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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나카무라 류지(Nakamura Ryuji) 건축 디자이너

chocohuh 2013. 8. 27. 09:42

동경 세이부 백화점 이케부쿠로 본점의 전관 리뉴얼과 함께 7층의 에스컬레이터 옆 모서리 공간에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조형물이 등장했다. 디자인은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는 젊은 건축가 나카무라 류지(中村竜治)이다. 보통 대형 백화점의 에스컬레이터 주변은 구조적으로 몇 개의 기둥으로 둘러싸여 있다. 그 기둥과 기둥 사이의 깊이 약 1미터 정도 되는 공간은 매장으로서는 어중간한 넓이로 흔히 벤치 등 앉을 수 있는 가구를 두고 휴게 스페이스로 사용된다.

 

디자이너 나카무라 류지는 그런 어정쩡하지만 절대적으로 존재하는 보편성에서 이 장소만의 커다란 매력을 느끼고 기둥과 기둥 사이의 공간을 테마로 디자인을 진행하게 된다.

 

 

다양한 소재를 검토한 결과, 최종적으로 그가 선택한 것은 염화비닐시트이다. 앉았을 때의 쾌적함을 생각한다면 더욱 좋은 소재가 많았지만 앉는 순간 반응을 느낄 수 있는, 앉아있다는 사실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의자를 키워드로 선정하게 되었다. 본래 바닥용 건축자재로 쓰여지기 때문에 의자로 만들었을 때의 강도의 확인은 이번 프로젝트의 매우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오랜 기간에 걸친 강도실험을 통해 의자로서의 안전성은 확인되었다.

 

신축성 있는 염화비닐시트가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천장에 매달려 있다. 좌면은 바닥에서부터 450mm로 자연스럽게 앉을 수 있는 높이이고 실제로 앉아보면 커다란 그네와 작은 해먹의 중간 느낌이다.

앉는 순간 몸 전체를 감싸는 감촉과 함께 나만의 공간이 조금씩 흔들리며 마치 요람속에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1미터가 넘는 좌면의 깊이감도 매우 신선하다.

 

 

 

어른들은 걸터앉아 좌우로 흔들흔들하고, 아이들은 위에 올라가 누워서 뒹굴뒹굴 움직이고, 모두들 가만히 앉아 휴식을 취하기보다는 섰다가, 앉았다가 하는 모습들이 재미있다. 디자이너의 의도대로 에스컬레이터 옆의 어정쩡했던 공간이, 지나가는 사람들의 참여를 통해 다양한 장면들로 채워지고 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른 층으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유리너머로 새로운 벤치를 즐기는 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오픈되어 있는 장소이기에 보다는 앉는 사람은 물론 지나가면서 보게 되는 사람들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완성하고 싶었다고 한다. 기둥과 기둥 사이의 한정된 공간에 마련된 가구와 건축 사이에 있는 이 독특한 조형물은 그동안 백화점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표정들을 매 순간 만들어내고 있다.

 

 

 

 

벤치 비트윈 필라스(Bench Between Pillars)

 

Client: Sogo & Seibu.,Ltd.

Total Direction: Sogo & Seibu.,Ltd. Construction Management Room

Director: Masaaki Hiromura

Design: Ryuji Nakamura Architects, Charge: Ryuji Nakamura, Makiko Wakaki

Photo: Ryuji Nakamura Architects

 

http://www.ryujinakamura.com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