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잉껌을 마치 치약의 대용품으로 생각하는 대단히 비상식적인 소년 소녀가 있다. 이런 엉뚱한 생각을 가능하게 해주는 장소가 확실히 있다. 예를 들어 사랑한다면 혼전 섹스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퇴폐적인 대도시 등이 전형적인 예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은 역사에 있어 추잉껌의 역할에 그렇게 존경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느 역사적 인물은 추잉껌을 씹고서는, 고무창이 붙은 신발로 수초 동안 짓밟아버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납작한 모양에 딱딱한 추잉껌을 사용해 집을 지으려 했던 어느 목수가 현재는 '카펜터껌' 회사의 사장이 되었다. 다소 출세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손가락으로 제방뚝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막아낸 내용으로, 교과서까지 실린 네덜란드 소년이 어느 인터뷰에서 말했다. 일상적으로 껌을 씹는 행위는 정말 중요하다고.
전 세계에서 팔리고 있는 추잉껌의 총 매상액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두더지의 이사 비용과 같다.
추잉껌을 씹으면서 젠체하는 여자에게 '이봐요'라고 말 거는 건 세상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데, 지극히 중요한 교육적 행위이다. 동시에 추잉껌을 질겅질겅 씹으면서 '이봐-. 신문에 뭐 났어.'라고 가정 방문하는 행위 따위도 신문이 반드시 내용만으로 판단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추잉껌이 결론적으로 치약의 대용품이 아니라는 것을 아버지는 끝내 알려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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