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로 다른 두 브랜드의 전략적 협업인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 빈번하게 이루어짐에 따라, 기업들은 시각적이고 물리적인 결합을 보였던 초기 형태와의 차별화를 위해 서비스 영역에서의 콜라보레이션을 시도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완벽한 파운데이션을 찾아주는 서비스인 세포라 + 팬톤 컬러 IQ(Sephora + Pantone Color IQ)는 미용 소매업의 선두 브랜드인 세포라(Sephora)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색채 전문기업 팬톤(Pantone)이 단순 결합을 넘어선 융합으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서비스의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소비자는 세포라 매장에서 팬톤의 색상 측정기술이 적용된 휴대용기기를 통해 자신의 피부를 측정하고 공식적인 팬톤 피부색(Pantone Skin Tone) 고유번호를 지정받는다. 소비자는 그 번호를 이용하여 세포라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1,000여 개의 파운데이션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지난해 여름부터 미국 뉴욕과 샌프란시스코의 세포라 지점에서 시범적으로 시행되었고, 대대적인 이벤트와 함께 미국과 캐나다의 많은 매장에서 공식적인 서비스를 시작하였다. 또한, 세포라는 연내 북미 300여 개 세포라 매장에서 이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여러 인종이 존재하고 인종 간 결합까지 고려하면 사람들의 피부색은 얼굴 생김새만큼이나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인종이라 하더라도 홍조를 띠는 사람, 노르스름한 피부를 가진 사람 등 미세하게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있다. 파운데이션이란 가루분을 기름에 섞어 고체나 액체의 형태로 만든 것으로 얼굴 전체에 펴 발라서 피부의 색감을 조정하고 잡티를 가려주는 효과가 있는 화장품을 가리키는데, 화장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에게 꼭 맞는 파운데이션을 찾기 위해 애를 먹었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영국의 약국 체인인 부츠 UK(Boots UK)의 조사에 의하면 약 78%의 영국 여성이 더 나은 색상 매치의 파운데이션을 찾는다면 그 제품으로 바꿀 의사가 있다고 한다. 이 결과는 여성들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 않음을 나타낸다. 메이크업 전문가들은 파운데이션을 고를 때 자연광 아래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색상을 고르라고 권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장 안에서 제품을 발라보고 건물 밖에 나가서 확인해 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노련한 전문가라도 매장 내 조명이나 다른 요인들로 방해를 받는다면 정확한 제품을 추천하기가 쉽지 않다.
세포라의 선임 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인 마가리타 아리아가다(Margarita Arriagada)는 세포라 + 팬톤 컬러 IQ 서비스는 세포라의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놀라운 과정이라고 말하며, 이것을 시작으로 또 다른 기술의 적용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 기기는 얼굴의 세 부분(이마, 뺨, 턱선 혹은 목)의 색상을 측정하고 평균값을 계산하여 팬톤 피부색 고유번호(Pantone Skin Tone Number)로 나타낸다.
장치는 매장 내에 무선인터넷으로 연결된 아이패드(iPad)로 번호를 전송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직접 아이패드에 수치를 입력하면 세포라 데이터베이스(Sephora’s Universal SkinTone Library)에 등록된 1,000여 개의 다양한 파운데이션 중에서 자신의 피부색에 맞는 10~40개의 해당 제품을 보여준다. 소비자는 그중에서 본인의 피부 타입(지성, 중성, 건성) 중 선호하는 파운데이션의 질감, 자외선 차단지수, 화장품의 성분 등을 고려해서 범위를 좁혀가며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걸러낸다.
왼쪽의 탭을 이용해서 밝기, 색감 등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또, 아이패드를 통해 피부 측정 결과를 자신의 이메일로 보내서 나중 구매에 활용할 수도 있다. 만약 나에게 맞는 색상의 파운데이션을 사용하고 있으나 다른 제품을 알아보고 싶을 때, 혹은 이 서비스를 받기 어려운 지역에 살고 있으면 홈페이지나 세포라 애플리케이션에 현재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입력하여 온라인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세포라 + 팬톤 컬러 IQ(Sephora + Pantone Color IQ) 시스템은 팬톤의 캡슈어(Capsure) 기기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졌는데, 캡슈어는 직물, 금속 등 거의 모든 표면의 색상을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하여 10,000개가 넘는 팬톤 넘버 가운데 하나로 나타내주는 측색계(測色計)이다. 이 기기는 사용법이 간단하고 휴대성이 좋은데다가 디자이너 사이에서 고유명사처럼 사용되는 팬톤 넘버로 색채를 읽어내기 때문에 패션, 실내장식, 산업, 그래픽 디자이너, 건축, 페인트 소매업자 등 관련 업계 종사자들에게 널리 쓰이고 있다.
2007년 10월 색채과학 및 기술연구, 그와 관련된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전문기업인 엑스 라이트(X Rite)가 팬톤을 인수하였고, 엄밀히 말해 이 기기는 엑스 라이트에 의해 개발되었다. 엑스 라이트의 캡슈어(Capsure)는 영국의 약국 체인인 부츠 UK(Boots UK)의 668개 체인에서 외부검증을 마치고, 2013년 6월 6일에 있었던 스위스에 기반을 둔 미디어 회사인 코스메틱 비즈니스(Cosmetics Business)의 2013년 혁신상을 받았다.
엑스 라이트 측은 화장품 업계에서 상을 받게 되어 영광이며 세계 여성들이 공통으로 가지고 있었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게 되어 기쁘고, 화장품 선택에 있어 높아진 소비자의 만족도는 투자한 가치와 보람을 느끼게 한다고 하였다.
분광 색차계(Spectro Colorimeter)라고 불리는 이 측정기기는 1.8초 동안에 27개의 이미지를 기록하고 이 데이터에 기초하여 110개의 팬톤 피부색 고유번호(Pantone Skin Tone Number) 중에서 나의 피부에 맞는 색을 찾아낼 것이다.
인종이 색상 매치의 유일한 고려사항이 아니라 피부색을 결정하는 많은 다른 요인(태양의 노출 정도, 주근깨, 피부상태, 멜라닌 색소 등)이 있기 때문에, 이 기기를 통해 피부의 미세한 색감(노란빛이 도는 따뜻함, 창백함, 중성, 복합성 등)에 대한 과학적인 접근이 가능해졌다. 또 이것은 리튬이온 건전지를 사용하여 장시간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들은 이 기기를 사용하기에 앞서 측정 30분 전에는 운동하지 말 것, 화학적인 방법 또는 센 강도로 피부표면을 벗겨 내지 말 것. 물을 많이 마시고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여 피부를 붉게 만드는 카페인을 적게 섭취할 것을 강조한다.
팬톤 피부색 가이드(Pantone Skin Tone Guide)는 인간의 실제 피부색을 과학적으로 측정하여 특별하게 만들어 낸 피부색 전용 색상 칩이다. 1Y01부터 4R15까지 110개의 피부색을 나타내는 4자리 수의 처음 두 자리는 색조를 나타내고 다음 두 자리는 음영을 나타낸다.
팬톤의 소비자 라이센싱 부사장(Vice President of Consumer Licensing)인 리사 허버트(Lisa Herbert)는 정확한 측정과 적용을 위해서는 상아색(Fairest Ivory)부터 진한 흑단(Deepest Ebony)색에 이르기까지 명확한 명암의 차이는 물론이고 미묘한 색상 차이도 구분 지어야 한다고 밝히며, 이런 노력이 파운데이션 선택에서의 많은 변수를 없애줄 것이라고 했다. 피부색상은 다른 일반적인 색상과는 뚜렷이 구분되는 까다로운 특징을 가지기 때문에 사람 피부의 실제적인 묘사에 집중했고, 이러한 작업이 힘이 들었지만 흥미롭고 보람되었다고 한다. 이 색상 칩은 미용업계뿐만 아니라 패션, 제품디자인의 개발, 사진, 그래픽 디자인 등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사회 각 부문 간 결합이 자유롭게 이루어지고,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넘치는 정보로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이 때로는 우리를 낯설게 만들지만, 세포라 + 팬톤 컬러 IQ 서비스는 어쩌면 미용서비스의 큰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를 만큼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생각한다.
세포라 + 팬톤 유니버스(Sephora + Pantone Universe)
2012년 봄 첫 선을 보인 세포라 + 팬톤 유니버스는 세포라와 팬톤의 대표적인 콜라보레이션이다. 팬톤에서 발표한 올해의 컬러(Color of the Year)를 얼굴에 적용하는 작업은 매우 흥미롭다. 2012년 탠저린 탱고(Tangerine Tango)에 이어 2013년에는 에메랄드(Emerald) 색상으로 아이섀도, 립스틱, 매니큐어, 미용 액세서리 등의 한정판 제품 콜렉션을 소개하고 있다. 그들은 한 듯 안 한 듯한, 자연스러움보다는 강렬하고 유행에 민감한 이 콜렉션을 선보임으로써 "색"에 대한 소비자의 자각을 돕고, "색"을 얼굴에 입히는 방법의 변화를 가져오게 하였다.
세포라(Sephora): 1970년 프랑스에서 만들어진 세포라는 세계최대 패션기업 LVMH(Louis Vuitton and Moet Hennessy)의 소유로 세포라 자체 상표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브랜드의 미용 상품을 취급하는 소매업체이다. 1998년 뉴욕에 첫 미국 매장을 열었고 북미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다.
http://www.sephora.com/color-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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