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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라자리데스(Steve Lazarides)의 베들램(Bedlam)

chocohuh 2013. 11. 28. 09:13

런던의 악명 높은 베들램 로얄 정신병원(Bethlem Royal Hospital)이 수년 전 문을 닫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직도 열려 있다. 갤러리스트 스티브 라자리데스(Steve Lazarides)는 올드 빅 터널(Old Vic Tunnels)의 어둡고 습한 공간 속에서의 불안감이 실제처럼 느껴지는, 런던의 유명한 정신 병원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킨 런던 거리 아래 깊은 곳에서 열리는 자신의 쇼로 안내했다.

 

 

 

베들램(Bedlam)이라는 제목이 붙은 라자리데스의 최신 쇼는 황홀한 크리스털로 만든 성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의자, 환기구에서 뻗어 나온 손, ‘피 묻은 구속복, 총을 들고 당신을 사랑해요. 라고 반복해서 중얼거리는 나이 든 여인 등이 전시되어 있다. 대만의 HTC 스마트폰이 스폰서로 나섰으며, 프리즈 아트 위크(Frieze Art Week) 연례 이벤트의 3부작 중 세 번째 순서를 장식되었다. 이 기간 중 라자리데스는 올드 빅 터널의 동굴 같은 공간을 자극적인 아웃사이더 아트의 비범한 작품으로 채웠다.

 

 

 

그는 베들램에 앞서 2010년에는 단테의 지옥을 해석한 지옥의 반 에이커(Hell's Half Acre), 2011년에는 그리스 신화를 탐구한 미노타우르(Minotaur)를 선보였다. 정신병원의 이름을 지칭하는 베들램(Bedlam)의 사전적 의미는 혼돈과 대혼란을 뜻한다. 많은 아티스트들이 그것을 바탕으로 각기 서로 다른 것을 이끌어 냈다.

 

 

베들램은 1247년부터 문을 열었던 정신병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다른 보건 기관에 흡수되었으며, 비록 근본적으로 다른 형태이기는 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정신 병원이 현대 사회에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곳은 400년 동안 한 가족에 의해 봉토처럼 운영되었다. 그곳은 관광 명소였고. 돈을 내고 미친 사람들을 구경하는 곳이었다. 이제 베들렘 로열 정신 병원은 더욱 건전한 형태로 자리 잡았으며, 킹스 칼리지 런던 정신과 연구소(King's College London Institute of Psychiatry)와 공동으로 운영되고 있다.

 

 

 

 

 

참여 아티스트인 안토니 미칼레프(Antony Micallef)는 이번 쇼에서 베들램이라는 곳 전체를 로맨틱하게 다룬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천정에 걸려있는 간질병으로 몸부림치는 여자들이 가슴을 드러낸 채 그려진 거대한 화폭속의 인물화는 꽃무늬가 스케치되어 있는 18세기 석고 액자로 싸여 있다. 미칼레프는 무언가 장식적인 것을 만들고 싶었다. 아름다움으로 관객을 끌어들인 다음 어두운 면을 보여줄 수 있도록 그의 그림은 뒤쪽의 벽에 매우 거대한 검은색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아름다움과 광기 사이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또 다른 작품은 토바이어스 클라인(Tobias Klein)의 크리스탈 조각, 성 테레사의 무아경(The Ecstasy of Saint Teresa)이다. 테레사의 이야기는 정확히 광기와 종교적 숭고함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 그녀의 몸에 빛이 관통하며 느낀 오르가슴과 같은 종교적 경험을 통해, 고통과 쾌감을 동시에 느꼈다고 설명했다.

 

클라인의 조각은 하이테크 창조물로 성 테레사를 현대 과학 세계로 불러들인다. 33세 여성의 MRI 스캔을 패브릭에 투사한 여섯 개의 조각을, 터널에서 6일 동안 황산 알루미늄 탱크에 담가 광기의 순간을 결정체로 만들었다. 클라인에게 베들램이라는 제목의 쇼가 던진 질문은 이 정신적 상태를 어디에 두는가. 이었다. 테레사는 성자로 분류되고 있지만 클라인에 의하면 그녀에게는 참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어쩌면 그저 단순히 정신병자로 치부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뒤틀린 종교적 경험은 무아경의 성 테레사에서 시작해 티나 창(Tina Tsang)의 조각, 레이디 사이코폼프(Lady Psychopomp)로 이어지며 터널을 따라 계속된다.

 

라자리데스는 고문을 당하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형상을 카톨릭교와 부두와 관련된 남미의 노예 종과의 결혼이라고 설명한다. 얼굴이 비디오 화면으로 된 성모 마리아 조각들은 나뭇가지가 몸을 꿰뚫고, 아주 작은 형상들이 척추를 좀먹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나 있다. 각각의 깜박이고 있는 모습은 다섯 개 요소 중 하나를 나타내는 것이다.

 

초월적인 경험은 테사 파머(Tessa Farmer)의 우주로 쏘아올린 동물들을 담은 우주 구름(Cosmic Cloud)에서, 클라우스 웨이콥트(Klause Weikopt)의 우주인 헬멧을 쓴 흰 대리석으로 만든 가부좌를 한 부처상까지 쇼 전체에 반향을 일으킨다. 마찬가지로 비디오 아티스트 더그 포스터(Doug Foster)는 두 개의 나란히 배치한 작품을 통해, 초월성의 부정적인 아이디어와 긍정적인 아이디어를 동시에 탐구하고 있다. 먼저 브레인워셔(Brainwasher)는 잔물결이 이는 액체로 된 은빛 투사체 앞에 놓인 전기의자로, 앉아 있는 사람에게 강력한 전류를 보내는 위협을 가하고 있다. 그 옆의 좀 더 평화로운 작품인 사이코트론(Psychotron)은 천장에 투사된 둥근 만다라 형태의 비디오이다. 정신병원의 방문객들은 아래쪽에서 원형으로 된 인조 잔디 벤치에 누워 끊임없이 흘러가는 쿨 블루색의 만화경 같은 이미지의 광기에서 잠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느긋함을 오래 유지할 수는 없다. 바로 다음 터널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작품인 베들램 비트(Bedlam Beat)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에서 활동 중인 프랑스 출신 아티스트 아트마 아누(Atma Anur)가 만든 이 설치물은 쉴 새 없이 작동하는 드릴처럼 빙빙 돌아간다. ATMAHTC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HTC 스마트폰, 전기선, 번쩍거리는 조명으로 가득한 고동치는 거대한 장기를 만들어냈다.

 

아트마 아누(Atma Anur)는 베들램 비트를 설명하며, 주머니 속의 휴대폰이 진동하는 착각을 느끼고 전화가 온 줄 알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은 것처럼, 기술이 우리의 장기를 지배하는 새로운 신드롬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의 작품은, 기술과 우리의 삶에 대한 기술의 지배에 관해 늘어가는 우리의 불안을 탐구한 것이다. 중독은 베들램 비트의 소음처럼 우리를 미치게 할 수 있다.

 

베들램의 광기는 올드 빅 터널에 대한 라자리데스의 적절하게 광분한 작별 인사이다. 라자리데스는 다음에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 한다며, 이제 터널은 했어요. 아래는 다 했죠. 무언가 새로운 것을 하고 싶은 단계가 되었어요. 내년에는 위로 가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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