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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슬로우 퍼니쳐(Slow Furniture) 가구 디자인

chocohuh 2016. 6. 10. 10:32

대한민국의 가구 디자이너 7명이 그들만의 작품으로 다시 뭉쳤다. 2011년 슬로우 퍼니쳐 전을 시작으로 매해 새로운 가구를 선보이고 있는 작가들은 올해 파이브 메트리얼(Five Material) , , , , 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가졌다. 그들은 늘 함께하던 나무를 잠시 내려놓고 5가지의 낯선 재료를 선보였다. 5가지의 재료들은 생명 유지에 가장 필요로 하는 물()과 불(), 생활에 필요한 나무()와 쇠붙이() 그리고 이들을 품고 있는 흙()이다. 이러한 재료들이 서로 만남으로서 다양한 변화가 발생한다. 성질이 다른 물질들이 결합하면서 새로운 형태가 만들어지고 상생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무를 매만지던 손으로 새로운 재료를 다루면서 작가들은 새로운 세계로 나감과 동시에 또 하나의 지평선이 펼쳐진 셈이다. 가구에 세월이 쌓이듯 공방에는 먼지들이 쌓이고 손마디는 굵어졌다. 그만큼 7번째 전시를 앞둔 작가들의 어깨에도 세월이 고스란히 내려앉았다.

 

 

슬로우 퍼니쳐는 타임리스(Timeless), 유니크(Unique), 슬로우(Slow)를 기본 바탕으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먼저 타임리스는 시간이 흘러도 그 가치가 퇴색하지 않고, 그 시간의 무게만큼 가치를 가질 수 있는 가구를 만드는 데 주력한다. 또한 유니크는 작가의 색깔이 오롯이 묻어나는 가구, 어디에 있어도 만든 사람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가구를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슬로우는 나무를 선택한 작가들에게 필연적인 과정으로, 나무를 거스르지 않고 나무가 허락하는 시간을 따라 작업하는 것이다. 이렇듯 슬로우 퍼니쳐는 나무에 세월을 더하며, 일상에 잔잔한 여유를 안겨주는 참신한 디자이너들이다. 7명의 디자이너가 선보인 각양각색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Guardian Spirit, Walnut, Red Oak, Ash, Brass, 1565Wx395Dx470H, 고영규

 

2012년 서랍전 출품 히드라(Hydra) 연작과 유사한 구조로 만들어졌다. 작가는 나무의 부드러움에 황동의 은은한 화려함을 더해 강직하고 다부진 이미지 연출을 시도하였다. 은은한 컬러감과 단단한 디자인 구조가 작품의 생명력을 더해준다.

 

 

You Raise Me Up, Walnut, Paulownia, Silicone LED Light, 1205Wx105Dx105H, 고영규

 

작가는 이 작품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산을 오른다. 떠오르는 해를 바라본다. 나를 다시 세워 일으켜 본다. 나무와 LED조명이 차분한 조화를 이룬다. 침실이나 거실, 주방 등 여러 공간에 섬세한 분위기를 더해준다. 작가의 해석처럼 산 위에 해가 떠오르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한다.

 

 

Shelving Unit I: 불의 흔적이 남은, Red Oak, Walnut, 1200Wx320Dx1800H, 김명호

 

작가는 이 작품에 대해 나무에 불이 난다. 그렇게 불의 흔적으로 새롭게 태어난 나무. 부단한 변화를 통하여 발전을 모색한다. 라고 해석했다. 블랙톤과 은은한 나무의 미감이 조화를 이루며 무한한 감성을 뿜어낸다. 간결한 선과 색채가 작품에 기품을 더해준다.

 

 

Shelving Unit II: 쇠의 기운이 닿은, Red Oak, Steel, 1200Wx360Dx1800H, 김명호

 

쇠가 나무를 덮는다. 부드럽고 따뜻한 기운의 나무를 다스리는 단단하고 차가운 기운의 쇠. 치우치지 않는 균형을 통한 조화를 모색한다. 이 작품은 차가움과 따스함이 함께 공존한다. 쇠와 나무가 하나로 연결되며 작가의 해석처럼 안정된 균형감을 이루는 작품이다.

 

 

까만 나무, Walnut(Oxidized), Stainless Steel, 1500Wx300Dx1000H, 김선아

 

나무, 철에 물들다. 산화된 철이 호두나무를 까맣게 물들인다. 직선의 구조가 부드럽고도 포근하다. 날카로움은 온데 간데 사라졌다. 간결함 속에 우아한 여성의 자태가 나오듯이 작가의 섬세한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단 테, Walnut, Stainless Steel, 850Wx300Dx1300H, 김선아

 

단을 구성하고 있는 선들이 하나로 연결되며 테를 완성한다. 한단 한단 상승되며 연결된 선의 모양이 꽃 테의 형상을 이룬다. 나무와 철은 고유의 성질을 부추겨 서로를 드러낸다. 단 마다 나름의 감각을 갖고 있다. 유려한 선이 단의 질감과 한층 어우러져 색다른 즐거움을 자아낸다.

 

 

The Memory: 꽃불(花火), Entertainment Center & Cabinet, Cherry, 말린 벚꽃잎(Dried Cherry Petal), 한지, Lighting, 2700Wx450Dx1280H, 박연규

 

는 목생화(木生火)라 하여 상생 관계이다. 늘 다루던 , 불을 의미하는 는 조명, 나아가 꽃()으로 생각을 이어갔다. 엔터테인먼트 센터로서의 기능과 캐비닛의 용도로 전환이 가능하다. 거기에 안전등()의 기능은 덤이다. 조명과 캐비닛의 자유로운 변화가 이 작품의 특징이다. 한지를 사용하여 고상한 이미지가 더욱더 살아난다.

 

 

Cement Wood Stool, Rolypoly, Red Oak, Cement, 360Øx480H, 안형재

 

흙에 불을 더해 인간이 만들어낸 재료인 시멘트는 이제 우리 삶과는 떼어낼 수 없는 관계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그 회색의 덩어리는 그럴싸한 포장지와 칠로 항상 가려지고 숨겨져 왔다. 이제 나무의 도움을 받아 당당히 그 민낯을 드러내 보고자 한다. 버려진 위성 안테나와 버킷을 거푸집으로 사용하고 시멘트의 무게감을 이용한 오뚝이 스툴. 대지에 뿌리를 내린 나무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Cement Wood Bench, The Wave, White Oak, Cement, 1740Lx320Dx450H, 안형재

 

부드러운 곡선의 시멘트는 내 몸을 떠받치기에 충분히 단단하고, 직선의 강직한 참나무는 내 몸을 맡기기에 충분히 부드럽다. 회색빛 질감의 시멘트가 부드러운 곡선의 형태를 띠고 있다. 위를 떠받치는 참나무가 차가운 시멘트의 질감을 따뜻하게 감싸 안는다.

 

 

걸이, Cherry, Maple, Mirror, 420Wx20Dx1700H, 이경원

 

원목과 다른 소재가 만나는 작업을 통해 작위적이지 않고, 튀지 않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보여 지고 싶었다. 각 재료가 서로의 모자람을 채우는 과정에서 가구는 완성을 향해 걸어간다. 끌 작업에서 나무가 깎이는 모습을 형상화 했다. 깎여 나온 나무는 걸이가 되고, 깎여진 자리는 거울로 채운다. 세 개의 원목 패널이 열 개의 조각으로 쪼개졌다가 휘고, 깎은 다음 다시 하나로 만들어진다.

 

 

소반, Cherry, Walnut, Brass, 420Wx420Dx280H, 이경원

 

나무를 휘었을 때 되돌아가려는 힘이 작용한다. 그 힘에 금속이 대응하는 모습이 빛을 낸다. 소반의 받침대가 남다른 감각으로 다리가 되어주고 있다. 나무 사이에 구멍을 내어 바람과 소통할 수 있게 했다. 자연과 바람이 작품에 녹아들어 부드러운 조화를 이룬다.

 

 

주상절리, Red Oak(Carbonized), Fabric, 400Wx380Dx400H, 이양선

 

나무로 돌을 빚다. 제주도 해안가에 펼쳐진 주상절리의 한 기둥을 나무로 형상화하다. 4개의 모듈을 쌓아 올리고 풀어헤침에 따라 용도와 형태가 달라진다. 육각형 모양의 단면이 기다란 주상절리의 모습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다양한 소품으로 활용할 수 있어 다재다능한 작품이다.

 

 

Cross Table, Cherry, Red Copper, 1800Wx700Dx700H, 이양선

 

불편을 감수할 수 있는 아름다움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느낌을 준 의자, 매킨토시가 디자인한 힐 하우스 전체를 관통하는 크로스 패턴(Cross Pattern)을 테이블의 구조와 적동 상감에 적용한 테이블이다. 이들이 함께 놓인 다이닝 공간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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