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에서 오리지널 언페어팍트라고 하는 패키지 프리(Package Free)의 프리사이클링(Precycling) 컨셉의 슈퍼마켓 1호점이 문을 열었다. 독일 환경처에 의하면 독일에서 일 년에 배출되는 쓰레기양이 1.600만 톤 정도라고 한다. 국토도 넓고 인구수도 많은 만큼, 쓰레기 처리비용도 만만치 않다. 생활쓰레기 항목에서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음식물, 생필품 포장지와 패키지 용기인데, 장터가 아닌 슈퍼마켓에서 음식물 등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한, 아무리 재생 가능한 재질을 사용한다 해도 이러한 생활쓰레기 양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하다. 오리지널 언페어팍트 슈퍼마켓은 이러한 생활쓰레기 양을 줄이는 것, 아니 아예 쓰레기 거리를 만들지 않는 데에 브랜드 철학을 담은 신생 슈퍼마켓이다.
말 그대로 제품의 포장지나 용기가 없는 슈퍼마켓이라, 당연히 이곳에서는 패키지 쓰레기가 나오기 않게 되어있다. 그리고 포장지, 용기를 후에 재사용 하는 재활용(Recycling)이 아닌 아예 처음부터 그러한 빈 통, 빈 병, 빈 봉지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프리사이클링(Precycling) 시스템을 도입하였다. 이렇게 하려면 소비자들이 직접 물건을 담아 갈 용기나 통을 준비해 와야 하기 때문에 참 불편할 것 같아 그곳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다. 그런데 문을 연지 한 달쯤 지난 지금 지역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밀레나 글림보브스키(Milena Glimbovski)와 사라 울프(Sara Wolf)는 이 새로운 개념의 슈퍼마켓 회사의 공동창업자이자 CEO 이다. 특히 밀레나 글림보브스키는 베를린 예술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채식 식품 전문 유통업계에서 일해오던 중 판매되는 식품의 포장 용기가 너무 쓸데없이 많이 나오는 것이 항상 마음에 걸려, 비슷한 생각을 하던 친구들과 함께 패키지 프리 슈퍼마켓이라는 컨셉을 생각하고 이러한 사업 계획서를 베를린 중소기업 진흥원에서 연 창업 경연 대회에 제안하여 수상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요즘 많이 알려진 클라우드 펀딩에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알리고 지원자들을 구했다. 기대했던 45.000 유로(약 7.200만 원 정도)보다 훨씬 많은 115.000 유로(1억 7.000만 원 정도)를 모았다. 많은 사람들이 환경을 생각하고 유통업에 관심이 많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고, 9월에 가게를 열고 운영한 경험을 통해 11월에 열리는 TED 뮌헨 2014에서 연사로 초청받아 자신들의 경험을 나눈다고 한다.
이들의 목표는 하나의 단발성 가게가 아닌 이 같은 패키지 프리(Package Free) 슈퍼마켓 체인점을 늘리는 것이라고 한다. 현재 체인점 시스템을 구상하고 실현하는데 노력하고 있으며 곧 2, 3호점도 오픈할 것이라고 한다. 패키지 프리 슈퍼마켓은 최근에 유럽에서 이탈리아에 두 곳, 오스트리아, 프랑스, 영국에 각각 한 곳, 독일의 킬(Kiel) 지역에 한 곳 이렇게 아직 소수이긴 하지만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공동 창업자인 밀레나 글림보브스키(Milena Glimbovski)와 사라 울프(Sara Wolf)
이곳은 정말 비닐봉지, 일회용 패키지는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각종 채소, 과일, 파스타, 밀가루, 각종 향신료 등이 통이나 용기에 담겨있어 각자 준비해 간 용기에 담고 나중에 무게를 재서 계산한다고 한다. 필요하면 그곳에서 판매하거나 보관하는 용기를 구입하거나 빌려 간 후 나중에 반납해도 된다고 한다. 심지어, 와인, 샴푸, 샤워 젤 등도 대형 용기에 담겨있어 원하는 만큼만 따라 가면 된다고 한다. 치약 같은 경우는 알약 형식으로 되어있어 용기를 버리지 않아도 된다. 기존의 많은 브랜드의 제품들을 진열하는 슈퍼마켓과 달리 이들이 직접 시식, 사용해보고 좋은 제품과 브랜드를 한두 가지만 엄선해서 그 제품만 판매하여 이용자들이 믿고 살 수 있도록 하고, 친환경 제품, 지역 재료들이 많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들도 다양하게 판매하여, 가격대를 조정하기도 한다.
이러한 혁신적인 개념의 슈퍼마켓 컨셉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너무 많이 사서 다 못 쓰고 버리는 음식물이나 가정 쓰레기를 줄일 수 있다는 데 가장 큰 장점이 있다. 필요한 양보다 더 많아서 불필요하게 쓰지 못하고 버리던 것들을 줄일 수 있어 특히 1, 2인 소가구 세대에 도움이 될 듯하다. 어쩔 수 없이 묶음으로 된 음식재료, 생필품을 사서 남겨서 버리지 않고 신선한 제품을 딱 필요한 만큼 구입하고, 사용할 수 있다니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QR 코드로 버튼만 누르면 물건이 자동적으로 주문되고 결제되어 택배로 배달되는 너무나 편리한 시대에, 직접 방문해서 수동적으로 미리 포장된 제품을 집어서 바구니에 넣는 것이 아닌, 용기에 직접 담고 적당한 양을 결정하는 다소 느리고 불편해 보이는 능동적 소비가 오히려 소소한 기쁨이 되어가는 시대가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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