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어딘가에서 아주 어려운 일을 비유해서 '고양이에게 손(앞발) 내밀기를 가르치는 것만큼 어렵다'라고' 썼더니, '아뇨, 우리 고양이는 손 내밀 줄 압니다.' 하는 메일이 상당히 많이 왔다. 맙소사, 놀라웠다. 어떤 사람은 먹이를 주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가르치면, 대부분의 고양이는 손 내미는 것을 익히게 된다고 한다. 나는 지금까지 많은 고양이를 키워왔다. 그러나 도저히 그런 훈련이 가능한 분위기가 아니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고양이에게 손 내미는 것을 가르친다는 생각을 나는 결코 하지 못했다.
나의 경우, 고양이는 어디까지나 사이좋은 친구이며, 어떤 의미에서는 대등한 파트너여서 재주를 가르친다는 것은 이미지로서 '좀 아닌데' 하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그래서 네코야마 씨(이런 이름으로 의인화해서 부르고 있지만)에게는 좀 더 늠름하게 살기를 원했다. 물론 손을 내밀 줄 아는 고양이가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그것은 그것대로 훌륭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디까지나 내게 있어서의 네코야마 씨란 자유롭고 쿨한 존재라는 것이다.
그리고 얌전하다는 비유로, '빌려 온 고양이처럼'이라는 표현을 쓴다. 전에 나는 젊은 사람에게서 '이해가 안 되는데요, 어째서 고양이를 빌려와야 하죠?' 하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그렇지. 어째서 굳이 고양이를 빌려 와야만 했을까? 치료 같은 것과 관계가 있는 것일까? 아니, 틀렸다. 쥐를 퇴치하기 위해서다. 쥐를 잡는 게 특기인 고양이를 가지고 있으면, '죄송합니다. 댁의 고양이를 잠시 빌려 주지 않겠습니까.' 하고 이웃 사람이 부탁하러 온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쥐가 꽤 있어서 고양이는 그 쥐를 잡기 위해서 키웠던 것이다.
내가 어릴 적, 우리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는 이따금 잡은 쥐를 입에 물고 자랑스럽게 보여 주러 왔었다. 그래서 고양이는 집안에서도 가치 있는 존재로서 독자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었다. 즉 네코야마 씨는 전문 기능을 가진 개인 주의자이자 쿨한 자유 업자여서,, 그런 시대에는 네코야마 씨에게 손 내미는 재주를 가르친다는 것은 도저히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런 짓을 해도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요즘은 적어도 도시의 집에서는 쥐가 대부분 사라지고, 덕분에 네코야마 씨의 존재 의의도 달라져, 일반적으로는 그저 귀여운 애완동물로 기르게 되었다. 그 결과, 손 내미는 재주를 익히는 고양이도 늘어났을지 모른다. 한 해에 한번 정도 고양이 전국 회의가 있어서, '고양이 여러분, 이 혹독한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구조를 다시 보고, 철저한 의식 변혁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하는 결의가 채택되어 전국 고양이들은 신사 정원의 한쪽 구석에서 모두 팔짱을 끼고, '그래, 그래. 그럴지도 몰라.' 하면서 서로 머리를 끄덕거리고 있을까.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더라도, '바보들, 뭐가 손 내밀기야. 흥. 나는 개가 아냐. 웃기지마!' 하고 위세 좋게 소리 지르는 네코야마 씨가 나는 역시 좋다. 파이팅, 전국의 네코야마 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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