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최대의 그래픽 아트 페스티벌 픽 미 업이 올해로 7회째를 맞아 섬머셋 하우스(Somerset House)에서 열렸다. 전시는 크게 셀렉트(Selects)와 콜렉티브(Collectives), 두 코너로 나눠진다. 먼저 셀렉트 코너에서는 졸업한 지 3년 이내의 주목할 만한 아티스트의 작업을 만나볼 수 있고, 콜렉티브 코너에서는 독창성과 상업성을 함께 만족시키는 아티스트 그룹의 한정 프린트나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최종적인 작품 외에 작업 과정을 엿볼 수 있는 스케치북, 오브제, 소품 등을 함께 전시하여 그래픽 전공자에게는 영감을 얻을 수 있는 행사이며 업계 종사자에게는 개성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할 기회가 마련된다. 전시 외에 실크스크린, 레터프레스 등의 프린팅 기법을 아티스트에게 직접 배울 수 있는 워크 숍과 강연과 같은 다채로운 행사도 마련되어 있어 일반인에게도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올해는 특별히 영국의 대표적인 타이포그래퍼이자 프린트메이커 알란 키칭(Alan Kitching)의 작품전 어 라이프 인 레터프레스(A Life in Letterpress)가 함께 열려 지난 60년간의 레터프레스 포스터 100여점을 함께 공개하였다.
런던 칼리지 오브 커뮤니케이션(London Collge of Communication) 학과를 졸업한 코린 케닝턴(Corin Kennington)은 타입(Type)에 두께 감과 장식적 요소를 더해 감각적인 그래픽 포스터로 담아내는 작업을 한다. 디지털 서체를 그래픽 툴로 가공해 레터프레스(Letterpress), 실크스크린(Silkscreen), 리소그래프(Lithograph), 핸드 페인팅(Hand Painting) 등의 기법으로 결과물을 완성하는 그의 프로세스는 디지털과 전통적인 프린팅 프로세스가 갖는 장점을 함께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줄리안 글랜더(Julian Glander)는 애니메이션, 일러스트레이션, 게임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의 작업을 해왔다. 앙증맞은 형상을 한 캐릭터들의 움직임을 GIF 애니메이션으로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평소에 레고나 나무 블록으로 흥미로운 형태를 만들어보고 3D 프로그램으로 모델링 하면서 다듬어 나간다고 한다. 가장 마지막 순서이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완성된 형상에 색을 입히는 과정이다. 형광과 파스텔 계열의 색채를 활용한 그의 작업은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한다.
런던 캠버웰 칼리지 일러스트레이션(Camberwell College of Illustration) 학과를 졸업한 잭 삭스(Jack Saches)는 MTV, BBC, 컨버스와 같이 유명 클라이언트와 협업하며 작업을 알렸다. 독특한 3D 캐릭터와 반복적인 애니메이션 작업으로 사람의 신체 장기를 캐릭터화한 것이 특징이다. 일러스트레이션 학도답게 대부분 핸드 드로잉 작업을 했었지만 학생 때 손목을 심하게 다치면서 3D 프로그램을 배워 원하는 이미지를 표현하며 독자적인 스타일을 구축하게 되었다고 한다.
프랑스 출신으로 영국 왕립예술학교(Royal College of Art, RCA) 프린트 메이킹(Print Making) 코스를 졸업한 마리 자코티(Marie Jacotey)는 사랑에 대한 갈구, 이별의 허무함 그리고 무력감을 무표정한 얼굴의 여자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 섬세한 심리 묘사와 감각적인 색감이 돋보인다.
브라이턴(Brighton)에서 활동하는 카밀라 퍼킨스(Camilla Perkins)는 아프리카의 일상을 주제로 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선보였다. 니트웨어 디자이너인 어머니의 영향을 받은 그녀는 아프리카인의 의상과 배경, 소품까지 전체적으로 화려한 색채와 패턴을 조화롭게 사용하여 그들의 삶에서 느껴지는 유쾌함을 잘 담아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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