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위치한 레이번스본 대학교(Ravensbourne University)를 졸업한 라핫 라이(Rahat Rai)는 진공청소기에서 모은 먼지를 압축하여 펠트(Felt) 같은 직물로 만든 슬리퍼 한 켤레를 제작하였다.

돈 앤 더스티드(Done & Dusted) 프로젝트는 라이가 레이번스본 대학교 마지막 학년 동안 완성한 것으로, 그는 소재 혁신을 통해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기로 하였다. 이 프로젝트는 폐기물의 대체 활용 방안을 모색함으로써 사회가 신소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한 것이다. 라이는 모든 가정에 존재하지만 아무런 가치도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생활 먼지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하였다.

그는 먼지에 대한 인식을 뒤집고 싶었다고 말한다. 사람들은 먼지를 끊임없이 치우고 아무 생각 없이 버린다. 이처럼 주목받지 못하고 넘쳐나는 폐기물을 새로운 것을 만드는 원료로 전환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구하기로 하였다. 그는 이 소재를 활용하여 먼지 슬리퍼 한 켤레를 제작한 것이다.
라이는 진공청소기에서 수거한 먼지를 큰 이물질만 걸러낸 뒤, 남은 솜털 상태의 먼지를 그대로 엉킨 채 유지하였다. 전통적으로 원모를 직물로 만드는 데 사용되는 펠팅(Felting) 기법을 응용해 섬유, 머리카락, 먼지를 한데 엮어 시트 형태의 소재로 만들었다. 먼지 사용에 대한 위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섭씨 200도의 오븐에서 열압착 방식으로 곰팡이 포자, 집먼지진드기, 박테리아를 제거하였다.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펠트는 비교적 약하고 쉽게 풀리거나 떨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먼지가 그대로 보이도록 하면서도 소재를 보강할 수 있는 립스톱(Ripstop) 스타일의 스티치 패턴을 적용하였다. 펠트 천의 가장자리는 올 풀림을 방지하기 위해 라텍스(Latex)로 처리했으며, 프로젝트의 제목이 스텐실로 새겨진 몰드형 밑창 또한 라텍스를 이용해 제작하였다.


라이는 이 소재의 실제 활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원재료가 먼지에서 유래된 맥락을 유쾌하게 반영할 수 있는 제품으로 슬리퍼를 선택하였다. 그는 의미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 실내 슬리퍼라는 아이템을 떠올리게 되었다며 편안함, 따뜻함, 집이라는 개념과 깊이 연결된 제품이라고 하였다. 먼지가 발에 닿지 않도록 해주는 물건이 먼지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시적으로 느껴진다.
라이는 디진(Dezeen)과의 인터뷰에서, 먼지 슬리퍼 시제품은 실제 사용을 견디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전시회를 포함한 다양한 행사에서 소재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데에는 성공하였다고 밝혔다. 이 소재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추가적인 테스트와 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며 향후 개발 방향으로는 색을 더하거나, 내구성을 높이기 위해 폐양모 같은 소재를 혼합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하였다. 또한 청소 용역 업체나 호텔과의 협업을 통해 원재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포장재나 가구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이 소재의 활용 가능성을 탐색하기 위해 기업과의 협업도 희망하고 있다.

https://www.dezeen.com/2025/07/29/dust-slippers-rahat-rai-done-dus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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