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도자기 디자이너 그레그 무어(Gregg Moore)가 뉴욕 외곽에 있는 블루 힐 앳 스톤 반스(Blue Hill at Stone Barns) 레스토랑을 위해 도자기 그릇을 제작하였다. 그릇의 소재는 식당의 유제품과 고기를 제공하고 남은 소의 뼈다. 오목한 그릇과 접시, 컵 등의 식기류는 종이장처럼 얇은 두께에 유약을 바르지 않아 소재가 지닌 섬뜩한 투명함이 빛을 발한다. 이 독특한 발광성은 18세기 본차이나(Bone China) 제조기법을 차용한 결과다.
동물 한 마리의 모든 부위를 활용하려는 블루 힐 레스토랑의 철학과 궤를 같이해 그레그 무어는 식당 주방에서 사용되지 않은 뼈를 소재로 삼아 작품을 만들었다. 뼈는 세척 후 불에 태워 인산 칼슘화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를 볼밀이라고 불리는 회전식 제분기에 넣고 물과 섞은 후 다시 말리고 빻아 잉글리쉬 차이나 스톤 및 고령토와 혼합해 최종 반죽을 얻는다.
일반적인 작품 제작 방식과는 달리 점토 액이 몰드에서 머무는 시간을 3~5초로 단축해 제품의 두께를 최대한 얇게 만들었다. 성형과정에서 완벽한 균형을 맞춘다 하더라고 가마에서 고온으로 굽는 동안 가장자리가 굽어진 유기적 형태가 생겨나게 되었다.
진화 생물학자 토바이어스 랜버그(Tobias Landberg) 박사와 공동으로 진행해 온 미발표 연구에 따르면, 풀을 먹고 자란 소와 제한된 공간에서 사료를 먹고 자란 소의 뼈는 화학적 구조에서 차이를 보인다고 한다. 곡식 사료를 먹고 자란 소의 뼈 가루에는 불순물이 들어있어 색상에서 차이가 나고 발화 온도와 용해점이 낮아진다. 따라서 견고하고 투명한 자기를 얻기 위해서는 풀을 먹고 자란 소의 뼈를 사용해야 한다고 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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