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헬싱키에서는 도시의 미래를 엿보기 위해 타임머신(Time Machine)이라는 주제로 약 200여개의 행사가 헬싱키 전역에서 열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상상할 수 있는 디자인 마켓, 페어, 세미나, 전시회뿐만 아니라 디자이너나 디자인 회사의 작업공간을 공개하고 이를 가이드 형식으로 둘러보는 쇼룸이라는 독특한 형태의 행사들까지 헬싱키는 말 그대로 디자인에 흠뻑 취해 있었다.
대표적인 행사 장소는 헬싱키 시내 근처에 위치한 L3 디자인 덕(L3 Design Dock)이다. L3 디자인 덕은 과거에 창고로 사용되었던 공간으로 현재 특별한 리노베이션을 거치지 않고 과거 모습 그대로 전시나 세미나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모던하고 경쾌한 단색의 북유럽 가구와 나무로 지어진 투박한 내부 공간 그리고 공간 밖으로 보이는 바다와 하늘의 변화 그리고 페리의 움직임의 조합이 예민하게 계산된 의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전시장의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L3 디자인 덕 뿐만 아니라 과거에 케이블 공장으로 사용되었던 케이블 팩토리(The Cable Factory)와 핀란드 국립 박물관(The National Museum of Finland), 그리고 헬싱키 시내 곳곳에서 다양한 디자인 행사들이 열렸다.
L3 디자인 덕(L3 Design Dock)
L3 디자인 덕(L3 Design Dock) 전시장 내부에 마련된 카페
헬싱키 디자인 위크 오프닝 파티에 마련된 미래의 디자인 및 소재 전시 모습
L3 디자인 덕(L3 Design Dock) 전시장 내부 모습
프로그램 디렉터 하나 하리스(Hanna Harris)는 디자인은 이미 헬싱키가 발전하는 데 있어서 지속적으로 가지고 가야 할 부분이다. 올해 초부터 헬싱키는 유네스코 디자인 도시(Unesco City of Design)로 선정되었고 이는 앞으로 디자인의 역할을 더욱 강력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도시의 미래는 이번 축제에서 아주 중요한 주제 중 하나라고 말한다.
이와 같이 헬싱키는 2015년부터 유네스코 디자인 도시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지난 2012년에 디자인 수도로 선정된 이후 디자인의 역할과 디자인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각에 상당히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냈던 헬싱키는 이번에 유네스코 디자인 도시로 선정된 사건 또한 하나의 터닝 포인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이번 헬싱키 디자인 위크를 통해 이러한 터닝 포인트가 가지고 올 미래를 예측하고, 그 미래를 만들어 나갈 디자인의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디자인 드리븐 소사이어티(Design Driven Society)가 이러한 헬싱키 디자인 위크의 의도를 가장 잘 드러난 행사 중 하나였다. 디자인 드리븐 시트(Design Driven Cit)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영국 국립과학기술예술재단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디자인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도시와 국가의 시스템적인 문제를 파악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을 중심으로 이루어 졌다. 행사에서는 최근 영국에서 가장 명망이 높은 예술상인 2015 터너상(Turner Prize)에 지명된 젊은 영국 건축가 단체인 어셈블(Assemble)의 프로젝트가 소개되었다. 14명의 젊은 건축가로 구성된 어셈블은 팝업 영화관을 만들고 지역주민들의 집을 리노베이션 하는 등 건축가적인 발상으로 리버플(Liverpool) 교외지역의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예들은 앞으로 헬싱키의 교외지역을 개선시켜 나가는 데 많은 아이디어와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토론, 프레젠테이션, 워크숍이 진행되고 다양한 분야의 디자이너들이 활발하게 토론에 참여하였다.
디자인 드리븐 소사이어티(Design Driven Society)에 참석한 디자이너들
디자인 마켓의 헬싱키 시민들
헬싱키 시내 곳곳에서 열리는 디자인 행사들은 디자인 전공자뿐만 아니라 일반 헬싱키 시민들도 디자인 행사에 참여하고 세미나를 듣는 모습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디자인을 통해 시민들을 사회변화에 참여시키고 더 나은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은 디자인을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특히 디자인 마켓 오픈 30분 전부터 건물 바깥으로 길게 줄을 서고, 자신이 좋아하는 디자이너의 이름을 한두 명 정도 이야기 할 수 있고, 타임머신이라는 주제가 이들에게는 어느 정도 가능한 이야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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