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이블 크니블이라는 이름의 유명한 직업 모험가가 있다. 이 사람은 평생 동안 다양한 종류의 모험에 도전해 왔지만. 그중에서도 평판이 높은 것은 오토바이로 그랜드 캐니언을 뛰어넘은 대단한 시도였다. 도움닫기를 하기 위해서 활주 사면을 만들어 놓고 그 사면을 전속력으로 달려 올라가서 그대로 건너편 대안까지 피융 하고 호를 그리며 날아갔던 것이다. 이런 것은 보통(정상적인) 사람은 여간해서 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계곡의 폭이 가장 좁은 곳이라고 해도, 그랜드 캐니언은 정말로 넓은 곳이다.
그래서 이블 크니블 씨가 이 위업을 달성한 뒤에 한 말이 생각난다.
'점프하는 자체는 별로 어렵지 않습니다. 어려운 일은 착지를 하려는 시점에서 시작됩니다.‘
과연 그렇군, 듣고 보니 확실히 그렇다. 기세 좋게 점프만 하는 것뿐이라면, 건강만 좋으면 누구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착지를 잘못하면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오토바이로 실제로 그랜드 캐니언을 뛰어넘은 사람의 말을 들은 뒤에는, '음, 철학이군.' 하고 나는 깊이 납득하게 되었다.
그것과는 반대되는 내용이겠지만, 오에 겐자부로씨의 옛날 책에 "보기 전에 뛰어라"는 것이 있다. 젊은 시절 그 제목을 보았을 때, '그렇구나, 보기 전에 뛰어야 하는구나' 하고 묘하게 절실히 와닿기도 했다. 이것도 역시 하나의 철학일지 모른다. 1970년 전후의 어렵던 시대에는 그 '보기 전에 뛰어라'는 것은 하나의 유행어 같은 것이 되기도 했다. 이블 크니블 씨와 오에 겐자부로 씨가 무릎을 맞대고 점프에 대해서 대담을 나눈다면 정말 재미있겠지만, 아마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겠지.
나도 지금까지의 인생에서 몇 가진가의 모험을 해 온 덕분에 지금 새삼 돌아보면, '여기까지 잘도 살아 왔군.' 하고 스스로 감탄하게 된다. 물론 어느 것이나 그랜드 캐니언을 오토바이로 뛰어넘어 그런 화려한 점프는 아니었지만, 그때의 내게는 꽤 엄청난 모험이었다. 착지를 잘 생각한 후 뛴 적도 있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제대로 생각하지도 않고(생각할 만큼 머리가 따르지 않았던 탓도 있다) '보기 전에' 뛰어 버린 적도 있었다. 상처를 입은 적도 있었지만, 다행히 치명적인 상처가 아니었던 덕분에, 일단 세상으로부터 '작가'라고 불리면서, 몸 건강히 이렇게 변변찮은 글을 쓰며 유유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다시 젊어져서 처음부터 인생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면, '다시 시작하겠습니까.' 하는 질문을 받는다면, '아뇨, 됐어요.'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 무서운 짓은 두 번 다시 하고 싶지 않아. 농담이 아니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