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산업 디자이너 야콥 옌센(Jacob Jensen)이 지난 5월 15일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오디오 회사 뱅 앤 올룹슨(Bang & Olufsen)과의 작업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25년 넘게 이 회사와 작업하며 뱅 앤 올룹슨을 대표하는 미니멀 디자인 언어를 만들어냈다.
옌센 특유의 디자인 언어는 20세기의 두 가지 주류 디자인을 결합하고 정제하여 국제적 지위에 도달했다. 야콥 옌센 스튜디오는 부고 성명에서 옌센의 업적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상주의적인 유럽 바우하우스(Bauhaus) 전통, 즉 미니멀리즘(Minimalism)의 레스 이즈 모어(Less is More)와 모더니즘(Modernism)의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를 그리고 레이먼드 로위(Raymond Loewy)의 소비자 지향적인 MAYA 원칙, 즉 가장 앞서 있으면서도 수용 가능한 해법(Most Advanced Yet Acceptable)이 또 한편에 있었다.
뱅 앤 올룹슨 베오센터 9000(BeoCenter 9000)
야콥 옌센은 1926년 코펜하겐(Copenhagen)에서 태어나 가구 업홀스터리 일을 배운 뒤 아버지의 작업장에서 가구를 만들었다. 1948년 덴마크 공예미술학교(School of Arts and Craft)의 가구디자인과에 입학하였고, 1952년에는 디자이너 외른 웃존(Jørn Utzon)이 개설한 이 학교의 첫 산업 디자인 프로그램의 1기생으로서 학교를 졸업했다.
산업 디자이너로서의 경력은 코펜하겐에 있던 베르나도테 앤 비외른(Bernadotte & Bjørn)에서 시작되었다. 시그바르 베르나도테(Sigvard Bernadotte)와 악톤 비에른(Acton Bjørn)이 설립한 덴마크 최초의 산업 디자인 스튜디오로, 옌센의 마르그레테 볼(Margrethe Bowl)이 태어난 곳도 바로 이곳이다. 멜라민 소재의 이 믹싱 볼은 옌센의 첫 번째 상업적 성공작으로, 지금도 여전히 생산되고 있다.
이후 옌센은 뉴욕에도 짧게 머물며 레이먼드 로위와 함께 작업하였고, 시카고의 산업 디자인 회사 래섬, 타일러 앤 옌센(Latham, Tyler & Jensen)과도 일했다.
510 시계
야콥 옌센이 자신의 이름을 건 스튜디오를 설립한 것은 1958년의 일이다. 뱅 앤 올룹슨과의 오랜 관계는 1965년부터 시작되었다. 과거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가전사업부를 위해 작업했던 제품 디자인을 뱅 앤 올룹슨이 과감히 수용하며 맺어진 인연은 25년 넘게 이어졌다.
옌센은 뱅 앤 올룹슨의 디자이너이자 전략가로 활동하였다. 1966년에는 자신의 스튜디오를 코펜하겐에서 뱅 앤 올룹슨의 본사와 가까운 하일스코베(Hejlskove)라는 마을로 옮기기까지 했다. 물가에 자리한 주택을 스튜디오로 삼았는데, 이 집은 옌센의 은사인 야콥 헤르만(Jacob Hermann)이 설계한 것이었다.
베오그램 4000 레코드 데크(Beogram 4000 Record Deck)
그렇게 옌센은 턴테이블과 라디오, 스피커 등 200여 가지 이상의 뱅 앤 올룹슨 제품을 창조했다. 옌센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현대적인 디자인 언어, 즉 평평한 표면에 실버와 블랙의 미학은 그렇게 태어났다. 옌센의 뱅 앤 올룹슨 제품 디자인은 1978년 뉴욕 MoMA에서 단독 전시회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소리에 기운 디자인(Tilted Design for Sound)에서는 28개의 오디오 제품이 전시되었는데, 그중 다수가 MoMA에 영구 소장되었다.
뱅 앤 올룹슨 베오센터 1900
마리 크리스티네 슈미트(Marie Kristine Schmidt) 뱅 앤 올룹슨 브랜드, 디자인 및 마케팅 부사장은 야콥 옌센을 덴마크의 가장 영향력 있는 디자이너 중 한 사람으로, 우리 회사 역사에서 중요한 일부를 맡았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디자인 사유가였고, 우리는 그와 함께 일하는 특권을 누리며 뱅 앤 올룹슨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베오그램 4000이나 베오마스터 1900, 뱅 앤 올룹슨 최초의 헤드폰인 U70과 같은 제품들을 만들었다. 그의 타계 소식에 슬픈 마음이다. 더불어 그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E76 터치 버튼 전화기
가게나우(Gaggenau) E8900 스토브
자브라(Jabra) ‘JX10’ 블루투스 헤드셋
요요(Jojo) 전선 감개
1990년대 들어서 야콥 옌센은 후계자라 할 영국의 디자이너 데이비드 루이스(David Lewis)의 스승 역할에 충실했다. 옌센의 스튜디오는 현재 그의 아들인 티모시 야콥 옌센(Timothy Jacob Jensen)이 맡아 운영하고 있으며, 여전히 산업 디자인 회사로 남아 있다.
http://www.dezeen.com/2015/05/21/danish-designer-jacob-jensen-dies-aged-89-bang-olufsen
'착한디자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슈우드(Shwood) 안경 디자인 (0) | 2015.06.12 |
---|---|
라이프 페인트(Life Paint) 스마트 스프레이 (0) | 2015.06.11 |
벤자민 휴버트(Benjamin Hubert) 캐니스터스(Canisters) 콜렉션 (0) | 2015.06.09 |
오디오 쿨투르(Audio Kultur) 추모 프로젝트 (0) | 2015.06.08 |
알카롤(Alarol) 마블 웨이스 콜렉션(Marble Ways Collection) (0) | 2015.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