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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유니언 와인 캔(Union Wine Can)

chocohuh 2014. 5. 29. 09:55

유니언 와인사는 언더우드(Underwood)라는 기존의 와인 브랜드에 대한 약간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2005년 오리건(Oregon)주에서 문을 연 이래, 와인에 대해 꾸밈없이 단순한 접근법을 취해왔는데, 소비자에게 이러한 메시지를 보다 분명히 전달할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브레인스토밍 방식의 열띤 회의를 통해 핑키스 다운(Pinkies Down)이라는 슬로건을 정하고 과감하게 새로운 방식을 도입하였으니, 바로 와인을 캔에 담아 출시하는 것이었다.

 

 

유니언 와인의 설립자 라이언 함스(Ryan Harms)는 좋은 맥주를 많이 먹어봐야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맥주 캔을 손에 쥐었을 때의 감촉과 그 간편한 휴대성을 좋아하지만, 캔 와인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리브랜딩 회의를 열기 전까지 그는 직원들과 함께 자사 제품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의한 결과, 와인의 풍미를 살리는 한편, 마시는 방법에 있어서도 편리함을 꾀하기로 하였다. 산간 오지로의 스키 여행에도 함께할 수 있는 와인, 오리건 주에서 가장 높은 후드 산(Mount Hood)을 등반할 때도 배낭 속에 넣어갈 수 있는 와인을 선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등장한 해법이 캔을 와인 용기로 사용해 보자는 것이었다.

 

 

 

 

캔 와인의 생산은 운신의 폭이 제한된 까다로운 작업이었다. 와인 생산에는 규제가 따르며, 캔 와인은 특정한 크기의 용기로만 판매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라이언 함스는 맥주 캔 같은 모양과 느낌으로 캔에 와인을 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친근감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에너지 음료 류의 홀쭉한 캔보다는 맥주 캔이 크기 상 손에 쥐었을 때 훨씬 흡족한 느낌을 준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평균 350밀리리터의 맥주 캔이 상점 진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정해진 용량을 넘어선 안 된다. 반면 유니언 와인 사에게 필요한 것은 375밀리리터를 담을 수 있는 캔이었다.

 

 

유니언 와인의 제품 용기 및 포장 디자인은 스토리 매뉴팩처링(Story Manufacturing)사가 맡고 있다.

 

마시기 전에 특별한 조치를 요하는 와인 본연의 문제도 해결해야 했다. 공기와의 접촉면을 늘리기 위해 디캔팅을 해야 하는 와인도 있고, 특정 형태의 유리잔에 따르거나 일정한 연차가 되어야만 최고의 맛을 내는 와인도 있기 때문이다.

 

 

 

 

 

사업가이자 와인 제조자인 함스는 자신의 양조 기술을 훼손해가면서까지 사업적 구상을 추진하고 싶진 않았지만, 편리한 캔 용기에 대한 바람 역시 간절했다. 결국 그는 다른 길로 우회하지 않고 자사의 와인을 캔에 맞게 조정하는 방법을 택했으며, 캔 용기에 적합하지 않은 와인은 모두 배제하였다. 캔에 담긴 와인들은 디캔팅이 필요 없는 것들이며, 5년을 묵혀야 제대로 맛을 내는 와인도 아니라고 함스는 말한다. 그런 식의 요건이 따르는 와인을 캔에 담아 파는 건 정말 몹쓸 짓이다. 유니언의 캔 와인은 맛이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모두 과일 향이 나는 신선한 와인들이다.

 

 

유니언 와인의 오리건 피노 누아(Oregon Pinot Noir) 레드 와인은 타닌 성분이 많지 않아 캔 와인으로 안성맞춤이다. 피노 그리(Pinot Gris) 화이트 와인은 산도가 조금 더 높으며, 마찬가지로 신선한 과일 향이 난다. 이들 와인에게 또한 유니언 와인이 적극 다가가고자 하는 새로운 와인 고객들에게 캔은 훌륭한 용기라고 말할 수 있다.

 

 

포틀랜드의 피스트 푸드 앤 와인(Feast Food and Wine) 축제에서 유니언 와인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캔 와인 시음 행사를 펼쳤다. 캔에 담긴 와인은 깡통 냄새가 날 거라는 전문가들의 우려와 달리 시음에 참가한 일반인들은 무척 만족 해 했다.

 

하지만 당시의 캔은 일반적인 맥주 캔 크기였고, 캔 와인을 상점에 납품하기 위해서는 캔을 약간 크게 만들어야 한다. 현재 유니언 와인은 오리건 지역의 캔 제조업체 스토리 매뉴팩처링(Story Manufacturing)사를 통해 와인용 캔을 제작함으로써 생산비 절감 효과까지 거두고 있다. 라이언 함스는 맥주 캔보다 약간 큰 자사의 와인 캔이 소비자들에게 너무 낯설게 느껴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현재 유니언 와인 사가 고려중인 또 하나는 와인 캔의 내벽을 과일 주스용 캔과 동일한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선 함스는 그런 처리 방식이 와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인지부터 철저하게 확인할 생각이다.

 

몇 가지 세부적인 문제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함스는 지난 피스트 축제에서 들은 한 시음자의 평가에서 위안을 얻었다. 캔 와인과 병 와인을 건네받은 70대의 노부인이 캔 와인을 선택하며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이걸로 하겠어요. 골프 치러 갈 때 정말 좋겠는데요.

 

http://www.unionwinecompany.com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