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를 소재라는 측면에서 들여다본다면, 올해의 주인공은 단연 대리석이다. 본래 고전 조각이나 건축에 즐겨 쓰이던 재료가 컨템포러리 디자인 분야의 각광받는 소재로 부상했다고, 디진(Dezeen)의 스타일 섹션 에디터 댄 하워드(Dan Howarth)가 전한다.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 프루스트 체어(Proust Chair), 로봇 시티(Robot City)
올해 밀라노를 찾은 이들은 곳곳에서 대리석으로 된 가구나 제품과 마주쳤다. 하나의 경향이라 할 만큼 뚜렷한 현상이었고, 디자이너와 큐레이터들도 한 목소리로 대리석의 귀환을 지적한다.
디자이너 베썬 그레이(Bethan Gray)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몇 년 전만 해도 대리석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때와 비교하면 지난 2년 사이 대리석이 호응 속에 귀환했다는 사실이 상당히 명백하다. 대리석이 인기를 되찾은 이유는 무엇일까? 고급 소재를 찾으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과 관련 있다는 것이 그녀의 생각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리석이라는 소재가 지닌 가치와 연관되어 있다고 본다. 이 점이 지난 몇 년 새 소비자를 위해 고려해야 하는 주요 요소로 떠올랐다. 소비자가 오래 지속되는 고급 소재에 기꺼이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디자이너로서 그녀는 대리석을 사용했을 때 거둘 수 있는 따뜻함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한다. 특히 목재와 같은 다른 소재와 조합했을 때 더욱 그렇다. 대리석은 그 자체로 그녀가 좋아하는 영원성과 우아함을 지니고 있다.
콘스탄틴 그리치치(Konstantin Grcic), 키보드(Keyboard), 마르소토 에디치오니(Marsotto Edizioni)
자하 하디드(Zaha Hadid), 루나 테이블(Luna Table), 시트코(Citco)
대리석 채석장 상당수가 이탈리아에 가까이 있다. 그러니 최신 대리석 제품을 선보이기에 밀라노는 이상적인 장소일 것이다. B&B 이탈리아와 구비(Gubi)와 같은 대형 브랜드는 올해 디자이너 에드워드 바버(Edward Barber)와 제이 오스거비(Jay Osgerby), 디자인 스튜디오 감프라테시(Gamfratesi)와 같이 대리석 제품을 선보였다. 이탈리아의 브랜드 마르소토 에디치오니(Marsotto Edizioni) 역시 콘스탄틴 그리치치, 나오토 후카사와(Naoto Fukasawa), 제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과 함께 카레라(Carrera) 대리석으로 된 제품을 선보였으며, 시트코는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대리석 탁자를 공개했다.
대리석 전문 기업도 대리석의 트렌드에 뛰어들어 자체 전시회를 열었다. 이탈리아의 대리석 기업 로봇 시티(Robot City)는 ‘마블 어크로스 타임(Marble Across Time)’에서 석재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펼쳐 보였다. 그 결과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프루스트 의자’가 대리석으로 다시 태어났다.
스테파노 지오반노니(Stefano Giovannoni)의 가구, 로봇 시티(Robot City)
수많은 대리석 제품이 등장했다. 영국의 디자이너 리 브룸은 말한다. 예전과 비교하면 대리석이 좀 더 색다른 방식으로 사용되고 있다. 브룸은 대리석 가공 및 작업 방식의 발전이 소재 확산에 기여했다고 본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대리석의 활용 가능성도 확대되었다. 또 대리석은 항상 호화 소재로 인식되어 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컨템포러리 디자인에서 대리석을 다수 볼 수 있게 됐다. 이런 점으로 미뤄볼 때, 그는 대리석에 대한 인식의 초점이 호화 소재에서 자연 소재라는 점으로 옮겨왔다고 생각한다.
에드워드 바버(Edward Barber)와 제이 오스거비(Jay Osgerby), 버튼 테이블(Button Tables), B&B 이탈리아
2014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대리석은 주로 테이블 상판에 주로 활용되는 모습이었다. 바버 앤 오스거비는 버튼 테이블(Button Table)에서 탁자에 대리석 상판을 올렸고, 감프라테시 역시 대리석 원반을 TS 테이블에 사용했다.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듀오인 스페탄 스홀텐(Stefan Scholten)과 카롤리네 바이엥스(Caroline Baijings)는 테이블 전체를 대리석으로 제작하였고, 여기에 그들의 대표적인 특징인 기하학적 패턴을 새겨 넣었다. 한편 리 브룸(Lee Broom)과 베썬 그레이(Bethan Gray)는 대리석을 만찬 파티용 식기 디자인에 활용해 보였다. 브룸은 대리석 받침대를 지닌 음료용 잔 세트를, 그레이는 패턴이 돋보이는 흑백의 도마를 내놓았다.
스페탄 스홀텐(Stefan Scholten)과 카롤리네 바이엥스(Caroline Baijings), 솔리드 패턴(Solid Patterns) 테이블, 루체 디 카레라(Luce Di Carrara)
리 브룸(Lee Broom), 온 더 락(On the Rock)
베썬 그레이(Bethan Gray), 앨리스(Alice)
로봇 시티가 연 솔리드 서페이스(Solid Surfaces) 전시작은 가구를 넘어 예술품의 차원으로 나아간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역시 프루스트 의자의 대리석 판본이었다. 올해 대리석과 기타 석재가 디자인계에 귀환한 것이 확실하다. 밀라노의 디자인 지구 벤투라 람브라테에 있는 카리나 스므르코브스키(Karina Smrkovsky)의 말이다. 로봇 시티의 프루스트 의자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작품이었다. 이 대리석으로 된 네오 바로크 작품이야말로 대리석의 부활을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이다.
요시오카 토쿠진(Yoshioka Tokujin), 무중력(Agravic) 테이블
로스 로브글러브 (Ross Lovegrove), 투 메이츠(Two Mates), 마르소토 에디치오니(Marsotto Edizioni)
나오토 후카사와(Naoto Fukasawa), 아고로(Agoro), 마르소토 에디치오니(Marsotto Edizioni)
스튜디오 어바인(Studio Irvine), 토이오(Toio), 마르소토 에디치오니(Marsotto Edizioni)
대리석의 부활이라는 트렌드도 밀라노를 찾은 방문객의 마음에서 점차 사라질지 모른다. 이탈리아가 세계 대리석의 중심지여서 업계가 대리석을 디자인의 주요 의제로 다시 삼으려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 되었든 현재 대리석은 그 본연의 특질로 수많은 디자이너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들은 대리석을 부유층의 전유물에서 디자인의 최전선으로 돌려놓으려는 중이다
스테파노 보에리(Stefano Boeri), 타볼로 온다(Tavolo onda)
파올로 율리안(Paolo Ulian)과 모레노 라띠(Moreno Ratti), 콤브(Comb)
파올로 율리안(Paolo Ulian), 랜드 체어(Land Chair)
http://www.dezeen.com/2014/04/29/marble-exhibition-robot-city-milan-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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