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연합국과 소련의 관계는 아직도 미묘했다. 미국과 영국은 보급품 호송과 프랑스 조기 침공을 요구하는 소련을 만족시키지 못했고, 자신들의 전쟁 목적과 스탈린의 목적이 정치적으로 다른 것에 당황하고 있었다. 가장 오래 지속된 의견 차이는 폴란드 문제에 관한 것이었다. 폴란드인들은 아직도 연합국 쪽에서 싸우고 있었지만, 스탈린은 1939년의 독일·소련 협정에 따라 폴란드한테서 빼앗은 영토를 전쟁이 끝난 뒤에도 소련이 그대로 보유하는 것에 대해 연합국의 동의를 얻어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1943년초 소련 정부는 논쟁 대상이 되어 있는 국경지방 출신의 폴란드인을 소련 시민으로 간주하여 붉은 군대에 징집하겠다고 발표했다. 4월 25일 소련 정부는 런던의 폴란드인 단체와 관계를 단절했고, 그후 모스크바는 전쟁이 끝난 뒤에 폴란드를 다스릴 괴뢰정부를 세우기 시작했다.
폴란드를 둘러싼 갈등 이외에 서방연합국과 소련은 아직도 독일에 점령되어 있는 다른 유럽 국가들의 운명에 대해서도 의견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은 스탈린을 자극하면서까지 전쟁 목적을 세부적인 사항에 일일이 적용하겠다고 고집하기보다는, 소련을 독일과 계속 싸우게 하는 데 더 관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