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섬유 산업의 부흥은 한 국가의 산업 발전의 시작점과 같은 역할을 했고, 이제는 대부분의 선진국 혹은 일부 개발도상국에서 그 자취를 감추었거나 그 비율이 현저히 줄어들었음을 볼 수 있다. 핀란드 역시 비슷한 길을 걸어왔는데,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미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핀란드에 마리메꼬(Marimekko)와 같은 세계적인 텍스타일 브랜드가 여전히 그 규모를 키워가고 있고, 기업부터 개인 스튜디오까지 다양한 크기의 텍스타일 회사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핀란드의 텍스타일 산업은 자국민들의 관심과 사랑 속에 그 명맥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회사는 우드노트이다. 우드노트는 1987년도에 텍스타일 디자이너 Ritva Puotila가 그녀의 아들인 Mikko Puotila와 함께 설립한 회사로 종이를 꼬아 만든 실을 이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회사이다.
과거 핀란드를 지탱하는 데에 큰 역할을 했던 자원인 종이를 실로 탈바꿈 시키며 이를 직조했을 경우 직물로서 요구되는 적합한 견고함, 지속력 등을 갖추도록 개발함과 동시에 면, 구리, 철실 등의 다른 재료들과의 조합을 통한 마감 및 표면 재질 또한 연구해 왔다. 이렇게 다양한 시도는 원자재의 장점은 부각시키고 단점은 보완하는 역할을 하며 대량생산 시스템에 맞는 제품 기획을 가능케 했다. 우드노트의 종이 실은 놀랍게도 튼튼한데 이는 나무 고유의 섬유질로부터 얻은 결과이다. 특히나 종이 실의 특성 상 먼지를 모으지 않아서 먼지에 알러지 증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
100% 종이실과 종이실 + 면
100% 린넨과 종이실 + 구리 혹은 철실
우드노트의 제품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종이를 꼬아 만든 실로 직물을 짜는데에 그치지 않고 이 직물만의 매력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다양한 생활용품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우드노트는 종이 실에의 이해와 연구, 재료에 적합한 다양한 직조법과 재봉법의 연구, 대량생산이 가능한 제품군으로의 개발, 이 세 가지 요소의 균형을 바탕으로 제품을 디자인하고 제작해 왔다고 말한다. 이는 우드노트라는 브랜드 뒤에서 함께 고민한 각각 세 분야의 전문 파트너 회사가 있었기에 가능하다고 밝혔다. 재료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력, 창의력이 우드노트만이 가진 유일무이한 매력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 특유의 소재를 앞세운 다양한 실생활용품이 기획되어 일반인에게 소개되어 왔다. 블라인드, 커튼, 가방, 쿠션, 카페트 등 뿐 아니라 의자나 침대, 소파 등에도 활용하여 사용자의 살과 거리를 좁힘으로써 이 재료가 주는 신선한 감각을 전하려 하고 있다.
꼬아 만든 종이 실로 직물을 만들기까지 실험과 연구에 요구되는 장인정신과 이 소중한 재료를 이용하여 실용성을 갖춘 제품군을 기획하는 현대적인 감각. 우드노트는 이 두가지를 손에 쥐고 창업을 장려하는 핀란드 정부의 지원을 발판으로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천천히 성장하여 현재는 핀란드를 대표하는 디자인 제품 기업으로 성장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진 지금도 변함없이 장인 정신은 이 텍스타일 회사가 가진 가장 큰 힘으로 여겨진다.
2011년 IMM Cologne Furniture Fair에서 우드노트의 세가지 제품이 Innovation Award를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뉴욕에서 열린 New Finnish Design Scenarios, A Design Exhibition 등지에 참여하여 그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우드노트의 제품은 현재 덴마크, 프랑스, 벨기에,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과 일본, 중국, 한국, 싱가포르, 미국, 호주 등 총 36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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