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자랑이 될 수 없는 이야기이지만, 태어나서 '무라카미 씨는 핸섬하군요.' 하는 칭찬을 받은 적이 나는 한 번도 없다. 역에서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낯선 여자가 '길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사모하게 되었어요.' 하고 편지를 건네 준 경험도 없다. 못생겨서 시선을 돌리는 사람을 만난 적도 없지만(있었지만 눈치채지 못했을 가능성은 있겠군), 넋을 잃고 나를 바라본 사람도 없다.
그러나 나뿐만이 아니라, 이 불완전하여 내일도 모르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그런 너무나도 불확실하고 어두컴컴한 시공간에서 좋지도 나쁘지도 않게 꼬박꼬박 나날을 보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내 멋대로 상상하는데, 그렇지도 않은 걸까.
아내는 종종 '아, 좀 더 미인으로 태어났더라면 좋았을 걸.' 하고 거울을 보며 탄식처럼 중얼거리지만(우리 어머니도 같은 말을 했었다), 나는 지금까지 '좀 더 핸섬하게 태어났더라면 좋았을 걸.' 하고 생각한 적이 없다. 잘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없지 않았을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내가 그렇게 말하면, 아내는 '당신은 정말 뻔뻔스럽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성격인지 몰라.' 하고 어이없어한다.. 그러나 그것은 틀렸다. 절대로 나는 뻔뻔스러운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나는 특별히 뭔가 불편했던 기억도 없고, 부자유스러움을 느낀 적도 없었기 때문에, '대충 이 정도면 됐어.' 하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뿐이지, 절대 '이 상태로도 충분히 핸섬해.' 하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거기에는 큰 차이가 있다.
지금까지의 인생 과정에서 나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었던 기억은 없다. 그러나 몇 명인가의 여성들에게 개인적인 호의를 가진 적이 있었고, 그녀들 중 몇 명인가는 다행히 잠깐 동안 사귀는 정도로 내가 그녀들의 마음에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며 말할 수 있는 것은, '어쩐지 그녀들은 핸섬하다는 이유로 나를 좋아한 건 아닌 것 같다.'는 것이다. 아마 나의 사고방식과 느낌과 취향과 표현 방법과, 그런 여러 가지 요소들(얼굴 생김도 조금은 포함되어 있을 것이라고 은근히 자부하고 있지만)을 종합해서 그 종합체로서의 내가 비록 일시적이더라도 그녀들의 마음에 들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내개 의심할 여지없이 핸섬하니 핸섬하지 않느니 하는 이상으로 영양가 있는 사실이었으며, 내가 이 길고 귀찮은 인생을 보내는 데에 큰 격려가 되었다. 그래서 '이대로도 특별히 부자유스러운 건 없어. 더 핸섬해지는 걸 바라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내가 뻔뻔한 걸까, 이것은?
뻔뻔한 걸 거야, 분명. 미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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