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가출하는 것'이란 자각부터 가지는 일이다.
이것이 없으면 아프리카에 가도, 남극에 가도 단순한 여행자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또 그 자각은 어디까지나 '자신이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서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가출하더라도 당신의 가출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것은 이미 반대로 이미 가출에 성공한 타인이 당신에게 '권리를 양도한다.' 라고 말해도 성립되지 않는다.
가출을 했다, 라고 인정해주는 사람이 없는 한 당신이 모처럼 가출을 했다 해도 정말로 한 것이 아니다.
다음에 가출을 하기 위해서는 집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정원의 유무, 새로 지은 집인지 중고인지, 역에서 몇 분 정도 걸리는지 등등의 요소는 물론이고, 또 그것이 세들어 사는 집이든 방이든 아무 관계가 없다. 단지 같이 사는 사람이 없으면 밤중에 가출해버리기 때문에 동거인이 필요하다.
가출에 적당한 거리로는 집에서 이미터 이상이면 별 문제 없다. 그 이하의 거리는 가출에 성공했다 해도 의외로 쉽게 발견되고 만다. 동기에 구애되면 좀처럼 가출을 실행하기 어렵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그 같은 경우는 '가출의 동기가 분명치 않은 점에 대해 고민하라' 라고 오히려 일보 전진해서 권한다.
가출의 소지품에 대해서도 특별한 규칙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도중에서 코를 푼다거나 변을 보거나 할 때 종이가 없으면 곤란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휴지를 가지고 다니는 것이 좋다. 우산이나 도시락 그리고 물통에 대해서는 각자의 판단에 맡겨도 별 지장은 없다. 또 현금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싫지 않으면 소지품 리스트에 끼워 넣는 것도 좋다.
교통수단도 특별히 따로 정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완행열차에 양식미를 느끼고 즐기는 것은 자유지만, 그런 것에 구애받으면 도보에 나쁜 영향을 준다.
가출과 자살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한번 자살을 시도하면 다음 가출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그런 것은 그만두는 게 좋다. 자살은 집에서 마음먹으면 언제나 손쉽게 할 수 있어 특별히 밖으로 나올 필요가 없다.
가출과 매춘, 가출과 마약은 상당히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어느 쪽도 '가출인이기 때문에 유리하다'라고 하는 것은 없다.
마지막으로 가출해서 외박이라도 하면 집에 있는 사람이 걱정한다. 때문에 그런 짓을 절대로 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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