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시초코렛 HUHSI chocolate

무라카미하루키

결혼식장이라는 이름의 공장

chocohuh 2020. 10. 30. 12:19

나는 몇 개의 여러 가지 공장을 취재하고 탐방기 같은 걸 썼다. 그런데 일반적인 상식으로서는 여간해서 '공장'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도 있다. 이를테면 마쓰도에 있는 다마히메덴 같은 대형 결혼식장은 공장 아닌 공장이다.

 

물론 말할 것도 없이 결혼식장은 정확한 의미에서의 '공장'은 아니다. 음식을 빼놓으면, 결혼식장은 무엇인가 형태가 있는 것을 생산하는 곳이 아니고, 벨트 컨베이어나 컴프레셔 굉음을 내면서 가동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만일 당신이 결혼식장-특별히 '마쓰도 다마히메덴'일 필요는 없다. '호텔 오쿠라'에 있는 결혼식장이라도 구조적인 본질은 같다-에서 몇 쌍의 신혼부부가 차례차례로 만들어져 나오는 과정을 자세히 바라볼 기회를 갖는다면, 그것을 '공장'이라는 카테고리 속에 집어넣는 것을 아마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장으로서의 결혼식장, 혹은 '결혼식장'이라는 이름을 가진 공장의 원료는 말할 것까지도 없이 신랑과 신부라고 불리는 한 쌍의 남녀이며, 그 기계적인 추진력은 전문적 노하우와 손에 익은 서비스이며, 중심적 부가가치는 감동(혹은 좀 더 에누리해서 '정서의 고양')이며, 그 수요를 지탱하는 것은 세간 일반의 '관례, 상식, 습관'이다. 그렇게 해서 결혼식장에서는 오늘도 하나씩 하나씩 '세레모니(의식)'라고 하는 현란한 상품이 생산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는 이러한 '결혼식 공장'적 결혼식장의 현상을 결코 비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에 대하여 아이러니한 감정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마쓰도 다마히메덴에 대하여 예스도 아니고, 노우도 아닌, 말하자면 중립적인 입장에서 이 문장을 쓰고 있다.

 

'중립적인 입장'이란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1. 나 자신은 이 결혼식장에서 식을 올리지 않겠지만,

2. 이 결혼식장의 존재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입장을 말한다.

 

내가 마쓰도 다마히메덴에서 결혼식을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말은 매우 개인적인 이유에 의한 것이므로-요컨대, 나는 집회라는 것을 생리적으로 싫어한다-마쓰도 다마히메덴에는 아무런 책임도 없다. 나는 비교적 고집이 센 사람이라서,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타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일부러 하거나 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그래서 나 자신은 처음에(라고 할까, 지금의 아내와) 결혼할 때도 식 같은 것은 올리지 않았고, 또다시 결혼을 한다고 해도(아하하!), 마쓰도...든 어디에서든 결혼식을 올릴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그러한 나도-편협된 성격을 가진 산양자리의 소설가도-결혼식 산업이 왜 이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가 하는 이유는 어느 정도 이해 할 수 있다. 결혼식 산업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이유는-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원하고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레모니를 필요로 하고, 그것에 수반되는 일종의 감동을 구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결혼식이라는 것은 그러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이 구하고 있는 것은 참다운 감동이 아니다. 그들이 구하고 있는 것은 시작이 있고 중간이 있고 끝이 있어서, 적당히 그 기능을 수행해 주는 파악이 가능한 감동인 것이다.

 

요컨대, 그것이 바로 세레모니라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입구가 있고 출구가 없는 감동도 있고, 출구가 있고 입구가 없는 감동도 있다. 사람들을 압도해버리는 감동도 있으며 남에게 오줌을 싸게 만드는 감동도-아마-있을 것이다. 그러나-구태여 말할 것까지도 없다고 생각하지만-사람들은 결혼식장에서 그러한 파악이 불가능한 종류의 감동을 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일 거기에서 압도적인 감동이 종종 발생해서 그때마다 참석자들이 바닥에 엎드려서 울음을 터뜨리거나, 신부가 웨딩드레스에 오줌을 흘리거나, 신부의 아버지가 너무 감격한 나머지 나이프로 신랑의 목을 잘라버리거나 한다면, 이 세상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릴 것이다. 그러한 종류의 감동은 결혼식장에는 불필요한 것이다.

 

사람들은 결혼식이라는 의식에서 감동도 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그러나 눈물을 흘린다 해도 그 눈물은 일정 시간 안에 수습되도록 되어있다. 왜냐하면, 극 감동은 야구에 럭키세븐이 있고, 햄샌드위치에 피클이 곁들여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의식의 한 과정에 부수된 것이며, 결코 과정 자체를 능가하지 않도록 미리 프로그램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적당하고 파악이 가능한' 감동이고,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에 금전으로 매매하는 것도 가능한 것이다. 아마 이러한 발언은 시니컬한 눈으로 '다마히메덴'(멋진 이름이다)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대신문의 엘리트 칼럼니스트가 빈틈없는 문장으로 '화려하고 연출이 과다한' 결혼식장을 놀려대는 냉소적인 눈으로 그것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만일 이러한 표현을 용서해 준다면 '서민')은 자신이 고하는 것을 스스로의 돈을 내고 손에 넣고 있다-그것이 뭐가 잘못되었다는 것인가? 좀 더 파고 들어가면, 결혼식의 어디까지가 옳고, 어디서부터가 불필요한 것인가? 어디까지가결혼식의 핵심이고, 어디서부터가 부속물인가? 어디까지가 우아하고, 어디서부터가 쓰레기란 말인가? 그리고 누구에게 그것을 판단할 권리가 있단 말인가?

 

나는 잘 모르겠다. 잘 모르기 때문에 판단을 회피한다.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독자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기로 하겠다.

 

 

 

사례 연구

 

신랑: 스즈키 지카라(26)

신부: 누마쓰 미도리(23)

 

스즈키는 지바 현 마쓰도 시 출신이고 부친은 마쓰도 역 앞에서 동물병원을 개업하고 있다. 스즈키는 차남이고 친척들 대부분은 지바 현에 거주하고 있으며, 작은 아버지는 마쓰도 시의 시의원이다. 호세이 대학 법학부를 졸업한 뒤, 모 일류 석유회사에 취직, 영업부에 재직 중이다. 월급은 약 28만 엔. 현재는 본가 근처에 1 DK(주방 겸 식당이 딸린 방-역주) 맨션(집세 4 8,000)을 얻어서 살고, 마루노우치까지 지요다선으로 출퇴근하고 있다.

 

취미는 음악 감상과 드라이브(자동차는 이스즈 제미니0 인데, 주말에는 대개 자동차를 타고 교외로 나간다. 음악은 아리스와 배리 매닐로우, 책은 추리소설을 여배우는 이시하라 마리코를 좋아한다. 대학시절에는 같은 서클의 후배 여학생과 사귀었으나, 졸업한 뒤에 헤어지고, 그 이후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로 지바 시내에 있는 핑크 무드의 터키탕에 다녔다. 패션 헬스(야한 차림의 여종업원이 나오는 헬스클럽-역주)는 마음이 가라앉지 않아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은 180만 엔.

 

누마쓰 미도리. 시즈오카 현 야이즈 출신. 부모는 편의점을 경영하고 있다. 오빠 두 명을 가진 3남매로 큰오빠가 가업을 이어받고, 둘째 오빠는 후지 텔레비전에 근무한다. 쇼와 여자 전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중견 광고 프로덕션에 취직했으나, 상사와의 인간관계 때문에 반년 만에 그만두고, 현재는 긴자에 있는 화랑에 근무하고 있다. 월급은 21만 엔. 저축액은 230만 엔(그중 150만 엔은 부모에 의한 적립금이다). 요요기 우에하라에 살고 있다. 구독하는 잡지는 [클래식], [앙앙], [다카포].

 

처녀성 상실은 19세 때, 스키장에서 알게 된 게이오 대학생과. 그 뒤, 21세가 된 가을에 화랑에서 알게 된 39세의 유부남과 깊은 관계를 갖게 되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결국 반년 만에 헤어졌다.

 

 

 

이상과 같은 두 사람이 이 넓은 세상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어 결혼을 약속하고, 마쓰도의 '다마히메덴'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데까지 도달했으니, 세상은 재미있...지 않은가? 요컨대 흔히 있는 이야기이다. [트리스탄과 이졸데]같은 것과는 엄청나게 다르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은 어떻게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는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개중에는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야기의 본 줄거리와는 관계없지만, 사태의 개략을 간단히 소개하기로 하겠다.

 

스즈키 지카라가 누마쓰 미도리를 처음 만난 것은 1985 9월의 일이다. 지카라의 상사가 미도리가 근무하는 화랑에서 유화 그룹전을 열고 지카라는 그 접수를 돕기 위해서 동원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지카라는 첫눈에 미도리가 마음에 들었다. 미도리는 키가 크고 스타일도 좋고 옷차림도 세련돼 보였다. 굉장한 미인은 아니지만 눈이 아름답고 이가 고르고 예쁘다.

 

미도리도 지카라가 싫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약간 땅딸막하고 넥타이의 무늬도 형편없었지만, 친절하고 진지해 보이고 그다지 웃기지 않은 농담을 하는 것도 귀여웠다.

 

이런 연유로 두 사람은 몇 번인가 데이트를 하고, 영화를 보거나 술을 마시거나 하고, 그러고 나서 요요기 우에하라에 있는 미도리의 맨션에서 첫 섹스를 했다. 12 4일의 일이다.

 

결혼을 제의받았을 때 미도리는, '자아, 어떻게 한다?'하고 조금 망설였다. 지카라를 좋아하기도 하고 좋은 결혼 상대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좀 더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도 있고, 게다가 지카라는 결코 그녀가 좋아하는 타입의 남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석유 회사라는 것도 너무 박력이 없어서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미도리는 지카라와 결혼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사귄 남자들 가운데서 지카라 만큼 미도리를 편하게 해주는 남자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사람을 놓치면 두 번 다시 이런 상대를 만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좋아요"

 

하고 미도리는 조그만 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지카라의 벌거벗은 가슴에 살며시 몸을 가져갔다(이런 장면을 묘사하는 것은 꽤 곤란하다). 그리고 새해가 찾아왔다. 3 31, 흐린 일요일 오후, 지카라와 미도리는 마쓰도 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마쓰도 다마히메덴'으로 향했다. 예식장 예약을 하러 가는 것이다. 걸어가면서,

 

"XXX에서 참 좋았어. 어젯밤 그 XXXX였기도 하고..."

"어머, 싫어요! 호호호, 당신도 XXX였는걸요."

 

식의 야릇한 대화가 오고간다. 길가의 소들도 젊은 두 사람의 모습을 신기한 듯이... 라는 것은 거짓말이고, 마쓰도에는 소 같은 건 없다. 아마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두 사람이 마쓰도 다마히메덴을 식장으로 선택한 것은 그곳이 지카라의 본가에서 가까워서 편리하기 때문이다. 도시 여성 취향인 미도리는, '도심의 호텔 쪽이 좋을 텐데' 하고 생각하고 그렇게 말했으나 결국은 타협하기로 했다. 많은 현명한 여성들의 예에 따라, 그녀도 역시 위대한 현실주의자에로의 길을 걷기 시작하고 있어서, 지카라가, "도심의 호텔이라는 것은 거의가 이름값뿐이라고. 그런 허세를 부려보았자 아무런 의미도 없어. 우리들은 연예인이 아니니까"라고 말했을 때, "그것도 그렇네요"하고 고분고분 따르고 말았던 것이다.

 

그리고 [앙앙]지에서 스타일리스트 일을 하고 있는 친한 친구로부터, "지금 '다마히메덴'의 변칙 스타일이 신세대들에게 대환영을 받고 있어"하는 이야기를 들은 것도, 그 재빠른 타협이 가능했던 원인 중 하나였다.

 

결혼식의 총예산은 약 250만 엔이라는 것이 두 사람의 속셈이었다. 신혼여행(하와이)까지 포함해서 300만 엔으로 끝내고 싶었다. 비용은 두 사람은 저축에서 지출하게 되겠지만, 그 가운데 절반은 축의금으로 충당할 수 있을 것이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초대 손님은 약 80, 10월의 토요일이나 일요일이라는 것이 두 사람의 희망이자만 과연 그날이 비어 있을까요?

 

결혼식의 예약 및 상담 코너는 마쓰도 다마히메덴의 지하층에 마련되어 있었다. 넓은 플로어에는 의상이니 답례품이니 음식의 견본이 빽빽이 진열되어 있어서 어딘지 모르게 '결혼 견본 시장'같은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식장을 예약한 손님은 여기서, '의상은 이것, 음식은 저것'하는 식으로 눈으로 직접 보고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은 대단히 편리한 시스템이며, 그리고 상담을 하러온 손님의 기분을 고양시키는 효과도 있다.

 

상담 카운터에서 지카라와 미도리의 상대를 해준 것은 아라키 씨라는 젊은 담당자였다. 곤색 블레이저 코트를 단정히 입고, 태도도 상냥하고 친절했다.

"? 결혼하고 싶다고? 그런데 예산은 어느 정도냐?"하는 식으로는 절대로 안 된다.

 

아라키: -10 12일 일요일이 희망하시는 날짜라고 하셨지요? 인원수는 80명이고... 잠깐 기다려 주십시오.(예정표를 체크한다) , 괜찮습니다. 가장 넓은 경운실이 비어있습니다."

지카라: , 잘 됐네요. 10월의 일요일이고 대길일이라서 가망이 없을 줄 알았는데요.

아라키: 다만 시간이 오전밖에 비어 있지 않아서요. 열 시 반에 예식, 열한 시 반부터 피로연이고 두 시간 반 만에 끝내야 하는데요...

지카라: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미도리: 그래요, 할 수 없지요. 야이즈에서 오는 손님들은 힘이 들겠지만요.

지카라: 어쩔 수 없지. 그럼, 그렇게 결정하겠습니다.

아라키: 감사합니다. 10 12, 스즈키 가와 누마쓰 가, 양가의 결혼식을 '경운실'에서 거행하기로 하겠습니다. 하는 식으로, 이 애기는 조직적으로 진행되어진다. 우선 먼저 결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날짜이다. 날짜와 피로연 초대객의 인원 수. 이것이 분명하지 않으면 홀 예약도 할 수가 없고, 이야기는 전혀 진척되지 않는다. 당연한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첫 상담은 길흉일 조견표를 한 손에 들고 진행하게 된다. 방이 정해지면 다음에는 예식에 대한 상의를 한다. 마쓰도 다마히메덴에는 신전식(일본의 전통 신앙인 신도식으로 하는 결혼식-역주)의 식장은 안에 있지만, 교회식과 불교식을 희망하는 사람은 밖에서 식을 끝내고 피로연장으로 돌아오게 된다.

 

미도리: 신전식으로 하면 되죠?

지카라: 번거로우니까 신전식으로 해버립시다. 조로아스터 교식은 없지요?

아라키: ?

지카라: 아니, 농담입니다.

이렇게 해서 예식도 결정되었다.

 

여기서 아라키 씨는 두 사람에게 일정표를 건네준다. 드디어 이야기가 세밀한 사항으로 진전되어가는 것이다. 우선 청첩장.

 

지카라: 청첩장이라...청첩장은 대체로 모두 여기에서 해주는 겁니까?

아라키: 그렇습니다. 거의 대부분 우리 쪽에서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집안에 인쇄 관계자가 계실 경우에는 별도지만, 그렇지 않으면 언제까지 저희에게 맡기실지 아닐지에 대한 회답은 해주신 다든가, 그런 수순이 있어서요...

지카라: 집안에 인쇄관계자요?

미도리: 우린 없는데요, 당신 쪽은요?

지카라: 우리도 없는 것 같은데.

 

그래서 청첩장 제작은 다마히메젠에 의뢰했다. 청첩장을 만드는 것은 예식을 올리기 2개월 전이니까, 자세한 협의는 그때 하면 된다. 그러고 나서 드디어 견적으로 들어간다.

 

아라키: 우선, 음식 말인데요(하고 견본책을 뒤적인다), 이것은 일본식으로 6,000엔짜리입니다.

미도리: 좀 초라하지 않을까요?

지카라: 도미가 들어갔으면 좋겠는데.

미도리: 조금 더 비싼 걸로...

아라키: 그럼, 이쪽이 8,000엔짜리입니다.

지카라: 거기도 도미가 없군요.

미고리: . 여기 있어요, 도미가!

지카라: 정말! 도미가 있군.

아라키: 이것은 1만 엔짜리 코스입니다.

지카라: 그럼, 그 정도 선으로...

미도리: 우와, 이건 굉장하네요.

아라키: 그것은 최고급 요리로 7,000엔짜립니다.

미도리: , 새우, 도미, 생선회...

지카라: 이런 것까지는 필요 없어. 도미만 있으면 된다고.

아라키: 그럼, 1만 엔짜리로 결정하시겠습니까?

지카라: 정말로 도미가 나오는 거죠?

아라키: 틀림없이 나옵니다.

 

이래서 음식은 결정되고, 내용은 도미의 꼬리머리가 붙은 것. 큰새우, 생선회, 튀김, 생선 구이, 조림 샐러드, 계란찜, 수프, 엘론 등이다. 그러나 식사만 내놓으면 손님이 좋아할 리가 없다. 피로연과 꽃놀이에는 술이 나오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아라끼: 샴페인, 맥주, 정종, 주스, 아무것이나 실컷 드시고 1인당 1,600엔이 되겠습니다.

지카라: 그러면 1,600엔이 80명이니까...

아라키: (계산기를 두들기고 나서) 12 8,000엔입니다.

지카라: 그럼, 그렇게 해주십시오.

아라키: , 거기에는 위스키가 들어가 있지 않기 때문에, 위스키를 희망하실 경우에는 별도로 계산을 하게 됩니다.

미도리: 위스키는 필요 없지 않을까요?

지카라: 하지만 지쿠라에 사는 아저씨는 거의 알코올 중독자니까.

미도리: 그럼, 할 수 없군요.

지카라: 위스키를 세 병 정도 첨가시켜 주세요.

아라키: 알겠습니다. 식사와 술은 그것으로 결정하겠습니다. 80명이시니까 원형 테이블 열 개 정도면 될 것 같습니다.

지카라: 알아서 해 주세요.

아라키: 캔들은 하트 모양으로 하시겠습니까?

지카라: (미도리에게) 어떻게 할까?

미도리: 아무래도 좋아요...

지카라: (아라키 씨에게) 모두들 그렇게 합니까?

아라키: 일단 보통은 모두들 하시지요. 가끔 하지 않는 분도 계시지만요.

지카라: 그럼, 합시다. 남들 하는 것처럼.

아라키: , 그럼 축하 촛불 8,000엔 하고... (쓱쓱 하고 견적서에 볼펜으로 금액을 기입한다). 그리고 사회는 어떻게 합니까? 저희들 쪽에서 준비를 할까요, 손님 쪽에서 준비를 하시겠습니까?

지카라: 글쎄요, 사회료라는 것은 얼마나 됩니까?

아라키: 4만 엔입니다.

지카라: 와타나베가 잘 한다고 하던데.

미도리: 하지만, 그 사람은 입이 걸어서 무슨 소리를 할지 모른다고요.

지카라: 그럼, 그쪽에서 준비해주세요.

아라키: 프로 사회자니까 아주 잘 합니다. 그러면 4만 엔이고.. (쓱쓱)전자 오르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지카라: 전자 오르간은 필요 없어요.

미도리: 그래요, 별로 소용없어요.

아라키: 그리고 연출 효과료라는 것을 받고 있습니다만, 그게 5 5,000엔입니다.

미도리: 연출 효과료라뇨?

아라키: 연출 효과료라는 것은, 환타지아라고 해서 드라이아이스 연기라든가, 음향 믹서라든가, 가라오케, 미러 볼(작은 거울을 많이 단 조명등-역주), 메르헨... 이런 것들을 몽땅 포함해서 세트당 5 5,000엔을 받습니다. 물론 개별적으로 선택할 수도 있지만 세트로 하면 훨씬 싸지니까요.

미도리: 메르헨이 뭐죠?

아라키: -, 두 분 어렸을 때 사진을 슬라이드로 비추면서 나레이션을 곁들이는 겁니다.

지카라: 내친 김에 다 해버리지요. 5 5,000엔짜리로 해주십시오. 세세한 건 잘 모르겠으니까.

아라키: 그리고 곤돌라의 사용료에 관해서는 방의 좌석 수대로 받게 됩니다. 한 사람당 보통 100엔 정도 비싸집니다.

지카라: 곤돌라라뇨?

아라키: 옷을 갈아입은 신랑과 신부가 곤돌라를 타고 천장에서 스르륵 내려오게 되는 겁니다. 모두들 깜짝 놀라지요.

지카라: 그야 물론 깜짝 놀라겠지요. (미지와의 조우)겠군요, 정말!

지카라: ...(그야 당연하지).

아라키: 그리고 꽃입니다. 싼 것에서부터 진주, 루비, 에메랄드, 다이아몬드의 세트로 되어 있습니다.

지카라: 왠지 점점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하는군요. 그것들은 어디가 다릅니까?

아라키: 우선 꽃의 양이 다릅니다.

미도리: 꽃의 종류는요?

아라키: 대개가 카네이션입니다. 카네이션이 아니면 볼륨감을 낼 수가 없습니다. 장미나 그 외의 것도 만들 수는 있습니다만, 카네이션과 같은 수를 사용해도 볼륨감이 없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활짝 핀 장미꽃만 쓸 수는 없어서요. 역시 봉우리 쪽은 좋은데, 그렇게 하면 아무래도...

지카라: 제일 비싼 다이아몬드라는 것은 어떤 식입니까?

아라키: 그 경우에는 카네이션이라도 시보리 카네이션을 사용하고, 그밖에 카틀레야를 곁들여서, 그러니까 테이블이 이렇게 있지요, 그러면 메인을 놓고, 양 사이드에도 놓을 수 있습니다. 가장 싼 세트는 이렇게 드문드문 놓여지는 느낌이지만, 그것이 비싸질수록 쭉 연결되듯 이어지는 것입니다. 겉보기에 우선 상당히 차이가 납니다. 특히 손님께서는 가장 넓은 방이라서, 싼 세트를 놓으면 오히려 초라하게 보이지요.

지카라: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이 에메랄드 5만 엔짜리로 해야겠네.

미도리: 그래요, 초라한 건 싫으니까.

아라키: 알겠습니다. (쓱쓱) 그리고 청첩장은 몇 장정도 만드실 생각입니까?

미도리: 오지 않을 사람도 계산해서 여분으로 만들어야 되나요?

아라키: 아닙니다. 그런 일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의례적으로 보내는 것을 빼놓으면, 참석 불참석의 예상은 대충 할 수가 있으니까요. 요컨대, 확인하기 위해서 보내는 것이나 같습니다. 그래서 부부인 경우에는 한 통이면 됩니다. 그러면 80명분의 피로연이 대략 10명가량은 줄여서 계산되니까 70매 정도면 될 것 같은데요. 청첩장도 종류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1장당 360엔입니다.

 

지카라: 잘 모르겠으니까 알아서 해주세요.

아라키: 알겠습니다. (쓱쓱, 쓱쓱 하고) 다음은 의상입니다만,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미도리: 역시 우치가케가 좋겠죠?

지카라: .

아라키: 갈아입으실 옷은요?

미도리: 지금 유행은 어떤 건가요...?

아라키: 글쎄요, 유행이라고 할까요. 보통 후리소데에서 드레스로 바꿔 입으시는 분이 많습니다.

미도리: 그럼, 그런 식으로 해주세요.

지카라: 나는 몬쓰키 후에 턱시도를 입으면 되겠지요?

아라키: 그럼, 그렇게 하기로 결정하고, 의상 가격은 나중에 정하기로 하겠습니다.

미도리: 어째서요?

아라키: 가격차가 지나치게 심해서 다른 것은 먼저 결정하고 나서 하시는 편이...

지카라: 그것도 그렇겠군.

아라키: 의상 임대료가 정해져 있어서요. 우치가케, 후리소데, 드레스 해서... 가만 있자... 5 3,000, 남자 분 쪽은 두 벌에 8,000엔입니다.

지카라: 굉장히 차이가 나네요.

아라키: 이번에는 답례품 차례인데요, 케이크는 어떻게 할까요? 웨딩 케이크라고 해서 보통 3각형의 요 정도로 작은... 혹은 바므쿠헨 같은 것을 곁들이는 분도 있습니다만.

지카라: 바므쿠헨이라니, 어째 팔다남은 찌꺼기 같은 맛이 나잖아요.

아라키: 그럼 3각 케이크로 하고... 이것은 사람 수만큼 준비 하시겠습니까?

미도리: 그러죠.

아라키: 그리고 다음은 팥밥, 혹은 초밥 도시락은 어떻겠습니까?

지카라: 그런 건 필요 없잖아?

미도리: 최근에는 별로 안 하잖아요.

아라키: 지방에 따라서는 반드시 곁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분들도 계셔서요. 그 다음에는 떡이나 이런 만두입니다.

미도리: , 그 만두가 좋겠네요.

지카라: 이건 얼마죠?

아라키: 600엔입니다.

지키라: 이게 좋겠습니다. 그럼, 이것을 80개 준비해주십시오. 이런, 이것은 ''자가 들어가 있지 않네요.

아라키: 들어가 있지 않은 것은 400엔입니다. 크기도 약간 작습니다.

미도리: 헷갈리는군요.

지카라: 그래도 일생에 단 한번이잖아.

아라키: 그럼, 600엔짜리로 80. (쓱쓱) 답례품은 어떻게 할까요?

지카라: 그것은 나중에 보고 결정하겠습니다만, 일단 먼저 예산만 세워놓지요.

아라키: 답례품의 주류는 2,500, 3,000, 3,500엔짜리가 있으니까 그 가운데서...

미도리: 그럼 가운데 것... 으로 되겠지요?

지카라: 그렇게 하지. 그것이 부부는 한 개니까 전부 합쳐서 70개지요?

아라키: 3,000엔이 70개라. 보자기는 보통 것으로 해도 되겠습니까?

지카라: , 예 그렇게...

아라키:... 보자기는 70매 있으면 될 겁니다. 답례품과 같은 수로요. 그밖에 케이크와 만두만 가지고 가시는 분에게는 종이 봉지를 준비할 테니까요, 그럼, 다음에는 사진입니다.

미도리: 어머, 또 있어요?

지카라: 이것도 보통 힘든 일이 아니군 그래. 이야기만으로도 지치는데...

아라키: 사진입니다.

미도리: , , 알았어요.

아라키: 전체 사진은 예식 뒤에 모두 모여서 찍는 겁니다. 이것은 꼭 필요합니다. 이것은 컬러입니다. 그리고 두 분의 사진. 예식 때의 우치가케와 몬쓰키를 입으신 모습의 사진. 이것도 컬러로 하죠? 그리고 신부 혼자서...

지카라: 신랑 혼자 찍는 것은 없나요?

아라키: 없는 것은 아닙니다. 별의별 사람이 다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번에는 화장을 고치고 난 다음에 후리소데와 몬쓰키 차림의 두 분의 사진도 찍으시겠습니까?

지카라: 찍지요.

아라키: 신부 혼자 찍는 후리소데 차림은요?

미도리: 그건 필요 없어요.

아라키: 다음에, 옷을 갈아입은 다음의 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은요?

지카라: 그것도 별로 필요 없을 것 같은데요.

미도리: 나도 필요 없어요.

아라키: 알았습니다. 그러면... 단체 사진이 1 8,000엔이고, 그밖에는 각각 1 5,000엔이고, 3매가 한 세트니까 전부 합해서 6 3,000엔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꽃다발 증정하는 것이 있는데요.

지카라: 그런 건 안 하면 안 됩니까?

아라키: 글쎄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만, 모두들 하더군요. 우리들도 권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역시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서...

지카라: 흐음, 그럼 합시다. 남들처럼.

아라키: 꽃다발이 두 개. 그리고 들러리용 꽃다발은 어떻겠습니까? 들러리가 신랑과 신부에게 꽃다발 증정을 하는 것인데요.

지카라: 필요 없지 않을까?

미도리: 필요 없어요.

아라키: 다음에 신부님의 부케인데요, 이것은 생화와 조화가 있습니다. 생화라면 당일 식이 끝나면 친구분께 드립니다. 조화는 그대로 간직해 둘 수가 있고 방의 장식으로 쓰는 분도 계십니다.

미도리: 생화로 해주세요.

아라키: 생화라면 가격이 여러 가지 있습니다. 대체로 1만 엔에서 3만 엔 사이죠. 둥근 라운드 부케와 아래쪽으로 축 늘어지는 부케와...

미도리: 중간 것으로 해주세요.

아라키: , 2만 엔짜리 말이죠? 그리고 비디오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예식과 피로연의 비디오 말입니다만...

지카라: 글쎄요... 일생에 한 번이니까 찍겠습니다.

아라키: 피로연은 몇 시간 정도 비디오로 찍으시겠습니까?

미도리: 적당히 짧게 줄여주시면 좋겠어요.

아라키: , 중요한 장면은 생략할 수가 없으니까 90분은 필요할 겁니다. 축사도 모두 집어넣어야 하고 입장의 촛불 서비스도...

지카라: 그럼 그걸로 하죠. 그러면 얼마입니까?

아라키: 6만 엔입니다. 그리고 좌석 명찰입니다. 이것은 인원수만큼 필요하니까 1장에 100엔으로 80명분이 되겠군요. 그리고 방명록. 세트로 해서 싼 것이 2,800엔부터 있습니다. 축전장이나 연회장에서 돌리는 축하 메시지 판이 세트로 되어 있습니다.

지카라: 그것도 이 3,300엔짜리로 부탁합니다.

아라키: , 알았습니다. 남은 것은 서비스료가 8,000. 대충이 이 정도입니다. 의상은 별도로 하고요.

지카라: 지금까지 합계가 얼마나 됩니까?

아라키: 잠깐만 기다려 주십시오.

 

탁탁 탁탁(계산기 두드리는 소리) 탁탁 탁탁...

 

아라키: 지금까지 2 5 3,460엔입니다.

이런 식으로 끝없이 계속되지만 도무지 끝이 없기 때문에,

결국 별표와 같이 계산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드디어 결혼했습니다.

 

 

어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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