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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쿨투르(Audio Kultur) 추모 프로젝트

chocohuh 2015. 6. 8. 11:30

레바논(Lebanon)의 잡지 오디오 쿨투르(Audio Kultur)4월호는 특별했다. 일련의 포스터와 함께 발행된 이번 호는 100년 전 자행된 유혈의 비극을 문자 그대로 피로 되새김하였다. 아직 여기에, 아직도 피 흘리며(Still Here, Still Bleeding)1915년 오토만 제국(Ottoman Government)에서 벌어진 아르메니아인 학살(Killing of Armenians)을 추모하는 프로젝트이다.

 

 

1915424, 오토만 제국은 아르메니아인 지식인과 공동체 지도자 250여 명을 체포하여 처형하였다.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 즉 지금의 이스탄불(Istanbul)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사건은 오토만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대학살의 시발점이 되었고, 그 결과 100만에서 150만 명의 아르메니아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레바논(Lebanon)은 아르메니아인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로, 베이루트(Beirut)에 소재한 이 독립 잡지는 비극의 역사 100주기에 발맞춰 이번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오디오 쿨투르의 편집장, 트레스 콜라시온(Tres Colacion)은 아르메니아인 대학살 100주기를 추모하는 한편, 중동은 물론 그 이외 지역의 문화적 풍경에 기여해온 아르메니아인들의 노고를 기념하고자 했다고 한다.

 

 

 

한정판으로 제작된 포스터와 잡지 표지에는 아직 여기에, 아직 피 흘리며라는 슬로건이 담겨 있다. 붉은 잉크에 실제 피를 섞어 스크린 인쇄한 것으로, 이를 위해 크리에이티브 업계에 몸담은 아르메니아계 레바논인 다섯 명이 헌혈에 참여하였다.

 

 

 

 

헌혈을 부탁했을 때 모두 당황스러워했다. 콜라시온의 설명이다. 무어라 설명하기 어려운 의의가 담겨 있다고 본다. 우리는 강간과 살인, 고문 그리고 생존의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중 그 누구도 경험해본 적 없을 만큼, 감정적인 과정이었다. 분명 우울했지만, 또한 진정 영감을 주는 과정이기도 했다. 모두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했고,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진정 이 프로젝트로 사람들이 100년 전 거의 사라질 뻔했던 풍요로운 문화를 경험하길 바란다.

 

 

 

 

26개국을 비롯해 여러 국제단체가 오토만 제국의 아르메니아인 학살을 제노사이드(Genocide)로 규정한다. 하지만 당사자라 할 터키(Turkey)와 아제르바이잔(Azerbaijan)은 이를 부정한다. 긴장은 100주기가 다가오며 더욱 커졌다. 제노사이드 명명을 촉구하는 교황의 발언에 이어, 뉴욕(New York)과 로스엔젤레스(Los Angeles), 오타와(Ottawa) 등 여러 도시에서도 집회가 열렸다.

 

 

 

 

 

콜라시온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레바논 내의 반응이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울 정도로 긍정 일색이었다고 이야기한다. 많은 이들이 프로젝트를 든든히 뒷받침했고, 어디에서 잡지를 구매할 수 있나를 묻는 전화와 이메일, 페이스북 메시지가 쇄도했다. 오디오 쿨투르 측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잡지를 배포해야 했다. 아르메니아인은 물론 아르메니아인이 아닌 사람들도, 이번 프로젝트가 자신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메시지를 전해왔다.

 

레바논에서는 정치적 성격의 이슈라면 어떤 것이든 사람들을 양분하곤 한다. 하지만 우리가 받은 의견은 상당히 긍정적인 것들뿐이었다.

 

http://www.dezeen.com/2015/04/27/audio-kultur-blood-printing-magazines-posters-armenian-genocide

http://www.designdb.com/d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