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는 사람들의 그림자를 기록해두었다가 다음 사람에게 그 그림자를 전달한다. 인터랙티브(Interactive) 가로등 그림자 드리우기(Shadowing)가 디자인 뮤지엄(Design Museum)의 2015 올해의 디자인 후보에 올랐다. 이탈리아의 파브리카(Fabrica)에서 만난 영국의 건축학도 매슈 로지어(Matthew Rosier)와 캐나다의 인터랙션(Interaction) 디자이너 조나단 촘코(Jonathan Chomko)가 의기투합하여 선보인 스마트한 가로등이다.
가로등 자체는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가로등 머리에 적외선 카메라가 숨어 있고 또 아래로 빛의 웅덩이를 만들어내는 램프가 있다. 카메라가 바로 이 빛 웅덩이를 지나는 사람은 물론 동물의 그림자 형태를 기록한다. 그림자 형태는 컴퓨터로 처리되어 검은색 이미지로 변환, 누군가 등 아래를 지나갈 때 바닥에 영사된다.
사람이 가로등 아래를 지나는 동안 그림자를 포착했다가 다음 사람 옆으로 그 그림자를 메아리처럼 되돌려주어 거리의 기억을 만들어낸다. 동일 공간 안의 시간을 압축하여, 같은 도시 공간을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오랫동안 가로등 아래로 지나는 이가 없을 경우, 가로등은 디자이너들이 수면 상태라 칭한 단계로 진입한다. 누군가 다가와 다시 카메라가 작동하여 새로운 그림자를 포착할 때까지, 가로등은 이전에 기록한 그림자를 반복하여 재생한다.
로지어와 촘코 두 사람의 그림자 드리우기는 워터셰드(Watershed)의 연례 공모전인 즐거운 도시 어워드(Playable City Award)의 2014년 수상작으로, 이후 영국 브리스톨(Bristol) 시내 여덟 곳에 두 달간 설치되었다. 사람들이 덜 지나다니는 구석진 곳과 골목길 몇 곳에 생기를 불어넣었을 뿐 아니라, 기술이 사람 사이에 만들어내는 단절의 문제, 도시의 특색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조명이 행하는 역할, 오늘날의 도시 공간을 뒤덮은 보이지 않는 데이터와 감시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하였다.
그림자 드리우기는 디자인 뮤지엄의 올해의 디자인 후보에 오른 6개 분야 76개 디자인 중 하나로, 지금 디자인 뮤지엄에서는 이들 후보작들이 전시되고 있다.
http://www.dezeen.com/2015/04/05/shadowing-interactive-streetlight-infrared-playable-city
http://www.dezeen.com/2015/02/19/designs-of-the-year-2015-nominees-announced-design-museum-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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