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문신을 한 불량배와 유지매미 귀걸이를 한 은행 여직원이 파출소 앞에서 싸움을 벌이기 시작했다. 스트립 걸 분장을 한 경찰은 허리에 찬 경찰봉을 빼내들었지만 무엇 때문에 싸우고 있는지 궁금해서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얘기는 아버지나 어머니, 이 둘 중에 누가 더 소중한가 하는 주제였다.
"어머니와 아버지 이들 둘 다 소중한 사람들이라 생각해요."
스트립 걸 모습을 한 경찰이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그런 말을 하는 남자는 틀림없이 아내를 학대하는 사람들이에요." 은행원이 거칠게 말했다.
"바람피우기는 쉬울 거야." 불량배도 말했다.
"한번 정도라면 상관없잖은가." 경찰은 어린애들처럼 입을 빼물고 말했다.
"절대 안 돼요." 은행원이 화난 듯 말했다.
"한 번 정도는 괜찮아 - ." 불량배도 열 내며 말했다.
그러자 경찰은 춤추며 파출소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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