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석 채석장과 가공소에서 가져온 작업대 상판이 어엿한 가구가 되었다. 이탈리아의 디자인 듀오 알카롤(Alarol)의 신작 마블 웨이스(Marble Ways)이다. 안드레아 포르티(Andrea Forti)와 엘레오노라 달 파라(Eleonora Dal Farra)는 세 가지 크기의 탁자로 이루어진 콜렉션을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에서 선보였다.
탁자의 상판은 모두 이탈리아의 대리석 채석장과 가공소에서 가져온 것으로, 바로 이 상판 위에서 수많은 대리석이 재단되었다. 이 과정에서 원형 톱날이 작업대에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겼는데, 알카롤은 이 상처에 주목했다. 두 사람은 기존 작업대 위에 투명 레진(Resin)을 붓고 표면을 평탄화 하였다. 두 사람은 이와 같은 방식으로 톱날 자국은 물론이고 사이사이에 낀 대리석 잔여물까지 레진(Resin)에 가두어 보존하였다. 이 기법은 알카롤의 전작에서도 사용된바, 베니스 운하에서 가져온 벌레 먹은 목재나 자연 광물을 마치 호박화석처럼 레진으로 가두어 벤치와 의자를 만들기도 했다.
안드레아 포르티는 석재를 제품에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채석장과 가공소에 자주 들렀다고 한다. 우리는 이내 목제 작업대에 매료되었다. 놀라우리만치 풍부한 역사를 지녔으면서도 거의 미래주의적이라 할 만큼 현대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작업대가 버려져 제지용으로 쓰인다고 하니 너무나도 안타까웠다. 포르티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이번 콜렉션의 목표는 생애 주기의 끝에 다다른 작업대 상판의 시간을 멈추어 새로운 생명을 부여함으로써 이탈리아 곳곳의 인상 깊은 작업소에 깃든 비범한 분위기를 포착하는 데 있었다.
가장 마지막 순간에 어떤 종류의 대리석이 재단되었느냐에 따라 탁자마다 조금씩 다른 특징을 보인다. 대리석 재단 과정에서 발생하는 돌가루가 톱날의 홈에 끼어 있다가 작업대에 묻어 특유의 색을 남긴다. 한편 이 독특한 상판을 레이저 커팅된 철판으로 된 하단부와 다리가 지탱하고 있다. 하부의 디자인은 석재 재단에 사용된 톱날을 나타낸 것이라고 한다.
대리석 가루와 톱날 냉각수로 가루가 뭉치면서 생겨난 알갱이가 작업대 위에 무수히 난 틈새 사이에 쌓여, 비범하면서도 불규칙한 체크무늬의 판을 만들어낸다. 그 모습이 꼭 교차로와 광장, 건물과 무수한 길로 가득한 미래의 대도시 계획의 모델 같다.
http://www.dezeen.com/2015/04/24/alcarol-marble-ways-collection-marble-cutting-worktops-resin-co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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