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우스 우즈(Lebbeus Woods) 건축 디자이너

건축사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건축가들을 발견하게 된다. 건물을 짓지 않고, 그림으로만 생각을 표현한 이들이 그들이다. 가끔 이런 사람들에게 건축가라는 직업명칭을 부여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있다. 하지만, 분명 이들은 건축사에 기록되고, 살아 남는 건축가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역시 이런 중심에 있는 사람이었고, 르뒤 역시 그렇다. 그리고 최근에 사망한 레비우스 우즈 역시 철학의 중심으로 건축을 바라본 거장임에 틀림없다. 시대를 뛰어 넘던 사리넨의 사무실에서 근무하고, 기술과 미학의 실험을 끊임없이 해온 케빈 로쉬엔 딩켈루 사무실에서 근무하며 충분한 실무를 익혔다. 하지만 그의 건축관은 이들 회사를 더 뛰어 넘는 사색의 현장이었다.

 

 

 

 

 

전시장 모습

 

사망하기 직전까지 뉴욕의 모험적 건축학교인 쿠퍼유니온(Cooper Union) 건축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이론과 강연, 전시 활동을 전개했다. 그의 작품은 시대에 따라서 주제가 계속 이동해 왔는데, 그것은 그의 철학적 사유 대상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판적인 시선으로 사회의 변화와 사건들을 관찰하는 그에게 공간과 이동은 항상 중심에 서 있는 주제였다.

 

1976년 이후 건축적 실무에서는 조금 떨어진 상태로 건축 이론과 비평, 전시를 계속해왔는데, 실제 건축되어질 프로젝트를 하기보다는 관념적이고 사유적인 대상으로 건축을 바라보았다. 그런 이유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건축가였지만, 누구보다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에겐 영향을 가장 많이 끼진 건축가로 알려져 있다. 실제 영화감독들에게 레비우스 우즈는 매력적인 탐구 대상임과 동시에 시각적 모델을 제시해주는 자극제이기도 했다. 철학적 영화로 유명한 감독들 역시 그의 작품은 놓칠 수 없는 시각장치였기 때문에, 때로는 직접 영화에 등장할 공간을 레비우스 우즈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1940년 태생으로 1970년대 초반까지 건축의 실무세계에 있었고, 70년대 중반 이후는 그가 하고 싶은 작업의 세계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매우 뛰어난 스케치 실력을 보여주는데, 그의 스케치는 예술적 가치가 있는 회화의 한 장르같은 취급을 받았다. 실제 90년대 이후 그의 모든 스케치들은 많은 미술관과 개인 갤러리들이 구입하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모던 아트 뮤지엄(SFMOMA) 역시 그 행렬에 있었고, 뉴욕의 현대미술관, 게티 재단 등이 그의 스케치들을 구입했다. 현대 예술의 한 장르로 충분히 인정받은 그의 스케치들은 많은 건축가들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국내외의 건축가들 스케치들 중에는 충분히 그의 영향을 짐작하게 만드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Lebbeus Woods, San Francisco Project: Inhabiting the Quake, Quake City, 1995년

Graphite and Pastel on Paper: 14 1/2 in. x 23 in. x 3/4 in (36.83 cm x 58.42 cm x 1.91 cm)

Collection SFMOMA, Accessions Committee Fund Purchase

 

 

 

Lebbeus Woods, Untitled, Sketch for the Series Nine Reconstructed Boxes, 1999년

Ink on Paper: 8 1/2 in. x 11 in (21.59 cm x 27.94 cm)

Collection SFMOMA, Accessions Committee Fund Purchase

 

Lebbeus Woods, Nine Reconstructed Boxes, 1999년

Plastic Models and Ten Sketches: 11 in. x 8 1/2 in (27.94 cm x 21.59 cm)

Collection SFMOMA, Accessions Committee Fund Purchase

 

 

Lebbeus Woods, Unified Urban Field, from the Series Centricity [no. 37], 1987년

Graphite on Paper: 24 in. x 23 in (60.96 cm x 58.42 cm)

Collection SFMOMA, Purchase Through a Gift of Ned and Catherine Topham and the Accessions Committee Fund

 

Lebbeus Woods, Photon Kite, from the Series Centricity, 1988년

Graphite on Paper: 24 in. x 22 in (60.96 cm x 55.88 cm)

Collection SFMOMA, Purchase Through a Gift of the Members of the Architecture + Design Forum, SFMOMA Architecture and Design Accessions Committee, and the Architecture and Design Community in Honor of Aaron Betsky, Curator of Architecture, Design and Digital Projects, 1995년~2001년

 

특히 그의 스케치들은 연필과 펜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마도 그것은 섬세한 터치 감을 느낄 수 있어서 선택된 재료이기 때문인 듯 하다. 레비우스 우즈의 스케치는 매우 정교하고 정밀한 선들로 구성되는데, 기계적인 시각적 이미지를 제공하는 그의 작품들은 물리적인 특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즉, 살아있는 유기체와 같은 건축개념인데, 살아 있는 유기체로서 건축은 기계적인 묘사로 표현되었다. 그런 기계적 묘사들은 선들에 대해 논리적 타당성과 근거들을 제공해야 했다. 파편적이고 분해된 선들은 면이나 덩어리 묘사보다는 날카롭고, 교차되고, 반복되는 불규칙한 패턴을 보인다.

 

열정적인 모험가의 삶을 마다하지 않았던 레비우스 우즈는 분명 일상적인 건축가가 아니다. 그의 시선은 보다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철학적 시선에서 출발했고, 그가 바라보는 세상은 부동산과 권력, 자본으로 움직이는 오늘날의 건축이 흥미로운 분석의 대상이었을 것이다. 일반인들이 바라보기엔 고개를 갸우뚱 할 건축가 레비우스 우즈. 비록 지어질 건축 개념도 아니고, 지어진 건축도 거의 없지만, 그가 논하려 했던 주제만으로 충분히 건축사 한 페이지를 채울 건축가이다.

 

 

Lebbeus Woods, Conflict Space 4, 2006년

Crayon and Acrylic on Linen: 74 x 120 in (187.96 x 304.8 cm)

Collection SFMOMA, Purchase Through a Gift of Anonymous Donors and the Accessions Committee Fund

 

Lebbeus Woods, Concentric Field, from the Series Centricity, 1987년

Graphite on Paper: 23 in. x 24 in (58.42 cm x 60.96 cm)

Collection SFMOMA, Purchase Through a Gift of the Members of the Architecture + Design Forum, SFMOMA Architecture and Design Accessions Committee, and the Architecture and Design Community in Honor of Aaron Betsky, Curator of Architecture, Design and Digital Projects, 1995년~2001년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