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퍼니쳐를 떠올리면 무엇이 가장 머릿속에 떠오르는가? 벤치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피곤한 다리를 쉬게 해주고 도시의 풍경과 인파의 물결을 감상하고 커피를 한 잔 마시며 쉴 수 있는 곳, 그곳이 커피숍이나 집이 아니라 거리라면 벤치가 주는 안락함과 포근함 그리고 심지어 다정함까지 느낄 수 있다. 복잡한 도심 한가운데 거리, 바닷가 해변, 낙엽이 떨어지는 공원, 한적한 숲속의 한 모퉁이에 다양한 디자인과 얼굴로 놓여진 벤치를 마주하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바르셀로나의 적을 둔 디자인회사 산타 앤 콜레(Santa & Cole)의 스트리트 퍼니쳐 디자인의 바르셀로나를 빛내는 주역으로 톡톡한 역할을 하는데 그 중 그들이 디자인한 다양한 재료와 디자인 그리고 컨셉의 벤치를 만나보자. 집이나 식당 혹은 주요 건물에 놓인 작품같은 의자들을 접하는 일은 요즘은 매우 흔한 일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름있는 역량있는 디자이너들과 회사들의 작업으로 탄생한 스트리트 퍼니쳐를 한국에서 만나보는 일은 흔치않다. 거리에 디자인 철학과 이야기 그리고 컨셉이 담긴 거리의 가구를 매우 흔한 일처럼 접할 수 있는 시대가 곧 열리지 않을까 상상해본다.
거대한 조각물처럼 놓인 벤치는 아름답고 간결한 조형미가 돋보인다.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재료의 물성과 질감을 살려 놓인다면 벤치도 작품으로 탈바꿈을 한다.
벤치에 가장 많이 사용하는 조합으로 메탈구조와 나무판을 이용한 디자인. 심플한 선과 합리적인 재료의 조합으로 모던해 보이고 합리적으로 보인다. 넉넉한 공간을 주어 휴식을 더욱 달콤하게 만들 것만 같다.
같은 긴 벤치에 종종 다른 사람들과 공간을 나누는 경우가 생긴다. 낯선 이와 옆에 가까이 앉는 것이 민망할 경우가 있어 앉고 싶어도 그냥 지나치는 수가 있다. 위의 디자인은 공간에 미묘한 변화를 주어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 준다. 중간에 열린 공간은 작은 샌드위치를 나누어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영리한 디자인이다.
작은 섬이 벤치위에 떠있는 듯한, 시적인 공기를 만들어 내는 멋진 디자인. 놓여있는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는 것처럼 흐믓하다. 기능도 중요하지만 작은 아이디어와 생각 그리고 상상력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디자인의 힘이 아닐까.
시멘트 모듈러로 자유로운 곡선과 길이의 벤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디자인. 유연한 생각과 상상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준다.
한적한 공간, 아름다운 노을이 지는 풍경, 한없이 출렁이는 물결, 땀방울을 식혀주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곳에, 이런 벤치가 놓여 있다면 누구나 발걸음을 멈추고 쉬어가지 않을 수 가 없을 것이다. 디자인은 우리에게 기능적이고 합리적인 가구를 통해 안락함을 나누어 주기도 하지만 작은 디테일과 아이디어로 상상할 수 없는 많은 것을 던져주기도 한다. 한편의 시처럼 혹은 한편의 작은 그림처럼 말이다.
자연에 가까운 디자인, 가장 자연스런 디자인이란 바로 이런 벤치 의자가 아닐까 한다. 튼튼하고 묵직해 보이는 원목 두덩어리를 잘 다듬어 그저 그 자리에 둔 것처럼 자연스럽다. 원목의 아름다운 질감을 살리고 최소한의 구조를 이용해 힘을 받치고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등에 기대어 앉을 수도, 다른 높이를 이용해 계단에 앉아 담화를 나눌 수 있고, 혹은 친구들과 가족들과 나와 작은 런치를 즐길 수도 있는 테이블과 벤치로도 사용이 다양하다. 사용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변화가 가능한 벤치. 작은 변화를 통해 새로운 풍경과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벤치. 과히 스트리트 퍼니쳐의 꽃이 아닐까 다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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