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스토리의 작가 에릭 시걸이 얼마 전에 <더 클래스>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을 출판했다. 시걸의 대부분의 책에 대한 서평이 그렇듯이 이번에도 그다지 작가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좋은 평판을 받은 적이 한 번도 없어요."라고 그는 낙담한 모습으로 신문의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텔레비전의 프로듀서들이 그 영화와 판권을 둘러싸고 쟁탈전을 벌이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는 비평에서 두들겨 맞은 것에 대해서 "유감입니다(I'm sorry)"라고 말하고 있다. 동업자로서는 안됐다(I'm sorry)고는 생각하지만, 동시에 후회하지 않는 것(Never say I'm sorry)도 작가에게 요구되는 능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내 아내는 이 책이 마음에 든다며 '만일 세상에 정의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틀림없이 좋은 평을 받을 거예요'라고 말했지만, 나는 '이 세상에 정의 같은 것은 없어. 만일 내가 운이 좋다면, 이 책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거야'라고 말했죠. 사실 그렇게 되었으니, 나는 돈과 명예를 가지고 도망쳐 버리겠어요."라고 그는 말한다. 그러나 말은 그렇게 해도 그가 원하고 있는 것은 돈도 인기도 아니다. 시걸이 원하고 있는 것은 경의다.
"나는 자신을 대작가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그러나 핀트에서 벗어난 비평은 듣기가 거북합니다. 적어도 나는 유능한 작가이기는 하니까 그것만큼은 제대로 인정해 주길 바라는 거예요"라고 그는 말한다. 요컨대, 그는 대학교수로서 받고 있는 경의를 소설가라고 하는 분야에서도 받기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돈과 명예와 경의를 동시에 손에 넣는 것은 누가 생각해도 알 수 있는 것처럼 상당히 힘들다. 그 가운데에서 두 가지를 손에 넣었다면, 그것으로 이미 만만세가 아니냐고 나 같은 사람은 생각하지만, 에릭 시걸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항상 존경받는 데 익숙해져 있던 사람들에게는 경의를 표하지 않는 데 대해서 신경질을 내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것과는 별도로 러브 스토리가 출판되었을 때의 소동을 에릭 시걸은 아직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내가 <투데이 쇼>의 인터뷰에 출연하자 바바라 월터스는 흥분한 것 같았어요. 그녀는 인터뷰는 하지 않고 카메라를 향해서 이렇게 말했어요. '이 젊은이가 굉장한 소설을 썼습니다. 여러분 지금 당장 서점으로 달려가서 사보세요'하고 말이죠. 그날 열두 시까지 러브 스토리는 미국 전역에서 한 권도 남김없이 다 팔려 버렸어요."
한 번이라도 좋으니까, 그런 경험을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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