은 사실 스칸디나비아 신화에서 나오는 트롤(Troll), 즉 상상의 존재다. 미국의 미키마우스, 우리나라의 뽀로로와 같이 세계적인 캐릭터들과 비교해 보면 괴물, 상상의 존재라는 사실이 무심할 만큼 캐릭터로서 큰 특징 없이 밋밋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토베 얀손 작가는 이런 트롤을 단순한 라인으로 순백색의 둥근 얼굴에 동그란 눈, 그리고 살짝 나온 배가 나온 귀여운 몸매를 가진 캐릭터로 변화시켰다. 최근 최신의 기술로 제작된 3D 캐릭터들에 비교해보아도 무미건조하다고 볼 수 있지만, 단순한 선 몇 개만으로 캐릭터에 무한한 생명력과 매력을 넣는 방식은 감히 어떤 기술이라도 따라 하긴 힘든 내공이기도 하다. 무민 가족과 무민 친구들 등 등장인물 또한 토베 얀손의 주변 사람들이 그대로 투영되었고, 자신이 태어나고 나란 핀란드 자연이 무민의 모험담이 일어나는 배경이 되었다.
매년 무민 티컵이 새롭게 출시된다. 컵에 프린트 된 그림은 무민책에 나오는 그림들이며 핀란드 사람들은 출시된 년도와 번호를 외워가며 콜렉팅하기도 한다. 2016년 여름에 출시된 Mug #79 Midsummer 무민티컵
최근 무민 캐릭터를 둘러싼 전 세계적인 인기가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어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무민 매니징 디렉터 로레프 크라크스톰(Roleff Kråkström)에 따르면 무민 브랜드 매출은 매년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600여 개국에서 무민의 라이선스를 구매했으며 무민 제품, 책 그리고 서비스를 포함한 연간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약 34% 상승하였다. 작가 토베 얀손이 무민 캐릭터를 소개한 1947년부터 현재까지 스웨덴을 포함한 북유럽에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자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로 꼽을 만큼 인기가 있었으며, 1990년대 일본, 영국까지 그 인기가 전달되었으며 현재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그리고 동유럽에까지 무민의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런 인기상승에는 사실 한국에서의 무민의 인기가 매우 크게 작용하였다. 작년, 한국에서의 매출만 전년에 비해 6,000% 증가했으며 지난 5월 20일 서울 압구정 로데로 거리에는 무민의 탄생지 핀란드에서도 보기 힘든 지하 2개 층, 지상 3개 층의, 세계 최대 규모의 무민 카페가 들어섰다.
앞으로 무민이 건담, 미키마우스, 키티 등과 같은 세계적인 캐릭터 브랜드로 성장할 것인가? 현재까지의 성적을 보았을 때는 꽤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잘 만들어진 캐릭터 하나가 상상이상의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을 우리는 뽀통령 뽀로로를 통해 잘 알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3년 EBS에서 방영을 시작한 뽀로로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누리며 5조 이상의 경제적 효과, 8,000억원의 브랜드 가치를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현재 경제적인 부가가치 면에서 무민 캐릭터가 뽀로로를 넘어서진 않지만, 약 100년 가까이 유지되어온 역사와 비상식적으로 퍼져나가는 세계적인 관심을 보았을 때, 앞으로 무민 캐릭터의 경제적 가치는 계속 성장하고, 결국 세계적인 캐릭터 대열에 들어서지 않을까 예상된다. 무민 브랜드는 앞으로 새로운 무민 텔레비전 시리즈,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다수의 전시 투어, 그리고 일본에서 무민 테마파크 등을 계획하고 있으며 앞으로 무민이 세계적인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추진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https://www.moomin.com/en/characters
'착한디자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숍하우스(Shophouse) 후각 디자인 (0) | 2016.07.04 |
---|---|
딜 디자인 그룹(Deal Design Group) 패키지 디자인 (0) | 2016.06.30 |
코펜하겐 스트리트 랩 프로젝트(Copenhagen Street Lab Project) (0) | 2016.06.28 |
바르셀로나(Barcelona)의 역사 디자인 (0) | 2016.06.27 |
스튜디오 욥 갤러리(Studio Job Gallery) (0) | 2016.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