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화장실 이야기이니, 그런 부류의 아름답지 않은 화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지금부터 식사를 해야 하는 사람은 읽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얼른 다음 페이지로 넘어가 주시기를.
나는 태어나서 한 번도 변비를 경험한 적이 없다.'그거, 원숭이나 마찬가지 아냐.' 하고 종종 무시당하지만, 원숭이든 반달곰이든 상관없다. 인생에서 괴로운 일은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그런 나였지만 두 번, '기미는 있는데 볼일을 보지 못한' 경험이 있다. 지저분한 이야기지만, 나왔던 것이 도로 들어갈 지경이었다. 왜냐고? 변소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와일드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는 그리스의 아토스 반도의 어느 작은 수도원에서였다. 이곳 변소에 대해서는 전에 어딘가에 쓴 적이 있으므로 생략한다.
두 번째는 인적도 찾기 어려운 몽골의 황야 끝에 있는 몽골 군대 국경 경비대 막사에 머물렀을 때의 변소에서였다. 이곳의 변소(혹은 똥 웅덩이)는 아토스의 변소를 능가할 만큼 더럽고 냄새가 지독했다. 게다가 사용자 수가 많은 탓에 어엿한 웅덩이가 되어 있어, 그야말로 악몽 같은 풍경이었다. 건네주는 발판에 올라가서 볼일을 보아야 했지만, 웅덩이 바닥이 너무 깊어 보이는 데다 도중에 발판이 부서지면 어떻게 하나 생각하자, 무서워서 다가갈 수가 없었다. 어두컴컴한 웅덩이 속을 뇨키(이탈리아풍의 수제비) 크기의 파리떼가 기뻐서 어쩔 줄 모르겠다는 듯이 돌아다녔다. 나는 많은 외진 곳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어지간한 변소에서는 볼일을 볼 자신이 있었지만, 이 두 군데서만은 주눅이 들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요전에 앙드레 체이킨이 쓴 『인류, 달에 서다』라는 아폴로 계획 당시의 우주 비행사들에 대한 논픽션을 읽고, 나의 이런 체험 따위는 너무나 사소한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우주선 내부에서 볼일을 보는 (큰)것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힘든 일이었다.
변의 기미를 느끼면 우주 비행사는 접착제가 붙은 비닐주머니를 꺼내 그것을 엉덩이의 맨살에 착 붙여야 한다. 그것이 나오면 비닐 위로 손가락으로 잡아서 끌어내린다. 무중력 상태에서 그것은 저절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스스로 잡아서 끌어내릴 수밖에 없다. 무사히 일이 끝나면 살충제 캡슐을 열어서 그것을 비닐 주머니에 넣고 잘 섞는다. 그 과정에 한 시간은 걸렸다. 냄새는 그야말로 엄청나다고 쓰여 있다. 그도 그럴 것이다. 차창을 밀폐한 혼다 시빅 속에서 세 사람이 교대로 볼일을 보는 것을 상상해 보라.
더 지독한 것은 누군가가 설사를 해서 처치를 할 여유가 없을 경우, 비행사들은 마구 흩어져 공처럼 공중에 떠다니는 동료의 변을, '나비 잡듯이' 하나하나 주워 모으는 것이었다. 그 동안은 너무나도 냄새가 고약하여 비상용 산소 봄베(고압의 기체나 액체를 넣는 강철제의 원통형 용기)를 사용해서 호흡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음, 별로 달 같은 데는 안 가도 되겠어.'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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