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의 드로잉 아키텍쳐 스튜디오(Drawing Architecture Studio)에서 출판한 리틀 비트 오브 베이징(A Little Bit of Beijing)이라는 그림책을 소개하려 한다. 드로잉 아키텍쳐 스튜디오는 건축을 전공한 리한(李涵)과 브랜드전략,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후옌(胡妍)이 함께 운영하는 스튜디오이다. 현대 도시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민간의 건축물들을 관찰하고, 건축도면의 아이소매트릭(Isometric) 기법의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리틀 비트 오브 베이징(A Little Bit of Beijing 一点儿北京)은 드로잉 아키텍쳐 스튜디오가 2013년 출판한 그림책으로 2013년 상하이 신문출판국에서 실시한 중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으로 선정되었다. 리한과 후옌은 건축가들의 사용하는 방식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베이징에서 가장 핫한 패션매장과 음식점들이 밀집해 있는 싼리툰(Sanlitun 三里屯), 798 예술지구, 옛 건축이 보존되어 있는 골목 난뤄구샹(Nanluogu Xiang 南锣鼓巷)의 모습을 그려냈다.
이 책을 출판하기 위해 두 사람은 5년간 베이징이라는 도시를 기록하고 그려내고 내용을 편집했다. 책은 각각의 지역을 그려낸 3권의 책과 건축에 관한 설명과 비평이 있는 픽션 책 그리고 3장의 전경을 그린 포스터로 구성되어 있다. 3장의 포스터에는 세 지역의 전체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3D형식의 지도로 미로처럼 복잡한 묘사를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익숙한 도시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세 지역의 전경을 그려낸 포스터 외에도 각 지역에서 10곳의 지점을 선택해 좀 더 심도 있게 묘사해냈으며 각 지점을 다른 3가지 스타일의 그림으로 표현했다. 먼저 건축소묘 스타일로 캐드 프로그램의 해치 기능을 사용하고 흑백으로 렌더링 했다. 평면, 단면, 투시도 요소를 종합해 여러 다른 각도를 한 그림에 녹여낸 입체적인 그림이다. 두 번째는 중국식 만화인 연환화(连环画)로 미국 만화가 크리스 웨어(Chris Ware)가 보여주는 정투영(正投影)과 투시도 기법, 기계 등을 그리는 선묘법 화풍을 참조했으며 30개의 장소에 대해 각각 짧은 이야기와 신랄한 비평을 곁들였다. 세 번째는 예술 작품처럼 그린 그림으로 단순한 기록에서 벗어나 현장의 분위기에 예술적 요소를 가미했다. 구도, 색상, 인물, 배경 등에서 모든 페이지를 한 장의 작품 수준으로 그렸다.
책 곳곳에는 건축가 왕홍위에(王洪跃), 루원휘(鲁雯泋)의 필름 카메라로 찍은 사진작품도 넣어 사진과 그림 간의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느끼도록 했다.
난뤄구샹(Nanluogu Xiang)
베이징에서 가장 오래되고 잘 보존된 주거용 고건축이 밀집해 있는 후통 지역으로 원나라 때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난뤄구샹은 베이징에서 유명한 관광지역이 되면서 후통 양쪽 대부분은 상점, 음식점, 술집, 극장 등으로 개조되었다. 난뤄구샹 지역 자체의 범위가 넓고 중요한 건축물들이 분산되어 있어 그림에서는 지역 전체를 그려내지는 못했으며 주요 건축물들이 집중되어 있는 작은 범위를 기준으로 재구성했다. 실제로 존재하는 배경에 주요 건축물들을 교묘하게 결합하며 고밀도의 후통 지역 모습을 나타냈다. 그림의 색상은 중국 전통의 공필중채(工笔重彩,) 세밀한 표현과 강렬한 색상의 중국 채색화를 참고하여 즐겁고 활기찬 분위기로 표현했다.
난뤄구샹 두거 부티크 호텔(杜革精品酒店)
난뤄구샹 펑하오극장(蓬蒿剧场)
싼리툰(Sanlitun)
베이징 언더그라운드 문화를 대표했던 싼리툰 술집거리는 계획에 의해서가 아닌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공간이었다. 이곳에 상업 자본이 투자되면서 예전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했던 옛 술집들이 대부분 사라지고 베이징에서 가장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곳으로 변모했다. 그러나 다행히도 싼리툰 남42호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예전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 1980년대 지어진 6층짜리 허름한 건물에는 1~2층은 술집, 음식점, DVD가게, 문신가게, 옷가게 등이 입주해있고 3~6층은 주거용으로 쓰이고 있다. 이곳에서 외국인들과 패셔니스타, 편한 차림의 사람들이 자유롭게 섞여 국제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맞은편에 있는 싼리툰 타이쿠(Taikoo)와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편안하고 생활의 정취가 느껴지는 모습으로 남아있다.
싼리툰 국수집(三里屯面馆)
싼리툰 유스호텔(三里屯青年酒店)
798 예술지구
베이징을 대표하는 798 예술지구는 그림을 통해 건축뿐만 아니라 건축 내외부의 도시 생활을 담았다. 건물, 도로, 광장, 녹지 외에 가구, 기계설비, 광고판, 전시품 심지어 그릇까지 화면에 포함시켰다. 798 예술지구 내에서는 초기에 형성된 건물들과 새로 개발된 지역이 서로 다른 분위기를 내며 공존하고 있는데 그림에서는 가능한한 객관적이고 세밀하고 빠르게 변모하는 복잡하고 다채로운 798 예술지구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다.
798 예술지구 동팡커피숍(洞房咖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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