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패션 디자이너 폴린 반 동겐은 LED와 포일을 이용해 빛을 발하는 셔츠를 디자인하였다. 달리기를 즐기는 이들이 야간에 공공도로나 길에서도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고기능 저지 소재로 된 운동복 상의에는 세탁 가능한 저에너지 LED 광원과 프리즘 효과를 내는 반사 포일 소재가 더해졌다. 포토트로프(Phototrope) 셔츠는 암스테르담(Amsterdam) 시내를 즐겨 달리는 디자이너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
상의 속 주머니에 작은 배터리가 숨어 있다. 스위치를 켜면 내장된 LED 조명이 하얗게 빛을 발하는데, 포일이 백광을 반사하여 여러 색상으로 굴절시킨다. 그녀는 향후 LED 조명이 착용자의 움직임이나 주변 환경 변화에 반응하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스위치를 끄면, 포일이 일종의 장식적 표현 역할을 한다. 지금까지 여느 스포츠웨어에서는 보지 못했던 것으로, 특유의 룩을 자아내는 새로운 특징을 더해준다.
달리기를 즐기는 이들 대부분이 탈착식 조명이나 반사 띠, 밴드 등을 착용한다. 밤에 자동차나 자전거 운전자와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폴린 반 동겐은 좀 더 옷이라는 느낌이 드는, 즉 안전이라는 측면과 무관하게 택할 수 있는 그런 옷을 디자인하려 했다. 다른 이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밤이면 팔목에 발광 팔찌를 차고 달렸다. 하지만 언제나 좀 우스꽝스러워 보이는 느낌이었고, 또 전혀 편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웨어러블 기술을 실험하는 패션 디자이너로서, 이러한 불편을 개선할 방도를 찾아보았다.
옷 속의 조명이 기능적 가치, 즉 착용자 안전에 한정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조명을 옷에 매력적으로 통합한다면, 심리적 측면은 물론이고 미학적 측면에서도 사용자 경험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증진할 수 있다. 그녀는 그간 패션과 기술을 결합한 여성복 작업을 진행해왔다. 2010년 본인의 레이블을 출범한 이래, 휴대폰 충전용 태양광 패널을 넣은 드레스와 코트를 비롯하여 노인의 신체 유연성을 측정하는 카디건 등을 선보인 바 있다.
그녀의 포토트로프(Phototrope) 셔츠는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나이키(Nike)의 위 런(We Run) 행사에서 첫선을 보였다. 폴린 반 동겐이 이끄는 참가 팀은 이 행사에서 포토트로프를 입고 10km 코스를 달렸다.
이런 컨셉의 가장 큰 과제라면 빛을 더 개인적이고 친밀한 방식으로, 또 너무 현란하지 않게 활용하는 것이다. 옷을 입고도 편안해야 하고, 또 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느낌을 주어야 한다. 셔츠의 시험 과정에서 우리는 셔츠의 조명이 달리기 팁의 집단 관계 역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포토트로프 셔츠는 2014년 폴린 반 동겐이 필립스(Philips)와의 제휴로 개발한 메소픽(Mesopic) 재킷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그녀는 포토트로프의 대량 생산을 위해 디자인을 미세 조정하는 중이다. 포일을 정확히 재단하고 배치하기는 상당히 까다롭다. 패브릭과는 상당히 다른 성질을 지녔기 때문이다. 의상에 조명을 쓰면서 흥미로운 구성과 형태, 재단을 고안하게 됐다. 이런 작업이 아니었더라면 활용은 물론이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을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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