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에 감각적인 그래픽을 더한 작업으로 주목받는 영국의 건축 디자이너 모라그 마이어스코프는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제품, 전시 기획, 사인 시스템, 건축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녀는 올해 쉰다섯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어느 때보다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매체가 무엇이든 그녀의 손길이 닿으면 마치 한바탕 축제가 열린 듯한 생동감이 더해진다.
네온 컬러, 조형적 패턴, 볼드한 타입이 주는 시각적 즐거움은 그만큼 강력하다. 그뿐만 아니라 그녀의 작업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글자는 내러티브(Narrative)를 형성하여 공간에 들어선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 그래픽을 경험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그녀의 시도는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영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 그녀의 이름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버밍햄 라이브러리 파빌리온( Birmingham Library Pavillion)을 제작하기 위해 두 명의 어시스턴트와 함께 스튜디오에서 핸드 페인팅 작업 중이다.
템플 오브 아가페(Temple of Agape)는 런던 사우스뱅크(South Bank)에서 열린 행사 사랑의 축제(Festival of Love)를 기념하는 설치물이다. 절대적인 사랑을 뜻하는 아가페(Agape)를 주제로 사람들이 지나다닐 수 있는 다리를 만들었다. 비계 파이프와 합판을 사용해 제작한 임시 구조물은 행사가 끝난 후 바로 철거되었다.
스윙 잇(Swing it)은 영국 웨이크필드(Wakefield) 오랑제리(Orangerie) 정원에 들어선 설치물이다. 그네를 흔들면 위에 연결된 알루미늄 패널이 움직이며 함께 놀자고 손짓하는 것 같은 광경을 연출한다. 웨이크필드가 과거 텍스타일 산업이 발달했던 곳이라는 것에 착안해 지역 주민과 함께 페이퍼 위빙(Paper Weaving) 워크숍을 진행하고 그 결과물을 그네 의자와 가벽 디자인에 적용하였다.
음악가 아버지와 텍스타일 디자이너 어머니 아래서 자라 어릴 적부터 그리고 만드는 것을 좋아했던 그녀는 로열 컬리지 오브 아트(Royal College of a Art) 재학 시절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전시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그의 무대 디자인 작업을 보고 공간 디자인에 눈을 뜨게 된 그녀는 조명, 가구, 인테리어 등 생활환경 전반에 그래픽을 입히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디자인 에이전시에서 일하던 그녀는 결국 스튜디오 마이어스코프(Studio Myerscough)를 차려 독자적인 작업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허 하우스(Her House)는 스튜디오 마이어스코프의 첫 번 째 프로젝트로 당시 살고 있던 집을 갤러리로 꾸며 직접 디자인한 조명, 식기, 소품을 선보였다.
뎁포드 프로젝트 카페(Deptford Project Cafe)는 1960년대 런던 남동쪽 라인을 운행했던 폐기차를 카페로 전환한 프로젝트로 뎁포드 지역의 역사적 배경을 담은 그래픽으로 내 외벽을 꾸몄다. 의자와 테이블, 조명 모두 그녀의 작업이다. 의자 위에는 앉는 행위와 관련된 재치있는 문구를 스텐실로 페인팅 하였다.
그녀는 건축가, 예술가와 함께 크리에이티브 단체 슈퍼그룹(Supergroup)을 구성해 작업의 규모와 스펙트럼을 넓혀왔다. 팀원을 존중하면서도 개인의 작업관, 스타일을 잃지 않는 균형의 자세가 최선의 결과를 끌어내는 비결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건축가와 협업하여 완성된 건물의 내 외벽에 그래픽을 입히거나 사인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녀의 작업은 건물과 상충하기보다 공간에 활력을 부여하고 사용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영국의 건축 사무소 올포드 홀 모나한 모리스(Allford Hall Monaghan Morris, AHMM)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설계 건축된 건물에 환경 그래픽을 맡아 진행하여 건물 그래픽에 참여해 영국 왕립 건축 학회(Royal Institute of British Architects) RIBA 건축상을 수상하였다.
웨스트민스터 아카데미(Westminster Academy)
킹스우드 아카데미(Kingswood Academy)
홀리 트리니티 스쿨 반즐리(Holy Trinity School, Barns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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