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로잔 예술 대학교(ÉCAL, École Cantonale d'art de Lausanne)의 연구원들이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에서 물에 담가야 최종 형태를 갖출 수 있는 플랫팩 가구 콜렉션을 공개하였다.
언더 플레져 솔루션(UPS, Under Pressure Solutions)이라고 불리는 이 콜렉션은 얇고 압축된 셀룰로오스 스펀지(Cellulose Sponge)로 제작되어 우편함에 넣을 수 있을 정도로 작은 평평한 소포에 넣을 수 있어 더 효율적인 배송이 가능하다. 집에서 커지는 이 제품은 도착하자마자 욕조나 샤워기에 담가 몇 초 만에 원래 크기의 약 10배까지 부풀어 오른다.
연구진에 따르면 스펀지를 말리고 굳히면 사람의 체중을 지탱할 수 있으며 내구성 면에서 기존 플라스틱 폼(Plastic Foam)보다 뛰어난 견고한 자립형 가구로 변하게 된다. 스펀지는 나무의 자투리 목재에서 추출한 것으로 나무가 줄기와 가지를 강화하는 데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셀룰로오스(Cellulose) 섬유에서 강도를 얻는다.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구베란(Christophe Guberan)은 셀룰로오스는 자연의 일부이므로 나무처럼 유연하면서도 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조각은 평평하게 포장되어 가정에서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물을 조금만 뿌려주면 다시 유연해져 찌그러진 부분을 매끄럽게 다듬어 다시 만들거나 수리할 수 있다. 가구의 수명이 다하면, 재활용하거나 뒷마당에서 퇴비로 만들어 몇 달 안에 흙에서 분해할 수 있다.
로잔 예술 대학교 교수 앤서니 겍스(Anthony Guex)와 카밀 블린(Camille Blin)은 2년간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의 결과로, 플랫팩 가구를 새롭고 더 효율적인 한계까지 밀어붙일 수 있는 다양한 팽창성 및 압축성 소재를 탐색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코르크(Cork), 라텍스(Latex), 루파(Luffa) 등 여러 소재 중에서 셀룰로오스(Cellulose) 스펀지가 가장 놀랍고 가장 유망한 소재로 결정되었다. 1940년대에 처음 개발된 이 소재는 가정용, 메이크업용, 의료용 스펀지를 만드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크리스토프 구베란에 따르면 가구에 사용되는 것은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하였다.
스펀지를 만들기 위해 비스코스(Viscose) 및 기타 셀룰로오스 직물을 만들기 위해 개발된 것과 동일한 공정을 통해 목재 조각에서 셀룰로오스를 추출한 후 화학적으로 용해하여 시트 형태로 재생성한다. 이 경우 글라우버염(Glauber's Salt)을 혼합물에 첨가하여 스펀지에 많은 기공을 만들고 셀룰로오스의 자연적인 수분 흡수 능력을 강화한다. 결과물은 일반적으로 운송이 용이하도록 압축 및 탈수된 표준화된 시트 형태로 판매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성품 빌딩 블록을 사용하여 스펀지가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도록 절단, 밀링, 접합의 다양한 방법을 시험했으며, 제품 디자인과 학생들과 협력하여 이러한 기술을 사용한 시제품을 제작하였다. 밀라노 쇼케이스에서는 이러한 노력의 결실을 보여주는 의자, 테이블, 스툴, 와인랙과 같은 작은 소품 등 16개의 가구 및 가정용품과 그들의 평면 패키지 형태를 선보였다. 재료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자연스러운 확장이 모양을 결정하도록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였다.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구베란(Christophe Guberan)의 종이 쓰레기통과 디자이너 크리스 카벨(Chris Kabel)의 얕은 물웅덩이에 놓여 항상 촉촉하게 유지되는 계층형 이케바나(Ikebana) 꽃병에서 볼 수 있듯이 스펀지에 거의 감지할 수 없는 홈을 CNC 밀링(Milling)으로 가공해 만든 제품도 몇 가지 있다. 졸업생 맥스웰 애쉬포드(Maxwell Ashford)는 두께를 아주 조금만 바꿔도 확장에서 완전히 다른 변화를 초래한다고 따라서 이 2D 프로필에서 매우 독특한 3D 개체를 만들 수 있다고 하였다.
교수 앤서니 겍스(Anthony Guex)는 스펀지 시트 3장을 겹겹이 쌓고 중앙에 검은색 끈으로 묶어 팽창하면서 원형으로 펼쳐지도록 만든 별 모양의 스툴과 커피 테이블을 출품하였다. 대학원생 브리스 템피어(Brice Tempier)는 스펀지의 유연성을 활용하여 젖은 상태에서 다양한 형태로 몰딩할 수 있는 맞춤형 선반을 만들었다.
디자이너 크리스토프 구베란(Christophe Guberan)은 선반의 모양을 원하는 대로 정할 수 있고, 건조되면 그 상태를 유지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장소로 옮기면 다시 적셔서 다시 성형할 수 있다고 하였다.
콜렉션에 포함된 다른 두 개의 스툴은 카밀 블린(Camille Blin)과 크리스 카벨(Chris Kabel)이 제작한 것으로, 레이저 절단과 천공을 사용하여 조밀한 조각이 더 빨리 단단해지도록 하였다. 가구의 실제 건조 시간은 가구의 크기와 현지 기후에 따라 몇 시간에서 며칠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불편함보다 1969년 이탈리아 디자이너 가에타노 페스체(Gaetano Pesce)가 밀라노에서 선보인 자가 팽창 폴리우레탄 소재의 아이코닉한 UP5 의자처럼 가구의 정교한 펼침 과정이 소유자 경험의 중요한 부분이 되기를 희망하였다.
연구진은 시제품들이 아직 산업 생산에 사용할 준비가 되어 있지는 않지만, 가구 배송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방법에 대한 로드맵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들의 목표는 내일 당장 이 제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소재와 새로운 연구를 업계에 도입하는 것이 얼마나 복잡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꿈을 꾸고 다른 것을 제공할 수 있는 자유를 갖는 것이 학교의 역할이라고 말하였다.
https://www.dezeen.com/2024/04/24/ecal-sponge-furniture-ups-milan-design-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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