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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디자인

에릭 길(Eric Gill)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chocohuh 2015. 12. 8. 09:34

영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이자 조각가 에릭 길의 서체가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재탄생하였다. 에릭 길 시리즈(Eric Gill Series)는 길 산스 노바(Gill Sans Nova), 조안나 노바(Joanna Nova), 조안나 산스 노바(Joanna Sans Nova)를 담은 리뉴얼 콜렉션이다.

 

 

세계적인 글꼴 제작 회사 모노타입(Monotype)은 콜렉션 출시 배경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과거에는 책, 신문, 포스터와 같은 인쇄물로 글자를 접했다면 오늘날에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정보 대부분을 받아들인다. 작게는 애플 워치의 스크린에서부터 크게는 실외 전광판까지 서체가 적용되는 매체의 크기 또한 이전보다 다양해졌다. 따라서 새로운 매체 환경과 시대적 흐름에 최적화된 리뉴얼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길 산스 노바(Gill Sans Nova)는 푸추라(Futura)나 악치덴츠 그로테스크(Akzidenz Grotesk)로 대표되는 기하학적 산세리프체와는 달리 세리프체의 우아함과 인간미를 담은 휴머니즘 산세리프체로 평가된다. 다리가 길고 둥그스름하게 뻗은 R이나 붓으로 그린 듯 날렵하게 마무리된 Q에서 그 특징이 두드러진다. 클래식과 모던함을 모두 갖춘 덕분에 영국 철도 공사의 홍보물, 펭귄 북스의 표지, BBC의 로고에도 사용됐으며 현재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모노타입(Monotype)은 길 산스 노바(Gill Sans Nova)를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본문용 서체로서의 가독성을 높이는 한편 기본 스타일 외에 새도우(Shadow), 인라인(Inline), 데코(Deco) 스타일을 더해 총 43가지 세트로 확장하였다. 또한, 어센더(Ascender)와 디센더(Descender)를 조정한 대체문자를 탑재해 디자이너의 선택 폭을 넓혔다.

 

 

 

 

조안나 노바(Joanna Nova)는 손으로 쓴 자연스러운 흘림과 함께 미세한 각이 느껴지는 슬랩 세리프체다. 이탤릭의 기울기를 3도로 최소화하여 로마체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수공예를 중시했던 에릭 길은 레터프레스 인쇄소를 차렸고 이에 쓰일 본문 활자로 조안나를 디자인하였다. 과거에 납 활자에서 디지털 활자로 옮기는 과정에서 글자 폭이 좁아졌던 것을 보완하여 에릭 길의 원본에 더 가까운 디자인을 선보였다.

 

 

 

 

조안나 산스 노바(Joanna Sans Nova)는 길 산스 노바(Gill Sans Nova)와 조안나 노바(Joanna Nova)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한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서체다. 조안나의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획의 너비를 일정하게 하여 견고한 느낌의 산세리프체를 완성했다. 소문자 g, f, k 등 장식적인 요소가 가미된 대체문자로 에릭 길 시리즈의 느낌을 살렸다. 출시 후 전자책 리더기 누크 글로우 라이트(Nook Glow Light)에 기본 서체로 탑재되어 활용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모노타입(Monotype)은 콜렉션 출시와 함께 아카이브(Archive)를 선보이는 전시를 오픈했다. 에릭 길의 드로잉에서부터 서체가 출시되기까지의 수정, 보완 과정을 살펴볼 수 있어 타이포그래피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가볼만 한 전시회이다.

 

 

 

 

 

 

 

 

에릭 길((1882~1940)은 영국 전역에서 왕성하게 활동했는데, 센트럴 스쿨 오브 아트 앤 크래프트에서 조각가의 길을 걷던 당시 에드워드 존스턴(Edward Johnston)에게서 캘리그래피(Calligraphy)를 배웠다고 한다. 이를 근거로 길 산스(Gill Sans)는 에드워드 존스턴의 서체에서 영감을 받아 에릭 길만의 감성을 덧입혀 세상에 나온 서체라고 볼 수 있다. 20세기 초, 영국의 폰트 회사 모노타입은 전통적인 폰트의 모던화를 추구하였는데 1927, 에릭 길(Eric Gill)은 런던의 지하철 사인 시스템을 위해 탄생했던 존스턴 서체를 이용해 세리프와 산세리프의 장점을 모두 갖춘 길 산스를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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