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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디자인 오피스 넨도(Design Office Nendo)의 오키 사토(Oki Sato)

chocohuh 2013. 7. 11. 10:31

영국의 빅토리아 앤 알버트 박물관에서 일본의 디자인 오피스 넨도가 디자인한 의자 3점을 영구소장품으로 선정했다. 매일의 일상생활 속에서는 수많은 느낌표가 존재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느낌표를 무의식중에 지나쳐 버리는 일이 대부분이다. 소소한 일상 속의 작은 느낌표야말로 우리들의 하루하루를 보다 촉촉하고 풍요롭게 할 요소인데 말이다. 그러한 생활 속의 작은 느낌표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발견한 것을 명쾌하고 위트 넘치는 디자인으로 풀어내 오고 있는 디자인 오피스 넨도. 건축을 시작해 인테리어, 프로덕트, 그래픽 등 다양한 분야로 그 활동영역을 넓혀가며 지난 2005년부터는 활동의 거점을 밀라노에까지 넓혀 세계를 무대로 보다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캐비지 체어(Cabbage Chair)

 

Cabbage Chair는 동경 미드타운의 21-21 디자인 사이트의 오픈 1주년을 기념해 열렸던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 三宅一生)가 기획한 전시를 통해 발표된 의자이다. 이세이 미야케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한 플리츠 천을 제조하는 공정에서 대량으로 폐기되는 플리츠 지를 이용해 가구를 만들어 주길 바란다는 미야케의 리퀘스트에, 롤상으로 둘둘 말려진 플리츠지의 다발을 마치 야채 껍질처럼 벗겨가면서 완성하는 의자를 제안했다. 골조나 마감재의 사용 없이, 사용자의 참여를 통해 비로소 가구로서 완성되는 점에서 판매방법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코드 체어(Cord Chair)

 

고도의 목공기술을 자랑하는 히로시마 현의 마르니 목공(マルニ木工)이 제작에 참여한 목재 의자. Cord Chair는 목재 의자의 상식을 넘어선 굵기로 완성되었다. 본체를 지탱하는 네 다리의 두께가 15mm밖에 되지 않는 디자인은 일견 강도가 매우 걱정되지만, 사실은 내부에 9mm의 스테인리스 프레임이 있고 무구의 목재를 깎아 만든 파트를 한치의 오차없이 표면에 붙여 완성된 것이다. 1928년부터 목재 의자를 제작해오고 있는 마르니 목공에서도 이 디자인을 제안 받았을 때 이 가구로서는 불가능한 두께를 실현할 수 있을지 막막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나무만으로 제작해도 강도를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는 사실은 도면을 보자마자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거듭되는 시행착오를 통해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고. 모델 제작을 시작했다. 그리고 완성된 모델은 상상 이상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난이도 높은 작업에 도전해, 그것이 상당한 평가를 받게 되면 장인들의 사기도 높아지게 된다. 마르니의 지명도가 높아진다면 양산품의 판매에도 좋은 영향을 가져올 것이다. 기업이 가지고 있는 힘을 이해하고 그것을 최대한으로 살리는 것이야말로 디자이너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며 넨도는 그 역할을 너무나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항상 지면에 접하고 있는 네 다리의 끝부분에서 나무 안에 숨겨져 있는 스텐인리스 프레임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제작과정에서 다리의 끝부분까지 나무로 덮는 것도 가능했다. 하지만 이 의자를 손에 들고 여기저기 들여다 본 사람만이 장인의 높은 기술력의 단면을 확인할 수 있는 것과 동시에 이름의 유래처럼 전기코드를 잘랐을 때의 단면과 같이 금속과 피막의 관계성을 표현하고자 하는 넨도의 의도가 숨어있다.

 

 

 

씬 블랙 라인(Thin Black Lines)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과 프리즈 아트페어의 기간 중에 Saatchi Gallery에서 개최된 넨도의 개인전. Saatchi Gallery에서 열린 첫 디자인 전이였던 이번 전시는 씬 블랙 라인이라는 타이틀 대로 윤곽을 테마로 하는 얇고 검은 선으로 구성된 의자, 테이블, 거울 등 총 29점의 넨도의 Limited Edition 신작이 발표되었다. 양산 가구에 자주 사용되는 스틸 파이프를 재료로 실험적인 형태를 모색한 이 시리즈는 각도에 따라 가구들은 마치 2차원의 스케치처럼 보인다. 매우 추상적인 오브제이면서도 가구로서의 기본적인 기능에 소홀하지 않았다. 공중에 그려진 검은 선들은 볼륨을 만들어내고, 그 볼륨은 각각의 기능과 의미를 끌어낸다. 그리고 이 서로 다른 볼륨들은 전후의 위치관계를 무너트리기도 하고, 다시 재구축 해 나가기도 하면서 3차원과 2차원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움직이는 다양한 표정을 가진 디자인으로 완성되고 있다.

 

넨도의 오키 사토. 그가 발표해 온 의자 및 가구들을 그가 얼마나 풍부한 상상력의 소유자인지를 알 수 있다. 그에게 있어 디자인은 많은 이들이 살아가면서 금방 잊어버리기도 하고, 놓쳐버리기도 하는 비일상적인 감각을 의식적으로 잡아내고, 그것을 보다 알기 쉽고 명쾌한 형태로 재해석 하는 작업에 가깝다. 그의 디자인은 결코 무()에서 시작되는 법이 없다. 언제나 그 형태로 완성되기까지의 배경이 있고, 이야기가 있다. 그는 자신의 디자인 프로세스를 캐리커쳐를 그리는 것과 비슷하다. 라고 말하고는 한다. 상대에 대한 이해와 서로 간직하고 있는 추억이 없다면 그리는 것도, 보는 것도 즐겁지 않을 테니까 말이다.

 

 

http://www.nendp.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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